오디세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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Ὀδυσσεύς / Odysseus.[1][2]

1. 개요
2. 일대기
2.1.2. 결국은 참전하다
2.2. 전쟁 이후
3. 가계도
4. 평가
5. 그 외

1. 개요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의 주인공. 트로이 전쟁에서도 활약한 이타카의 이다.

현명함과 꾀로 유명한 고대 그리스영웅. 별명은 '계략이 많은', '참을성이 많은', '도시의 파괴자', '증오받는', '고통받는',[3] '현명하기가 제우스와 같은', '잔인한' 등이 있다. 이 중 도시의 파괴자는 트로이 전쟁 이후에 붙여진 별명이며, 서사시의 등장인물 대부분이 공유하는 호칭인 '신과 같은'이나 '~의 아들'도 붙어 있다.

그리스 전승에서는 포르투갈리스본을 세운 사람으로 나오기도 한다. 현대 문학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 영웅으로 그를 주인공으로 삼은 오디세이아는 서사시의 대표작으로서 여정, 여행을 뜻하는 영어 단어가 됐을 정도다.

이름의 뜻풀이는 증오받는 자이다. 이는 오디세우스의 외할아버지이자 헤르메스의 아들인 아우톨리코스가 붙여준 이름으로, 그는 귀족이었으나 도둑질과 거짓말에 능해 모두에게서 미움받았다. 오디세이아 19장에서 나오는 이야기에서 오디세우스의 부모가 아들의 이름을 지어 달라고 하자 자신의 행적을 생각하며 증오받는 자라는 이름을 손자에게 붙여주었고, 나중에 오디세우스가 자신을 만나러 오면 수많은 선물을 주기로 했다. 이 탓인지 오디세우스도 외할아버지 못지 않은 사기꾼에 도둑이다.

다른 설로는 아우톨리코스가 시시포스의 소를 훔치다 걸려 딸을 시시포스에게 바쳤고, 그 딸이 이타카의 왕에게 시집을 가 오디세우스를 낳았다 하고, 이것과 관련된 다른 설로는 딸이 이타카의 왕과 결혼하기에 앞서 시시포스와 연애하는 것을 내버려두었는데, 내버려둔 이유는 자기보다 더 영악한 손자를 두기 위하기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바람대로 되었다. 참고로 시시포스는 하데스까지 직접 속여넘긴 속임수의 명수다. 이 설에 비춰 보면 도둑질의 외할아버지와 속임수의 아버지의 피 조합이다.

용력을 뽐내는 당대 영웅들 사이에서 거의 유일하다 싶을 정도로 보기 드물게 꾀가 많고 지략가 타입의 장수로 묘사된다. 다만 아킬레우스 등에 비해 약하게 보인다 뿐이지, 오디세우스도 무력이 상당하다. 일리아스에서는 아킬레우스가 없을때 무력으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기도 하며, 오디세이아에서는 자신의 마누라에게 집적대는 백여 명의 구혼자들과 싸워 이긴다. 거지로 분장했던 오디세우스가 옷을 벗자 그 근육에 모두 압도되었다고 하며, 수많은 구혼자들 중에 오디세우스의 활을 당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지략가 타입의 영웅으로 묘사된 탓인지, 다른 영웅들보다 신과의 혈연이 극히 옅음에도 전쟁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의 전폭적인 가호를 받는다. 트로이 전쟁 중 그리스 진영 간의 갈등을 중재하거나 트로이 전쟁을 할 때는 물론, 포세이돈의 방해로 이타카로 돌아가지 못할 때도 아테나가 제우스에게 부탁해 돌려보내줄뿐더러, 왕궁을 차지하고 있는 구혼자들을 몰아낼 때도 도움을 주었다.

2. 일대기

2.1. 트로이 전쟁

2.1.1. 병역기피 시도

아킬레우스와 더불어 그리스 로마 신화 최초의 병역기피로, 당나귀가 끄는 쟁기[4]로 밭을 갈고 소금을 뿌리며[5] "쑥쑥 자라라"라고 흥얼거리는 미친 짓을 해서 군대에 끌려가지 않으려 했으나, 팔라메데스가 쟁기 앞에 아들을 갖다 놓자, 쟁기를 슬쩍 피해 지나간 일로 미치지 않았다는게 들통나 결국 트로이 전쟁에 끌려갔다.[6] 그리고 자기만 끌려가는 게 억울해서 여자로 변장하고 병역기피를 한 아킬레우스도 물귀신 작전으로 같이 끌고 간다(...)

그런데 트로이 전쟁에 그리스의 영웅들을 코 꿰어 끌고 간 원흉인 헬레네 결혼 당시의 계약은 바로 오디세우스 자신이 헬레네의 양아버지[7] 튄다레오스에게 귀띔해 준 계책이었다. 오디세우스는 본래 스스로 헬레네의 구혼자로서 스파르타에 갔으나 경쟁자들의 면면을 보니 자신이 이기기는 어려울 것 같고 이겨도 뒤탈이 찜찜한지라, 헬레네의 사촌 페넬로페를 아내로 맞이하게 해 준다는 조건으로 튄다레오스에게 구혼자들로부터 선택에 이의를 제기하지 말고, 만약 누가 결혼을 방해하면 힘을 합쳐 싸운다는 맹세를 받아내라고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결국 자신이 모든 일이 원흉이 된 셈. 하필 본인이 처음 제안한 맹세이기에 그냥 빠질 수가 없는지라 미친 척 했으나 다 들통나서...

참고로 이 병역기피의 이유는 전쟁에 나가면 20년 동안 집에 못 돌아오고 방황한다는 예언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전쟁에 나가면 죽는 아킬레우스보다는 나을지도 모르지만, 20년 동안 온갖 개고생을 다 한다는데 누가 가고 싶겠는가.

하지만 오디세우스가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신탁이 있었다.

2.1.2. 결국은 참전하다

정작 참전한 후부터는 혁혁한 전과를 세우는데, 그 말솜씨로 싸우는 장수[8]들을 중재하기도 하고, 디오메데스와 함께 정찰을 가 트로이의 스파이 돌론을 잡아 죽인 후 말을 훔쳐내어 성공적으로 귀환하기도 한다. 아킬레우스 사후 그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를 참전시키고, 이후 신탁에 따라 헤라클레스의 활을 물려받은 필록테데스를 데려와 파리스를 죽이게 한다. 아테나의 가호로 트로이가 망하지 않는다는 귀중한 아테나상도 디오메데스와 함께 트로이 성에 잠입해 무사히 가져오기도 했다. 또한 무력 역시 대단해서 제우스가 아킬레우스 일로 트로이 편을 들어주어 버프를 받은 트로이군이 쳐들어올 때 다른 장수들이 다 도망쳤을 때도 혼자 트로이군을 학살하는 무쌍도 찍었다.

아킬레우스가 죽었을 때, 논공행상에서 아킬레우스의 방패와 갑옷을 놓고 대(大) 아이아스와 경합을 벌였는데, 특유의 말재주로 사람들을 구슬려 방패와 갑옷을 차지하는 데 성공한다.[9] 과거 그리스에서는 무장이 아주 중요한 이미지였다고 한다. 이 무구는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트로이 전쟁에 참가하자 넘겨준다. 소포클레스의 아이아스에서는 죽은 아이아스에게 정식 장례식의 예우를 내릴 것인가 말 것인가를 정할 때, 식량인 양떼를 죽였다는 죄를 들어 반대한 아가멤논과 달리 오디세우스는 아이아스는 고귀한 자였으니 장례식을 하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관계가 관계인지라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아킬레우스가 죽고 난 이후론 오디세우스의 독무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기 시작한다. 특히 트로이 전쟁의 최고 하이라이트이자 절정이라 할 수 있는 트로이 목마는 오디세우스의 계략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사실상 트로이 전쟁은 그 시발점 중 하나인 오디세우스로 인해 끝을 고하였고 트로이 역시 오디세우스의 손에 의해 멸망했다고 볼 수 있다.

