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뿌라

1. 일본 요리

てんぷら

天麩羅; 天婦羅[1]

덴뿌라는 포르투갈어로 금육일을 뜻하는 Tempora(텡푸라)[2] / 양념을 뜻하는 Tempero / 이다.

위 두사진은 포르투갈 튀김음식이다. 외형상 일본의 덴푸라와 큰 차이는 없다.

본디 포르투갈에서는 이 날과 사순절동안 고기를 먹지 않는 대신 콩 꼬투리를 튀겨서 물고기 모양으로 만든 페이시뉴스 다 오르타[3]라는 요리를 먹었는데 일본의 나가사키의 개항 이후 포르투갈인들이 이걸 만드는걸 보고 따라한게 유래라고 한다.

이후 에도 시대에 노점상들이 팔고 다니면서 널리 퍼졌다. 화재의 위험[4]이 있었기 때문에 판매가 금지되거나 '집안에서는 튀김을 만들 수 없다'는 법이 만들어지던 때도 있었다. 서민들에게는 굉장히 인기있었지만 사무라이 등 지배계층들은 튀김을 천한 음식이라고 평했는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실제로는 얼굴 가리고 몰래 와서 먹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사실 이는 평민계층과의 시비를 최소화 하기 위한 발언이라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 당시에 튀김요리를 노점에서 파는 만큼 지배 계층이 먹기 위해서는 평민계층이 있는 곳의 노점까지 찾아와서 먹어야 했는데, 이때 우발적이든 뭐든 간에 평민계층에게 모욕을 당할 경우 보복을 하지 않으면 명예에 손상이 갔으므로 반드시 결투를 해야 하는데, 관련 법률이 지배계층에게 불리하게 적용하는지라[5]결국 신분을 숨겨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나오는 궁여지책이라는 것이다. 당장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튀김을 좋아했던 일화도 있다.

일반적인 튀김하고 같은 의미라고도 할수 있지만 일본의 정통 튀김요리[6]는 다소 획일화 되어있다. 일본의 덴뿌라는 대체로 어패류와 야채만을 이용한다.

일반적인 튀김보다 훨씬 바삭하게 만드는데[7] 튀김옷을 최대한 얇게 만드면서 튀김을 바삭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튀김옷을 너무 휘젓지 않고 가볍게 혼합하는 것이 포인트. 이런 탓에 횟집 등에서 나오는 밑반찬 덴뿌라의 경우는 바삭하게 만들기 위해 쇼트닝이나 트랜스 지방을 이용해 튀기므로 주의.[8]

대표적인 재료로는 새우, 물오징어, 가지, 호박, 꽈리고추, 고구마 등이지만, 통상적으로 제철 어패류와 야채들이 적절하게 사용된다. 야채를 튀기긴 했는데 야채 튀김마냥 재료를 뭉치지 않고, 재료를 낱개로 튀긴 튀김. 대표적으로 깻잎을 튀긴 요리나 상추튀김이라면 90% 이상이 덴뿌라다.

특이한 것으로 날달걀 튀김이 있다. 날달걀을 끓는 기름에 넣고 수시로 튀김옷을 입혀서 조리한다. 아이스크림 튀김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며,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정호영이 선보였다. 이것을 얹어 만드는 덮밥도 있다.

기름에 튀겨서 어묵을 제조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한국에서는 어묵 또는 어묵을 이용한 요리를 덴뿌라라고 부르는 경우도 제법 있다. 그러나 일본 요리에서 어묵은 물론이고 튀김어묵도 덴뿌라에 속하지 않는다. 80년대만 해도 어묵을 일본식으로 지칭하던 '오뎅'이 일본어인지 모르고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으며, 덕분에 오뎅을 일본어로 하면 덴뿌라라는 해괴한 인식이 상당히 퍼져있었다.[9]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이거 먹고 급체해서 죽었다는 낭설이 있지만 사실은 위암으로 죽었다. 다만 창작물에서는 위암임이 드러나는 것을 이 덴뿌라 먹은 이야기랑 합체해서 서술하기도 한다. 대략 '덴뿌라 먹고 쓰러짐-처음엔 식중독이라고 생각했으나 같이 먹은 사람들은 멀쩡함-증상을 살펴보니 위암'이란 형태.

스모와 더불어 일본을 방문한 찰리 채플린살린 음식이기도 하다(!)