아킬레우스의 압도적인 무력으로 인해 착각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경우 트로이 전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오디세우스였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헬레네의 구혼자들이 연합군을 짜도록 맹세하게 한 것도 오디세우스였고, 아킬레우스 사후 트로이 목마로 트로이를 패망하게 만들어 전쟁을 끝맺은 것도 오디세우스였다. 트로이 전쟁의 시작과 끝이 모두 오디세우스와 연관이 되어 있고, 전쟁에 큰 영향력을 미친 아킬레우스 역시 오디세우스의 계략으로 인해 전쟁에 참여한 영웅이다.

전쟁이 길어짐에 따라 그리스군이 분열할 조짐이 보일 때 그것을 중재한 사람 또한 오디세우스였다. 이러한 점들로 인해 트로이 전쟁에서 연합군의 승리의 비결은 아킬레우스와 오디세우스란 평이 존재하며, 둘 중 한 명이라도 없었으면 연합군은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

2.2. 전쟁 이후

2.2.1. 《오디세이아

전쟁이 끝난 후, 적당히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그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험난한 과정을 그린 것이 오디세이아. 가는 길마다 온갖 괴물이나 식인종들과 마주쳐 점점 선원이 줄어든다. 본인과 선원들에 의한 삽질도 심한 편. 본인도 본인인데 시논이나 에우륄로코스를 제외하면 부하 복이 지지리도 없다.[10]

최초의 희생도 배고파서 트로이를 도운 마을을 약탈하러 갔다가 열받은 마을 사람들에게 수적으로 밀려 도망가면서 생겼다. 강풍에 의해 밀려나는 것은 예삿일. 대표적인 게 키클롭스(외눈박이 거인 - 영어로는 사이클롭스)의 섬에 약탈하러 갔다가 호기심 때문에 집 주인을 보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키클롭스 폴리페무스[11]에게 잡힌다. 이때 폴리페무스가 이름을 묻자, 순간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아무도 아니다'라는 뜻의 우티스(Ουτις)라고 했다.[12] 폴리페무스가 선원들을 모두 잡아먹으려 들자, 폴리페모스에게 포도주를 권하고[13] 술을 처음 마셔본 폴리페모스는 곧 잠들어버린다. 이틈에 오디세우스는 부하들과 함께 굵은 나무를 가져다가 모닥불에 끝을 달군 뒤, 폴리페모스의 눈을 찌른다. 눈이 안보이게 된 폴리페무스는 다른 키클롭스들을 부르며 "내 눈을 찌른 자는 '아무도 아니'다!"라고 했고, 다른 키클롭스들은 그럼 천벌이니 어쩔 수 없다면서 돌아가 버린다. 우리말로 보면 다소 어색해 보이지만 이는 단순히 "아무도 나를 찌르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 영어로 치면 Nobody stabbed me... 아무도 자길 찌른 적 없는데 시각장애인이 됐다는 뜻이니 천벌이라고 넘길 만도 하다. 초판의 무명인(無名人)이라는 직역에 비하면 훨씬 매끄러워진 번역이다.[14][15] 이렇게 폴리페무스의 눈을 찌르고 탈출할 때 시간을 번 이야기는 유명하다. 비록 눈은 멀었지만 폴리페모스는 자신이 기르던 양떼를 밖으로 내보낼 때 외에는 동굴 바위문을 열지 않아 일행은 여전히 꼼짝없이 갇힌 상황이었는데 오디세우스는 자신과 부하들을 양들의 배 밑에 묶는 것으로 동굴을 벗어난다.[16]

그러나 탈출에 성공한 후 신이 나서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가는 바람에, 폴리페무스가 아버지 포세이돈에게 일러바쳐 제대로 찍히게 된다. 폴리페무스는 이때 이미 오디세우스가 자신을 장님으로 만들 것이라는 예언을 들었지만 거대하고 강한 인간이 올 줄 알았지 이따위 꼬맹이 사기꾼이 올 줄은 몰랐다라며 한탄하고 아버지 포세이돈에게 기도한다. 기도의 내용은 오디세우스를 죽여 달라고, 만약 죽일 수 없고 오디세우스가 정녕 살아서 고향에 닿을 운명이라면 대신 동료를 모두 잃고 집은 난장판이 되게 해 달라는 것.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아끼던 아들이 시각장애인이 되자 포세이돈의 분노를 사 오디세우스의 방랑기가 시작된다.

이런 면에서 오디세우스는 꾀가 많고 영리하지만 과시욕이 많은 당대 영웅들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도 존재한다. 자기가 화를 자초하여 결국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 약 보름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타카로 돌아가지 못하고 10년 넘게 바다에 표류한다.

에우리피데스의 키클롭스에서는 키클롭스의 섬이 시칠리아로 되어 있으며, 오디세이아와 달리 폴리페무스의 노예로 잡혀 있던 사티르들과 만난다. 하지만 처음에 도와준다던 사티르들은 중요한 때 전부 "다리에 쥐가 나서...", "눈이 아파서..."라며 꽁무니를 빼고, 열받은 오디세우스는 그냥 잡혀 있던 부하들과 폴리페무스의 눈을 찔렀다. 여기서 오디세우스를 "시지푸스의 혈족"이라고 부르는데, 비유법일지, 직관적인 묘사일지는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해보자.

그 후로 인간이지만 바람을 다룰 수 있는 권한을 받은 아이올로스의 섬에 들르게 된다. 아이올로스의 딸인 요정의 도움으로 아이올로스에게 잘 대접받고 떠나기 전에는 직빵으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쓸모없는 바람이 전부 봉인된 부대자루까지 받는다. 그렇게 이타카로 돌아갈 수 있었으나... 오디세우스가 잠든 사이에 그게 보물인 줄 알고 부대를 풀어 버린 탐욕에 눈이 먼 부하들 때문에 다시 원위치로 귀환(...). 오디세우스는 한 번만 더 도와달라고 했으나 아이올로스는 그대가 높은 신들의 미움을 받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니 자신도 어쩔 수 없다고 쫓아낸다. 그러나 자루를 푼 부하들의 목을 쳐도 모자랄판에, 부하들에게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은 자신의 탓도 있다며 책임을 본인에게로 돌리는 대인배적인 리더상의 모습도 보여준다.

어찌저찌하다 키르케의 섬 아이아이에로도 흘러들어가는데, 그녀의 마법에 의해 선원들이 전부 돼지로 변할 위기에 처했으나 헤르메스에게서 해결법을 듣고 키르케를 제압하여 선원들을 사람으로 돌려놓고 그녀와 눈이 맞아 1년 동안 아이아이에에서 놀고먹는다. 이후 키르케의 충고를 듣고 잠시 저승에 들러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에게서 앞으로의 공략본을 입수하는데, 항해 중에 태양신 헬리오스의 가축이 있는 섬에 들르게 될 것이나 절대 그 가축들을 해치면 안 된다고 일러준다. 그리고 아가멤논의 운명과 죽은 그리스인 동료들, 자기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던 사이 돌아가신 어머니 등을 만난다. 이때 아이아스의 유령도 만나 미안한 마음에 사과하지만 아이아스는 그냥 생깐다(...). 또한 오디세우스 이전 세대 인물들도 만나는데, 대표적으로 그 헤라클레스[17]아리아드네 공주 등을 만난다. 그리고 저승에서 나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스킬라카리브디스가 있는 곳을 지나면서 스킬라에게 선원 6명을 추가로 잃고 카리브디스에게 전부 죽을 뻔했다가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온다. 그 다음엔 세이렌이 있는 곳을 지날 때 부하들은 전부 귀를 밀랍으로 막게 하고 자신도 귀를 막으려다 세이렌의 노래를 들어보고 싶어지자 부하들이 귀를 막기 전 부하들을 시켜 그는 자신의 몸을 돛대에 묶게 해 그들의 노랫소리를 듣는다.[18] 오디세우스의 고질병인 호기심, 새로운 것을 접하고자 하는 면모가 강하게 발휘되는 부분. 이 부분도 꽤 유명한 내용이다.[19]

그렇게 테이레시아스의 예언대로 태양신 헬리오스의 가축이 있는 섬에 도착하는데, 미리 가축을 먹어치우지 말라는 예언을 들었기 때문에 애당초 그 섬에는 가지도 않으려고 했다가 날이 너무 늦어 어쩔 수 없이 머물게 되고, 모든 선원들에게 으름장을 놓고 절대 가축을 먹어치우지 않겠다는 맹세까지 하게 하지만, 계속 바람이 불지 않아 섬에 묶인 채로 식량이 떨어지게 되자 오디세우스가 잠든 사이에 선원들이 예언을 무시하고 배고프다고 가축을 먹어치워서 오디세우스 빼고 전멸한다. 맹세까지 했고, 예언도 같이 들은 부하들인데 정말 막장이다. 그들은 오디세우스에게 "당신은 우리보다 더 강하고 참을성도 강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고 하며 가축을 먹어버렸고, 오디세우스 혼자 배고픔을 견뎌 살아남았다.

전승에 따르면 선원들이 가축을 먹어치우자 분노한 헬리오스에 의해서 짐승의 가죽이 살아있는 것처럼 기어다녔고, 꼬챙이에 꿰어져있는 고기는 껄떡거리면서 울음소리를 냈다고 한다.[20] 선원들은 전부 겁을 먹고 배로 도망치지만 폭풍에 의해서 도로 스킬라와 카리브디스가 있는 곳으로 밀려나 오디세우스만 빼고 다 죽는다.

결국 혼자 살아남은 오디세우스는 판자에 의지해서 이래저래 떠돌다 바다의 님프 칼립소[21]가 사는 세상의 서쪽 끝에 있는 섬에 도착하는데, 칼립소는 키르케보다 얀데레끼가 다분했던지 늘 바다를 바라보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오디세우스를 거진 7년간 자기 섬에 잡아두고 안 보내주고 있었다.

결국 오디세우스는 신들한테 빌고 빌어 칼립소가 결국 오디세우스를 놔 주기로 하고, 배를 타고 가다 또 포세이돈한테 박살나 죽을둥 살둥 헤엄쳐[22] 배를 잘 다루는 파이에케스족과 만난다. 여기에서 마주치는 세 번째가 나우시카 공주. 표류해 강가로 떠밀려 내려온 것을, 나우시카가 빨래를 하러 나간 참에 발견한다. 아테나가 나우시카의 꿈에 나타나 너의 배필이 될 사람이 왔다고 꼬드겨 오디세우스를 맞이하러 나가게 했지만, 딱 이틀 머물다 간 것이라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다.[23] 처음 한 말부터가 "그대는 여신인가, 아니면 인간인가. 나는 그대만큼 아름다운 이를 본 적이 없네!"라는 사탕발린 말을 한다. 거지꼴일 때부터 말솜씨 하나로 공주를 홀렸으니, 제대로 된 차림새를 갖추고 난 다음에는 나름대로 헌헌장부였던 모양.

나우시카와 파이에케스족의 호의로 융성한 대접을 받을뿐더러, 자신이 오디세우스라 밝힌 후에 전쟁과 여행에 대한 내용을 음유시인처럼 이야기해주기도 한다. 또한 파이에케스족이 사는 곳에 머물 때는 한 사람의 도발을 받고 파이에케스족의 시합에 참가하기도 하는데, 원반 던지기에서 압도적인 거리로 1위를 차지하고 격투기에서 자기보다 덩치가 더 큰 남자를 이기는 등 뛰어난 신체능력도 보여준다. 오디세우스를 도발했던 남자[24]는 이를 보고 사과하며 자기 칼을 건네주고 오디세우스가 용서하는 장면도 있다.

나우시카가 오디세우스에게 반해 결혼하지 않았다는 전승도 있다. 트로이 전쟁에 참가한 영웅이라는 타이틀로, 궁궐에서도 매끄러운 달변으로 왕과 귀족들을 구워삶아 선물을 잔뜩 싣고 기어코 고향 땅을 밟는 데 성공하니, 장장 20년 만의 귀환이었다. 참고로 이때 자신의 입으로 말한 것이 위의 표류 이야기. 오디세이아에서는 총 24권 중 4권 정도의 분량에 지나지 않는다.

파이에케스족은 오디세우스를 그가 잠든 사이 이타카에 데려다 주었지만, 열받은 포세이돈이 이들의 배를 바윗덩이로 만들어 항구를 막아 버린다. 이 참사를 본 파이에케스족은 다시는 낯선 사람에게 배를 빌려주지 않겠다고 맹세하게 된다. 이쯤 되면 알겠지만 오디세우스 자체가 가는 곳마다 파란을 일으키는 플래그 덩어리. 아주 사고뭉치다.

여하간 이타카에 오자마자 안개가 자욱해서 못 알아보고 양치기로 변장한 아테나와 만나지만 오디세우스는 거짓말을 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25] 그의 신중함을 마음에 들어한 아테나는 그를 노인으로 변장시켜 주며 앞으로 그를 도울 것이라고 말한다.

여하간 페넬로페에게는 출병하며 자신이 10년이 지나도 오지 않으면 재혼하라고 했고, 표류 중 키르케의 섬에서 저승에서 어머니를 만나자 페넬로페가 재혼했냐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페넬로페가 전쟁 십 년이 흘렀지만 재혼하지 않았고 구혼자들 때문에 집안이 난리가 났다는 소리를 듣자 진짜 집으로 가기로 마음먹은 듯. 그전까지는 키르케의 집에서 1년 동안 놀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딱히 다른 곳으로 새지 않는다.

자신의 정체를 숨긴 후 이타카에 잠입해 하인을 통해 아버지를 찾는 모험을 떠났다가 귀환해 있던 아들 텔레마코스와 재회해 복수할 계획을 세운다.[26] 그리고 변장한 상태로 자신의 집에 들어가는데, 집안을 지키던 늙은 아르고스만이 20년 만에 주인을 알아보고 반가워 짖은 후에 기력이 다해 죽어버린다.[27] 거지를 달가워할 리 없는 구혼자들에게 모욕을 당하기는 했지만 어찌저찌 자신의 집에 묵게 되고, 이때 유모였던 늙은 하녀가 발을 씻어 주다 어렸을 때 다리에 있는 멧돼지의 엄니에 의해 입은 상처를 보고 오디세우스를 알아보나, 오디세우스는 이를 밝히지 말 것을 명한다.