요리사의 오랜 수련을 중시하는 일본 요리 가운데서도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한다.[10] 튀김이라는 게 재료의 상태, 반죽의 상태나 날씨(...)에 따라서 바삭함의 정도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데다, 고전적인 덴뿌라는 재료 자체가 한정되어 있고 여기에 일본 요리 특유의 계절감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어려움을 많이 겪는 편이다. 어패류 튀김은 그나마 양반이지만, 얇은 잎사귀나 은행알 같은 것을 솜씨 좋게 튀겨내는 것은 결코 만만한 문제가 아닌 것.

2. 한국식 중화 요리

과거 일식이 대중화되지 않던 시절 우동과 같은 맥락으로 중국집에서 만들어 팔던 튀김. 소스없는 탕수육이라고 보면 된다. 탕수육은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잡기 위해 소금과 후추 등으로 간을 맞추어야 하고 돼지 피도 효과적으로 빼야하는데, 이러한 차이들은 소스가 없을때보다 소스가 있을때 덜 드러난다. 요리라는게 전반적으로 그렇지만, 탕수육 역시도 소스 없이 맛있는건 상당히 고난이도다. 튀김실력도 좋아야 하고. 때문에 이게 메뉴로 있는 중국집이라면 튀김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는 척도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11]

21세기에 들어서는 화교가 하는 중국 음식점이나 진짜로 수십년 이상 자리를 지킨 노포가 아니면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중국집이 거의 배달 위주로 재편되면서 요리 퀄리티 하락이 심각해져서 적지 않은 점포가 탕수육까지 공장에서 찍어내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 그나마 제대로 한다고 해도 탕수육이 메이저하기 때문에 덴뿌라를 취급하느니 차라리 난자완스, 라조기 등 다른 요리를 메뉴판에 걸어두어 만나기 힘든 요리가 되었다. 다만 어디까지나 메뉴판에만 없을 뿐, 소스 없이 탕수육을 달라고 중국집에 요청하면 소스값은 지불하지 않겠다는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충분히 맛볼 수 있다. 아니면 그냥 간단하게 소스를 따로 달라고 요청해도 된다. 참고로 진짜로 잘 만든 탕수육은 소스 없이 그냥 먹어도 맛있다.[12] 때문에 덴뿌라를 메뉴판에서 뺸 중국집은 튀김 실력이 자신 없어서 뺀거 아니냐는 생각도 들 수 있는데, 실제로는 그런 요리만화스러운 이유보다는 '덴뿌라를 아는 사람이 적어서' 자연스럽게 메뉴판에서 빠진 요리에 가깝다. 게다가 젊은층으로 갈 수록 '덴뿌라'라고 하면 중국집 덴뿌라가 아니라 일본요리의 덴뿌라를 떠올리기에, 덴뿌라를 맛있게 하는 중국집이라도 그냥 '탕수육'이라는 메뉴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히든 옵션(?)으로 '소스 없는 탕수육'으로 파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 같은 이유로 점점 인지도가 쇠퇴해 잊혀진 중국집 메뉴로는 중국집 우동과 중국집 새우튀김이 있다. 우동은 조그만 분식점에, 새우튀김은 일식이라는 인식이[13] 퍼지면서 메뉴에서 사라져갔다.