이렇게 잠입에 성공한 후, 페넬로페의 새 남편을 결정하려는 자리에서 구혼자들을 일망타진한다. 페넬로페가 과제로 낸 것이 '오디세우스의 활을 당겨 도끼 열두 개를 꿰뚫는다'[28]인데, 이 활이 엄청나게 센지라 구혼자들은 다들 시위를 당기지도 못한다. 텔레마코스도 처음엔 실패하고 다시 당겨 성공할 뻔하지만 오디세우스가 제지, 자신이 활을 들고 당겨 단번에 성공했다. 여기서 그 역시 다른 영웅들처럼 완력도 대단했다는 설정이 나온다. 이제 무기도 손에 들어왔겠다, 남은 건 쇼타임. 당시 상황은 무려 4:108. 물론 미리 아들과 부하들(소치기 필로이티오스,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을 시켜 구혼자들의 무기를 다 감추어 둔 것도 있었지만, 칼은 기본 장비로 다들 가지고 있었고 중간에 자신의 부재 중 배신했던 부하[29]가 다시 구혼자들에게 무기를 갖다주기 시작했기 때문에 힘든 일이긴 했다. 구혼자들은 다 죽였지만, 그들과 함께 온 하인이나 음유시인들은 살려주었다. 하지만 구혼자들 앞잡이로 거지행세를 한 자신의 주인 오디세우스를 모욕한 것도 모자라 오디세우스에게 학살당하는 구혼자들에게 무기를 갖다준 염소치기 멜란티오스와 멜란티오스의 누이이자 페넬로페가 수의로 시간을 끄는 것을 구혼자에게 일러바치고 거지행세를 한 오디세우스를 조롱한 하녀장 멜란토[30] 등 구혼자에게 협력하여 페넬로페를 핍박한 배신자들은 남자들은 눈, 코, 입, 성기를 도려내고 사지를 잘라서 야생동물들의 밥으로 만들고 여자들은 천천히 조여오는 올가미에 목을 매달아 고통스럽게 죽였다.

대충 집안 정리를 끝내고 페넬로페와 재회하나, 20년간이나 기다린 끝에 진짜 남편을 몰라볼까 두려웠던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에게 마지막 시련을 내린다. 바로 "우리 침대를 원래 있던 자리로 옮겨놓아라"는 말로, 오디세우스는 "그럴 수는 없다"라며 마지막 시험을 통과한다. 그 이유는 그 침대는 방에서 자라나고 있던 나무를 베어 만든 것으로, 뿌리가 땅에 박혀 있어 옮기고 싶어도 옮길 수 없다는 것이 신조차 모르는 둘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었던 것.

마지막으로 자신의 아버지와 만난 후 구혼자들의 가족들과 전쟁이 나게 될 때 아테나가 직접 나서서 중재, 제지한 덕분에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포세이돈을 제외한 모든 신들이 오디세우스 지지선언을 하였고 특히 제우스가 구혼자 가족들에게 경고하였기에 제우스의 벼락을 무서워한 구혼자 유족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오디세우스에게 막대한 배상금과 평화조약에 서명했다.

그런데 사실, 그가 표류한 20년은 예언되어 있었다. 역시 그리스 로마 신화...

보통 그리스 신화는 오디세우스의 이야기, 오디세이아로 끝을 맺는다. 마지막 영웅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줘도 좋은 인물.

2.2.2. 《텔레고네이아

최후의 서사시환은 오디세이아가 아니라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고노스가 주인공인 텔레고네이아다. 그러나 워낙 졸작이고 개연성이라고는하나도 없는 전개 때문에 오디세이아를 끝으로 보고 텔레고네이아는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요컨데 저질 팬픽이라는 것. 일단 확실히 호메로스의 작품은 오디세이아로 끝이다.

서사시의 시작은 오디세우스와 키르케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 아들 텔레고노스가 어머니로부터 오디세우스에 대해 듣고 트로이 전쟁의 영웅인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아이아이에 섬에서 이타카로 모험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훈훈한 부자 상봉 이야기겠지만...

이타카에 도착한 텔레고노스는 자신이 있는 곳을 코르큐라 섬으로 착각하고 약탈을 했다. 이를 오디세우스는 텔레마코스와 텔레고노스를 막으러 오고 텔레고노스는 둘을 상대하다 가오리 뼈 투창으로 그만 오디세우스를 죽여버리고 만다. 뒤늦게 텔레마코스로부터 진실을 알게 되고 후회. 여기서 끝나면 그나마 비극으로 끝나는데...

키르케가 텔레마코스와 눈이 맞아 결혼하고 텔레고노스를 페넬로페와 결혼시킨다.

어쨌든 이런 스토리 때문인지 아동용 만화에선 오디세이아까지 다루지 텔레고네이아는 다루지도 않는다.

3. 가계도

오디세우스의 가계도

라에르테스

안티클레아

시시포스

페넬로페

오디세우스

키르케

나우시카

텔레마코스

텔레고노스

페넬로페

키르케

프톨리포르테스

마밀리아

라티누스

레우카리아

이탈로스

튀스칼룸

레우카리아

로메

시켈리아

로무스

부모는 제우스의 손자라는 설이 있는 이타카의 전대 왕이며, 아르고 호의 모험,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에 참가했던 라에르테스와 안티클레아. 하지만 친부는 시시포스라는 설도 있다. 아내는 헬레네사촌이자 정숙함으로 이름높은 페넬로페.

아들이 여러 명 있다. 페넬로페와의 사이에는 장남 텔레마코스와 폴리포르테스가 있고, 키르케와의 사이에는 막내아들 텔레고노스를 포함하여 전부 일곱 명의 아들이 있다. 칼립소의 경우 전승에 따라 갈리는데, 두 명의 아들이 있다는 것이 중론. 마지막으로 칼리디케 여왕과의 사이에서 얻은 아들 폴리포에테스가 있다.

며느리는 텔레마코스와 결혼하는 나우시카 또는 키르케(!)와 텔레고노스와 결혼하는 페넬로페(!!)가 있다.

손자손녀는 텔레마코스와 나우시카의 아들 프톨리포르테스, 텔레고노스페넬로페의 아들 이탈로스와 딸 마밀리아가 있다.

그 외에 여동생 크티메네가 있다. 참고로 그의 남편 에우륄로코스는 트로이 전쟁 후에 오디세우스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행을 하다 중간에 죽었다.[31][32]

그 외 사촌동생 시논이 있다. 트로이 전쟁 당시 목마 작전을 수행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오디세우스에 맞먹는 꾀돌이로 나온다. 시논의 아버지 아에시모스가 바로 아우톨리코스의 아들딸들 중 하나로 오디세우스의 외삼촌이다.

4. 평가

기존 그리스 영웅들과 확연하게 차별화되는 독특한 캐릭터성과 입체적인 인간형으로 매우 인기가 좋은 영웅으로, 여러 작품(배트맨 등)으로 파생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우선 오디세우스의 모험은 목적부터가 다른 영웅들과는 차별화된다. 대부분의 그리스 영웅들이 위대한 업적을 이루고 명예롭게 죽기 위하여 투쟁한 것에 비해 오디세우스가 20년 동안 전쟁과 모험을 겪으며 수난을 버텨낸 최종 목적은 그리운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 행복한 여생을 보내는 것이라는 비교적 소박한 것이다.

헤라클레스나 아킬레우스 등 다른 영웅들이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운명적 과업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반면에 오디세우스는 가능한 편안하게, 어떻게 해서든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며, 그 와중에 만나는 역경들은 지나가다가 혹은 운이 더럽게 안 좋아서 겪게 되는 것들이라고 여긴다.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 중 겪은 시련에 대해서는 '씁 어쩔 수 없지'라는 태도를 보인다. 다른 영웅들이 스스로 '영웅의 길'을 선택하고 나아갔다면, 오디세우스는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손에 넣기 위해 발버둥 치다 보니 영웅적인 행적이 쌓이게 되었다.'라는 차이가 있다.

이런 '인간적인' 면모와 그를 위해 쌓인 서사는 그의 지혜와 함께 오늘날 오디세우스의 인기에 한몫을 차지한다. 당장 처자식과 떨어지기 싫다는 이유로, 그리스인들이 가장 불명예스러운 일 중 하나로 여겼던 '출전 기피'를 위해 왕 체면에 헤까닥 한 척까지 했던 사람이니(...). 아무튼 이 덕분(?)에 대개 비극적인 운명을 맞는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 중 아주 드물게 해피엔딩으로 끝난 인물이기도 하다. 물론 비참하게 죽는 전승도 존재하지만 오디세이아에서는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오디세우스는 기본적으로 힘과 용력, 용맹함을 뽐냈던 다른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웅들과는 달리 육체적인 강함보다는 깊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을뿐더러 닥친 일에 분노하기보다는 냉정을 찾고 감정을 제어하는 인내력을 보인다.

기본적으로 힘보다는 일단 정체를 속이고 들어가 뒤통수를 치는 계략가 타입의 꾀돌이. 강력한 힘으로 다 때려잡고 보자 식의 기존 영웅들과 달리 호기심도 강하고, 지략으로 사태를 해결하고자 한다. 언변에도 능해 웬만한 상대는 애초부터 적대적이지 않는 한 쉬이 구슬리고, 그 언변으로 다른 장수들의 싸움을 중재하거나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아킬레우스의 유품을 차지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정직한 힘을 칭송했던 그리스의 다른 영웅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천재. 그래서인지 얍삽하고 비열하다라는 평도 제법 있는 편. 그래서 로마 시대에는 오디세우스에 대한 평판이 협잡꾼 정도로 나빴다.[33] 실제로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그에 대해서 "생각을 가슴 속에 감추고 다른 말을 하는 자는 하데스의 문처럼 나에게 혐오스럽다"는 아킬레스의 말을 통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했다. 그뿐만 아니라 굉장히 이기적인 인물로 그려지는 경우도 잦았다. 한마디로 작가에 따라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인물이다.

돌다리가 아니라 철로 만든 다리라 해도 두들겨 보고 지나갈 만큼 신중한 인물이라 신들이 도와주겠다고 나서도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본다. 그런 점이 외려 아테나의 마음에 들어 다른 유명한 영웅들에 비하면 신과의 혈연관계가 미약함에도[34] 그녀의 전폭적인 비호를 받는다. 말 그대로 전폭적이라서 아테나는 오디세우스를 돕기 위해 아이기스까지 사용한다. 덕분에 아테나라면 껌뻑 죽는 제우스도 간접적으로나마 오디세우스를 돕게 된다. 제우스가 나서지 않았더라면 오디세우스는 포세이돈 때문에 평생 바다 위를 떠돌다 죽었을 것이다. 아테나가 강한 신이고, 최고신 제우스보다 외려 인간사에 관여하는 일이 잦았다지만 순수한 인간을 이렇게까지 돕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오디세우스는 신의 총애를 많이 받은 편.

또한 그리스 영웅들에게 있어 자신의 명예나 혈통 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수치 중의 수치로 여겼는데, 오디세우스는 여행 중 여러 번이나 자신의 정체를 숨긴다. 하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그리스 영웅인지라 폴리페무스에게서 도망칠 때 폴리페무스를 조롱하기 위해 나는 어디 사는 누구누구인데 나 같은 인간에게 당하고 꼴 좋다는 식으로 이름을 말해 버렸다. 하지만 이건 동료를 잔혹하게 죽이고 잡아먹는 폴리페무스의 만행 앞에 극히 분노하면서도 거인이 주는 공포 때문에 "넌 나한테 쓸모있는 얘기를 해 줬으니 마지막에 잡아먹을게" 같은 말을 듣고도 찍소리도 못했던 치욕을 장님 만들기로 갚아 주고 도망치던 길인지라... 명예보다는 생존을 택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아킬레우스와 반대된다.

두뇌파라고 해도 힘이 약한 것은 아니어서, 이타카에 두고 온 자신의 활은 본인과 아들 텔레마코스만이 당길 수 있었다. 특히 궁술에 능해 파이아케스인들에게 "트로이 땅에서 겨루어보니 필록테테스[35]를 제외하고 인간 중에서는 나보다 활을 잘쏘는 이가 없었소."라는 대사를 한다. 모든 병장기를 잘 다루었던 헤라클레스 정도를 제외하면, 활에 능했던 몇 안 되는 영웅이다.

파이아케스인과의 시합에서도 며칠을 바다 위에서 표류한 몸으로 압도적인 거리로 원반을 던지고 격투기에서 자기 체급을 훨씬 넘는 남자를 이기는 일을 해낸다. 일리아스에서도 의외로 육탄전도 남 못지 않은 모습이 나온다. 또한 아들 텔레마코스와 둘이서 100명이 넘는 구혼자들을 다 죽이는 장면에서도 오디세우스의 전투력을 엿볼 수 있다.

일리아드에서는 처음엔 전쟁에 안 나가겠다며 광인행세까지 하며 꼼수를 썼지만 막상 참전한 전쟁에선 대단히 활약한다. 물론 무쌍난무 찍고 앞에서 다 해먹은 건 아킬레우스 등의 영웅이었지만,[36] 실질적으로 트로이를 함락하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것은 뒤에서 머리 굴린 오디세우스. 아킬레우스의 아들과 필록테테스를 데려와 파리스를 헤라클레스의 독화살로 죽게 한 것도 오디세우스가 제안한 일이었고, 트로이에 잠입해들어가 멸망을 방지하는 아테네 여신상을 빼돌리고 최후의 트로이 목마 작전으로 마침내 함락시킨 것도 오디세우스의 전략이었다.

그러나 그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오디세이아를 빼고 본다면 긍정적인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되려 전승이나 작품에 따라 음험하고 치사한 인물로 그려지는 경우도 많았다. 사실 오디세이아와 일리아드를 제외하면 거의 치사하고 쫀쫀한 악역의 느낌이 더 강하다. 과연 증오받는 자.

말재주로 아킬레우스의 무구를 차지해 아이아스가 죽게 만든 사건도 그렇고, 소포클레스의 비극 필록테데스에서는 아군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고 가려 하는 냉정한 면모도 보인다.[37] 오죽하면 사실은 그리스의 사기꾼 대표인 시시포스의 아들이었다는 전승도 있을 정도. 이런 경향은 로마 시대에 들어 더 강해져서 사기꾼이나 협잡꾼이라고 많이도 까였다. 이는 로마의 조상격인 아이네이아스가 트로이인이고 트로이는 오디세우스의 계략 때문에 함락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로마 시대에는 그리스 영웅들에 대한 평가가 후하지 못했다. 게다가 아스티아낙스를 죽이자고 한 것도 오디세우스라고 전해진다.[38] 다만 트라키아의 아들 폴리도로스, 딸 일리오네를 그리워하는 포로 트로이의 왕비 헤카베를 자식들이 어머니를 편히 모시게 하기 위해 풀어준 면을 보면 인간적인 면이 없지는 않다. 헤카베는 오디세우스의 자비에 깊이 감복했다 전해진다.[39]

아이네이아드에선 아이네이아스가 키클롭스로부터 도망치지 못한 오디세우스의 부하를 구하는데 이때 이 부하가 하는 말은 시인인 베르길리우스가 그리스인을 보는 시각이라고 한다. 보면 알겠지만 별로 좋게 보지는 않는다.