소고기를 이용한 덴뿌라[14]의 경우 굉장히 맛있지만 가격은 비싸다. 이걸 메뉴로 내건 중국집의 경우 진짜로 튀김실력이 뛰어날 가능성이 높다.[15] 있다면 한번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1. [1] 음독하면 천부라. 이 단어는 음에 맞추어 한자를 껴넣어 만들었기 때문에, 한자가 갖는 뜻이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굳이 의미를 해석할 필요는 없는 것.
  2. [2] tempora는 원래 '절기'(節氣)나 '특정 기간'을 뜻하는 단어였다. 영어 단어 중에 '시간의'라는 의미의 'temporal'이나 '일시적인'이라는 의미의 'temporary' 등과 어원을 공유한다. 이 후 단어의 의미가 좁아지면서 가톨릭에서 금육을 행하는 기간의 의미로 한정되게 되었다. 일본의 포르투갈 선교사들이 금육일에 신자들에게 고기 대신 줄 음식을 생각하다가 만들게되었다는 것이 설이 있다. 일본인 신자들이 이 새로운 음식을 맛보고 음식의 이름을 물었는데, 선교사가 금육일의 이름을 묻는줄 알고 '텡푸라'(덴뿌라)라고 대답했다는 것. 포르투갈어의 o는 ㅜ, m은 ㅇ으로 발음한다. 호날두(Ronaldo) , 빵(Pao) 트렝(Trem) 등.
  3. [3] Peixinhos da horta, 밭에서 나온 생선(...).
  4. [4] 예나 지금이나 일본 건물들은 목조건물들이 많다. 더군다나 에도 시대의 서민들의 주택은 나가야(長屋)라 해서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경우가 많았고, 한번 화재가 일어나면 대형화재가 되기 십상이었다.
  5. [5] 해당 평민이 결투에 응했는데 무기가 없으면 사무라이 본인이 마련해줘야 하고, 사무라이가 패배하면 평민은 결투 신청에 응한 것 뿐이니 사무라이가 죽어도 무죄, 사무라이가 이겨도 해당 평민이 모욕적인 언사를 했으며 정당한 결투로 살해되었음을 입증하는 증인을 마련해야 했으며 그걸 다 해도 평민에게 쪽 당하고 칼부림낸 못난 놈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6. [6] 일본에서 크로켓이나 돈까스는 덴뿌라가 아니라 후라이로 분류가 된다. 가장 큰 차이점은 빵가루의 유무
  7. [7] 특유의 질감때문에 '튀김꽃'이라고도 많이 부른다.
  8. [8] 일본이나 미국에서 운영되는 고급 덴푸라 가게들은 땅콩 기름이나 참기름 같은 고가의 튀김기름을 사용한다. 특히 땅콩 기름은 특유의 높은 온도까지 올라도 변성이 적고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있어 자주 애용된다. 다만 상당히 비싼편이라 오마카세 디너 100$ 이상의 가게가 아니면 거의 쓰이진 않는다. 대체적으로 유채유를 쓰는 집이면 신뢰할 수 있는 퀄리티라 보면 된다.
  9. [9] 다만, 큐슈 지방에선 생선살을 으깨어 기름에 튀긴 것, 즉 어묵을 덴푸라로 지칭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 어묵을 덴푸라라고 칭하는 것은 여기서 유래된 것일 수도 있다.
  10. [10] 새우튀김 같은 경우만 하더라도 튀기는 방식에 따라 각기 다른 명칭이 있다. 새우 등껍질만 벗겨내고 다리는 남겨두어 새우다리에서 풍기는 새우향을 극대화시키는 '모샤츠키', 꼬리만 남겨두고 등껍질과 다리까지 전부 떼내어 튀기는 것은 '츠마미', 꼬리까지 몽땅 벗겨낸 뒤 튀기는 것은 '구루무키'라고 한다. 각 방식마다 새우를 다루는 방법이 다 다르다. 물론 새우 뿐 아니라 덴뿌라의 재료 모두가 각기 다른 튀기는 방식과 분류법이 있다. 이러한 세분화와 전문화로 인해 미슐랭 스타를 받은 덴뿌라 가게도 상당수 존재한다.
  11. [11] 비슷한 원리로, 짜장 없이도 맛있는 볶음밥도 난이도가 높고, 다른 업종이지만 소스 없이도 맛있는 돈까스 역시 상당한 고난이도.
  12. [12] 같은 원리로, 잘 만든 볶음밥 역시 짜장 없이 먹어도 맛있다.
  13. [13] 이쪽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 가게에 따라서 군만두를 공장에서 사와서 조리하듯이 크기가 작은 통조림 새우를 튀겨 내놓기도 한다.
  14. [14] 흔히 '소고기 튀김'내지는 '소고기 덴뿌라'로 나온다. 아니면 '소고기 탕수육'이 있는 경우 소스 따로 달라고 하면 된다.
  15. [15] 돼지고기의 경우, 고기 내에 수분과 지방이 어느정도 있기 때문에 살짝 오래 튀기더라도 맛과 질감의 차이가 적은 편이지만, 쇠고기는 조금이라도 오래 튀기면 고기가 지나치게 뻣뻣해져 딱딱하거나 질겨진다. 정확한 온도에 정확한 튀기는 시간을 맞춰야 맛있는 쇠고기 튀김이 완성되므로 난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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