오디세이아를 보면 가족이나 하인들에겐 상당히 친절했던 듯 하다. 일단 오디세우스의 어머니는 오디세우스를 그리워하다 못 견뎌 죽었다고 하며(거기다가 오디세우스는 어머니의 유령을 3번이나 안으려고 했지만 유령인지라 실패한다) 오디세우스의 소치기 필로이티오스는 말할 것도 없고 특히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40]는 오디세우스가 살아있었다면 자신에게 부인도 주고 집도 주고 살기 편하게 해주었을 거라면서 그를 그리워했다. 오디세우스의 아버지도 그를 기다렸다. 오디세우스의 유모 에우리클레이아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그리스 사람들이 자신이나 타인을 격식을 차려 부를 때 보통 '○○의 아들'이라고 부르는데,[41] 특이하게 <일리아스>를 보면 오디세우스는 타인에게는 '라에르테스의 아들'이라고 불리는 반면 스스로 자신을 칭할 때는 텔레마코스의 아비라는 표현을 쓴다. 아가멤논이 왜 선두에 나서지 않고 겁쟁이처럼 후위에 있냐고 꾸짖자 이에 대꾸해서 '그대가 만약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 텔레마코스의 아비가 적들의 선봉과 섞이는 모습을 봤을 것이오'라고 말하는 등. 이는 오디세우스의 가족애를 부각하는 요소 혹은 후일의 오디세이아에 등장할 텔레마코스에 대한 복선으로 보인다.

오디세우스 본인도 칼립소와 머문 동안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듯 음유시인이 트로이의 함락 얘기를 노래하자 포로로 잡힌 여인처럼(이렇게 비유된다) 울었다. 이타카에 잠입하고 난 다음엔 구혼자들 중 그나마 가장 괜찮은 인물에게[42] 위험해지기 전에 어서 떠나라고 경고를 하기도 했다.[43] 물론 그렇다고 아주 바뀐 것 같진 않은 게 자신의 정체가 들통나려고 하자 자신의 유모를 협박하기도 했다. 물론 오디세우스 입장에선 위험하긴 했다지만...[44]

이명인 "증오받는"이란 걸 봐도 알겠지만 그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고, "고통받는"이란 말대로 그 자신도 고통을 엄청 받는다. 오죽하면 카산드라는 다른 그리스의 영웅들은 다 저주해도 오디세우스만큼은 어차피 죽도록 고생할 거 저주 내릴 필요없다고 하며 저주를 내리지 않았다(...). 그리고 오디세우스는 전쟁보다 더 험난한 바다 위에서의 십년을 추가로 보내게 된다. 거기다가 오디세우스 본인의 부재로 자기 혼자만 고통받는 게 아니고, 그의 주변 사람들도 고통받는다.[45] 어찌보면 민폐덩어리. 과연 증오받는 자답다. 실제로 겁나 빡세게 구른다.

기존의 그리스 영웅들과는 달리 외모적으로 특출나게 출중하지는 않았다(...). 일리아스에선 트로이의 왕자 안테노르가 메넬라오스와 오디세우스를 만난 걸 회상하며 오디세우스는 메넬라오스보다 머리 한 개는 작았고, 메넬라오스와 비교하면 바보같아 보였다고(...) 말했지만 그가 입을 열자 진정 왕다웠다고 했는데 거의 조각 미남 같은 다른 영웅들에 비하면 잘생기지 않았던 듯하다. 다만 이건 메넬라오스가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알아주는 미남이란 걸 감안하자. 하지만 다른 영웅들에 비하면 순수 인간에 가까웠던 오디세우스가 여신들 두 명[46]과 놀아난 걸 생각하면 외모를 뛰어넘는 능력자였달까. 걸인에 가까운 모습으로도 말 몇 마디에 공주의 환심을 사기도 하니, 입담이 아주 매끄러웠을 것이다. 또 키가 메넬라오스보다 머리 한 개는 작다지만 메넬라오스는 전사천국 스파르타의 왕이자 그리스 연합국 내에서도 아킬레우스의 뒤를 이어 디오메데스와 대 소 아이아스와 앞뒤를 다투는 맹장이었고, 수시로 체구와 근육이 대단하다고 묘사된다. 이를 보면, 인간중에서는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다른 영웅들에 비하면 수수한 듯. 그리고 다른 영웅들과는 분위기부터가 사뭇 다르단 것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이야기 자체와는 상관 없지만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수십 년 간 집에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정절'을 지키는 가련한 여인 페넬로페"란 구도가 구시대적 여성상이 강요되었던 과거를 대표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보니, 페미니즘 계열 작가 마가렛 앳우드는 자신의 단편 모음집에서 오디세이아 이야기를 비꼬기도 했다. 오디세우스만한 남자가 없어서 구혼을 거절했던 것인데 그의 모험 얘기를 들으면서 그 인간이 어떤 인간인데 그리 오래 헤메고 있었겠냐며 분명 이 여자 저 여자 후리고 다니다 그렇게 시간 걸렸을 거라는 식으로 말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작품 끝 부분에서 결국 이혼.

비꼬는 게 아니라 진지하게 현대적 관점에서 비슷한 해석이 나올 수도 있다. 그리스 신화가 허구라고 가정하고, 어쨌든 트로이 전쟁은 실재했으며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구전 역사라고 간주해 어느 정도의 사실성을 획득한다고 볼 때, 이를 현대의 사정이나 이치에 비추어 보자면 상기와 같은 은유는 무리가 없다. 즉 터키 서부 해안에서 그리스 서부에 있는 섬까지 오는데, 해양 무역 세력인 미케네 문명의 일원이고 그중에서도 꾀주머니인 오디세우스가 전쟁 다 이겨놓고 10년을 헤맨다는 건 사실 개구라 같아 보이긴 한다.

물론 신화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칼립소, 키르케의 섬에서 8년이나 허비했다지만 분노한 바다의 신이 방해를 해서 몇 년씩이나 돌아가지 못하게 되어 자포자기한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신의 힘이 개입되어 인간에게는 불가항력이었던 상황이었다. 또는 칼립소니 키르케니를 신화적인 은유로 해석한다면 오디세우스 일행이 한 순간의 표류로 인해 현지세력들에게 억류되었으나 끝내 뿌리치고 고향에 돌아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오디세우스가 새로운 곳에 홀려 놀고먹고 지내다가 10년 만에 돌아간 것인지, 아니면 강제로 억류되었으나 마음은 고향 생각으로 가득했었는지, 혹은 모두 신화적인 이야기였을지는 독자의 자유로운 해석에 맡겨져 있다.

묘하게 그가 잠든 사이에 일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불쌍한 놈이다.

사족이지만, 칼립소는 전승에 따라서 키르케와 친자매 사이가 되기도 한다.

일리아드에서는 지성은 있지만 감정이 지성을 가리는 아킬레우스와 반대되는, 강한 감정을 지성으로 통제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단테신곡 지옥편에서는 아내와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보다 자신의 지식과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이 더 강했고, 이 때문에 이타카에 돌아온 뒤 다시 모험을 떠났다가[47] 연옥까지 가서 회오리바람을 만나 죽어버린 걸로 나온다. 당시 세계관에서 연옥의 산은 남반구에 있는 유일한 육지이므로 지구를 반 바퀴 돈 셈(…). 특이하게도 지옥의 거의 밑바닥(제8층)의 죄수임에도 불구하고 영웅적인 면이 강하다. 그의 죄목은 '사기와 기만을 부추긴 자'[48]이며, 오디세우스의 연옥을 향한 여행은 단테의 순례와 여러 모로 대비되어 묘사된다. 한편 "그리스인 조르바", "최후의 유혹" 등을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이 전승을 바탕으로 오디세우스가 다시 가출해서 여러 여행을 떠나다 후일 남극에 정착하는 대하 서사시를 썼다. 안정효 씨 번역으로 한국에도 출판되었다.

오디세이아 내에서는 집으로 가고싶은 지친 여행자인 동시에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싶어하는 열정적인 여행자라는 두 개의 상반되는 모티브가 겹쳐 매우 복잡한 인물로 묘사된다. 그 당시 서사시들에 나오는 단순한 캐릭터와는 다르게 입체적일 뿐더러 매우 인간적이다. 오디세이아라는 장편의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선역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악역도 아니다. 내적 고민과 더불어 이 복잡함이야말로 오디세우스가 다른 영웅들과 대비되는 부분 중 하나.

전승 중에는 죽은 그리스의 영웅들이 다시 환생할 기회를 얻자 아킬레우스나 아이아스는 제각각 독수리나 황소 등 힘있고 간지나는 동물을 선택했지만 오디세우스는 왕도 아니고 전사도 아니고 평범한 남자로 되살아나게 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플라톤의 알레고리 중에도 이 이야기가 있다.

전승에서도 고전, 전래동화에서처럼 단순히 선악을 가르는 것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대처하는 부분이 많아 학자들 중엔 오디세우스야말로 창작물에 등장하는 최초의 "현대인"이라 불릴만하다고 평해진다.

오디세이아는 결국 미움 속에서 태어나 광인 행세를 할 정도로 원치 않았던 전쟁을 십 년이라는 시간 동안 겪었던, 영리한 머리 외에는 미케네의 한 도시만 한 작은 나라의 왕일 뿐이었던 평범한 인간의 비극적인 표류가, 그가 가진 인내와 의지의 힘으로 극복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마침내 그 길고 긴 여정을 지나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해필리 에버 애프터로 끝난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웅들이 대부분 그러했듯 비극으로 마치는 삶이 아니라, 결국 그가 염원했던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와 성공적인 여행담이 되었다는 점에서 늘 풍랑을 겪는 현대인들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참고로 외톨이. 의심이 많아서 그런지 친구라고 할까, 소울 프렌드라고 할 만한 사람은 없다. 다른 영웅들은 아킬레우스파트로클로스, 대 아이아스와 소 아이아스,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 등[49] 파트너 관계의 인물이 있으나 오디세우스는 그런 거 없다. 디오메데스와 같이 일리아드에서 다방면으로 활약하기는 했지만 실제 디오메데스도 절친은 따로 있다. 역시 증오받는 자답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바다에서 표류하며 영생을 맹세한 여신과도, 아름다운 님프와도, 그리고 공주와도 연애 플래그가 섰지만 이미 헤어진 지 20년이 다 된 부인에게로 끝끝내 돌아가려고 하는 그 신의를 높이 살 수 있겠다. 그나마 오디세우스에게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충실한 부인이 있었고, 그를 총애하는 여신이 있었으며 고향에 두고 온 돼지치기나 유모 등의 하인들도 오디세우스에게 진심으로 충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스 동맹군 내에서도 그 지략과 신중함으로 인해 처신을 실수하는 일이 별로 없어 두루두루 친하며 대단히 존경, 존중받는 편이었다.[50] 어쩌면 자그마한 섬인 이타카 출신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알프레드 테니슨의 율리시스의 시에서 오디세우스의 불굴의 정신을 잘 표현하고 있다.

Though much is taken, much abides and though

We are not now that strength which in old days.

Moved earth and heaven that which we are, we are.

One equal temper of heroic hearts,

Made weak by time and fate, but strong in will

To strive, to seek, to find, and not to yield.

비록 많은 것을 잃었지만

또한 많은 것이 남아 있으니

예전처럼 천지를 뒤흔들지는 못할지라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다.

영웅의 용맹함이란 단 하나의 기개

세월과 운명앞에 쇠약해졌다 하여도

의지만은 강대하니,

싸우고 찾고 발견하며

굴복하지 않겠노라.

5. 그 외


  1. [1] 현대 그리스어로는 '오디셒스'라 읽힌다. Οδυσσέας라고도 쓰며 이 경우에는 '오디세아스'라 읽힌다.
  2. [2] 라틴어식으로는 울릭세스(Ulixes)라고 한다. 현대 매체에서는 울릭세스의 변형인 율리시스(Ulysses)로도 많이 소개된다.
  3. [3] 너무나도 팔자가 기구해서 그 성격 나쁜 그리스 신들조차 '쟤는 안 그래도 팔자 사나우니 내버려두자.'면서 안쓰러워 할 정도였다.
  4. [4] 당시 그 지방에서 당나귀는 열등한 사역동물 취급이었다. 황소와 당나귀를 짝지어서 쟁기를 끌게 했다고도 한다.
  5. [5] 밭에 소금을 뿌리면 땅이 말라서 식물이 자라지 못하고 시들어버린다. 포에니 전쟁로마의 승리로 돌아간 뒤 로마는 정복당한 카르타고의 수도에 카르타고의 망령들이 되살아나지 말라는 의미로 소금을 뿌렸다고.
  6. [6] 팔라메데스는 이 일로 원한을 사 보복으로 전쟁 중 오디세우스의 계략에 의해 트로이와 내통하고 있다는 누명을 쓰고 죽음을 맞이한다.
  7. [7] 친아버지는 제우스이나 어머니인 레다가 스파르타의 왕비였기에 튄다레오스 왕이 사실상 아버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 헤라클레스와 암퓌트리온의 관계처럼.
  8. [8]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 사이의, 미녀전쟁포로를 사이에 둔 갈등.
  9. [9] 이 일로 화가 치민 아이아스는 오디세우스를 죽이려 하지만 아테나에 의해 환영을 보게 된다. 한번 실패한 그는 밤에 다시 시도하지만 또 농간을 부린 아테나 때문에 양떼를 대신 죽여버리고, 그 수치심을 이기지 못해 자결한다.
  10. [10] 그 둘마저도... 시논의 경우는 오디세이아에서는 전혀 행적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다른 구혼자의 배를 타고 왔거나, 오디세우스군의 일원이 아닌 지원군 개념으로 참가한 듯 하다. 그리고 에우륄로코스는 현명한 부하이긴 했으나, 헬리오스의 소를 잡아먹는 바람에 선원이 전멸하는 원인이 되었다.
  11. [11] 바다의 님프 갈라테이아에게 구애했으나 거절당하자 그녀의 애인에게 바위를 던져 죽여버렸다.
  12. [12] 라틴어로는 Nemo, 영어로는 No man이나 Nobody 정도가 된다. 한국에 출판된 번역본들이 영어 중역판이 많았기에 이 부분을 '노맨'이라 번역한 책들이 많았다. 때문에 노맨이라 쓰여진 책은 스스로 영어판을 중역했다는 것을 인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셈... 천병희 교수의 원전 번역본으로는 '아무도아니'.
  13. [13] 포도주에 취해 기분이 좋아진 폴리페모스는 보상으로 우티스를 맨 마지막으로 잡아먹어 주겠다고 했다. 접대의 관습을 제대로 비틀어 버린 셈.
  14. [14] KBS 디즈니 만화동산에서 방송된 TV판 헤라클레스에서는 이 에피소드에 오디세우스의 아들인 텔레마코스가 등장하며, 폴리페무스에게 이름을 소개하는데 "저는 아무것도 아니에요."라고 한다. 폴리페모스가 눈을 다치고 동굴을 빙빙 돌면서 "아무것도 아닌 게 나를 괴롭힌다, 아무것도 아닌 게 나를 괴롭혀."라고 소리친다. 밖에서는 물론 "아무것도 아닌 게 자길 괴롭혀? 뭐 잠꼬대하냐?" 하고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나름 초월번역.
  15. [15] 굳이 한국어 어순에 맞게 번역하자면, 자신의 이름을 '없다' 라고 소개하고, 키클롭스가 "내 눈을 찌른자는 '없다'!" 라고 했으면 맞아 떨어진다.
  16. [16] 그런데 조선 말엽에 나온 저자 불명의 야담집인 청구야담에도 먼 바다 건너편의 외딴 섬에 사는 대인족이라는 식인종이 나오는데, 흥미로운 점은 그 대인족과 맞닥뜨린 조선 어부들이 달아나는 이야기의 구조가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모험담과 거의 같다는 부분이다. 링크
  17. [17] 신의 육체는 올림포스로 올라갔으나 인간으로서의 육체는 지하로 내려갔다.
  18. [18] 부하들은 귀를 막아서 세이렌의 노랫소리도 오디세우스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이니 오디세우스가 소리를 질러도 못들을 것을 간파하고 한 행동으로 보인다.
  19. [19] 세이렌이 자기 노래를 듣고도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죽게 된다는 말에 따라 오디세우스가 일부러 그랬다는 해석도 있다. 세이렌들이 노래 공격이 안먹힌 것에 분해 자살했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20. [20] 만화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이 장면이 나오는데, 애들 보기엔 은근 소름끼치게 묘사되었다(...).
  21. [21]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버지를 찾는 모험을 떠나 그녀의 섬에 들렀을 때, 그를 붙잡아 두려 했다고 하는 전승이 있다. 텔레마코스는 당시 오디세우스의 친구 멘토르로 분장해 있던 아테나의 도움으로 벗어났다.
  22. [22] 만화로 보는 그리스 신화에서는 바다의 여신 이노가 도움을 주었다고 나온다.
  23. [23] 사실 오디세우스 본인부터가 자신과 공주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기지 못하게 했다. 일부러 공주를 먼저 보낸 후 자신은 늦게 뒤따라가 공주와 자신 사이의 이상한 소문을 예방했다.
  24. [24] 상기의 오디세우스에게 격투기로 패한 남자가 이 남자라는 전승도 있다.
  25. [25] "여기가 사람 사는 땅이냐 괴물 사는 땅이냐" 하면서 쫀다.
  26. [26] 텔레마코스는 아버지의 생존 소식을 듣고 트로이 전쟁에 참전했던 영웅들을 만나며 아버지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고 다녔다.
  27. [27] 개들의 평균 수명이 13년 정도임을 고려할 때 20년이면 인간의 120세 이상이니 그때까지 산 것은 무척 놀라운 일이다. 덕분에 아르고스라는 이름은 충견의 상징으로 로마 시대에도 쓰였다.
  28. [28] 무슨 수로 도끼를 뚫는지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도끼 자루에 구멍이 나 있었다, 도끼 자루를 꽂는 구멍을 말한다, 도끼날에 구멍이 나 있는 구조다 등. 오디세이아에서도 이 부분은 정확히 설명되어 있지 않다. 영상물이나 만화에서는 도끼날만 세워놓고 도끼 자루를 꽂는 구멍을 통과시키는 것으로 묘사된다.
  29. [29] 염소치기나 구혼자들을 짝사랑한 하녀들.
  30. [30] 정작 이 둘의 아버지인 정원사 돌리오스와 둘의 다른 형제들은 모두 오디세우스 일가에게 충성하였으며 구혼자들의 가족들과 싸울 때에 오디세우스 편을 들었다.
  31. [31] 먹지 말라던 헬리오스의 소를 먹은 대가니 억울한 죽음은 아니다. 더군다나 에우륄로코스 본인이 먹자고 선동을 했다.
  32. [32] 올림포스 가디언에서는 초반 로터스 열매를 먹은 사람들을 구하는 데 큰 공을 세우거나, 이후 오디세우스가 바른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캐릭터로 나와 그의 죽음이 안타깝게 보인다.
  33. [33] 개인적인 평가는 차치하고라도 트로이, 특히 아이네이아스의 후예를 자처한 로마인들이 트로이 목마 작전으로 트로이를 멸망시킨 오디세우스에게 호의적이긴 어려웠다. 같은 이유로 아킬레우스도 로마에선 그렇게 고평가받지 못했다.
  34. [34] 증조할아버지가 헤르메스인 정도. 아버지가 시시포스라고 생각하면 시시포스도 신의 먼 후손이긴 하다.
  35. [35] 헤라클레스의 활과 화살을 물려받았다는 그리스 연합군의 왕으로 파리스를 쏘아 죽였다는 전승이 있다.
  36. [36] 그마저도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과의 갈등으로 이탈했을 때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병사들 상대로 무쌍난무를 찍었다.
  37. [37] 변호하자면, 뱀에게 물린 상처에서 나는 악취가 너무 심해서 배에 데려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중에 역할이 생기자 데려오며 마카온을 시켜 치료도 해 준다.
  38. [38]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아스티아낙스는 트로이 왕가의 마지막 후손이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위험한 인물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리스 연합군의 브레인으로서 총대를 맨 셈.
  39. [39] 오디세우스의 선한 의도와 다르게, 헤카베는 트라키아에 맡겨둔 아들딸의 재산을 노리고 살해한 섬의 친족의 눈을 찌르고 자신도 살해당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40. [40] 에우마이오스의 직업은 양치기인 판도 있으며, 구혼자 편에 붙은 염소치기와 대립하는 장면이 많다.
  41. [41] 가령 '아트레우스의 아들'(아가멤논, 메넬라오스), '펠레우스의 아들'(아킬레우스), '텔레몬의 아들'(大 아이아스) 등. 신들에게도 이와 같은 호칭을 쓰기도 하는데 가령 제우스는 '크로노스의 아드님'이라고도 불렸다. 오늘날에도 서양에서는 자신의 이름에 아버지 이름에 Junior나 Mac등을 붙이는 작명 방식에 남아 있다.
  42. [42] 오디세우스의 아들을 죽이고 싶어하거나 재산을 완전히 분할하거나 대놓고 식객처럼 밥이나 축내려는 자들이 아니라 정말로 오디세우스가 죽었다고 생각해 구혼만 하러 왔고 오디세우스의 아들을 죽이려는 것과 같은 각종 모략을 싫어해서 중지시키기도 했다. 다른 구혼자들이 거지로 분장한 오디세우스 상대로, 거지가 자기 재산도 아닌 오디세우스의 재산을 없애는데도 온갖 유세와 거만을 떨며 멸시하고 깔봤던 것과 달리 상식적이고 호의적이었다. 물론 결국 죽는다. 본인이 의외로 오디세우스에게 먼저 덤볐지만...
  43. [43] 늙은 거지가 오디세우스인지 몰랐을테니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듯 하다.
  44. [44] 위험한 수준이 아니라 구혼자들에게 오디세우스란게 알려지면 죽을 게 뻔하다. 한두 명이 아니라 100명이 넘으니...
  45. [45] 그런데 사실 왕이 없을 때 왕비를 노린 유력자들이 모이는 게 자연스럽긴 하다.
  46. [46] 위에 설명된 키르케와 칼립소.
  47. [47] 이 부분도 묘사가 불분명하다. 키르케와 헤어진 후에 연옥으로 갔다고 되어있고 이타카에 들렀다는 확증이 없는 것. 사실 이 부분은 전승같은 것이 아니라 단테의 완전 창작이라 큰 상관은 없는 일이다.
  48. [48] 트로이 목마 계략을 제안한 죄이다. 이 죄목을 '재능의 오남용'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아니면 단순히 이탈리아인이었던 단테의 입장에서 나름 조상의 조상(?)의 국가를 멸망시킨 오디세우스에 대해 지나친 묘사를 했을지도? 지옥의 안내자가 로마의 고전시인 베르길리우스임을 상기해보자. 신곡은 고전명작임과 동시에 단테 개인의 가치관과 호오가 분명하게 드러난, 나쁘게 말하면 역사적 인물들 문학 인물들을 단테의 가치관으로 평가하고 뒷담화까는 작품이기 때문에 읽을 때 신곡을 무조건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신곡에서 지옥에 있다고 해서 모두 악독한 인간은 아니라는 것.
  49. [49]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는 형제고 나머지는 동성애 파트너란 말도 있지만 동성애건 뭐건 절친인 건 틀림없다.
  50. [50] 그 아킬레우스도 아가멤논과의 갈등을 중재하는 오디세우스에게 존경을 표하며 말을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