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 개요
2. 숙제
3. 쓰는 법
3.1. 소재 찾기
3.2. 개인 일기
3.3. 관찰일기
3.4. 교환일기, 숙제용 일기
4. 가치
5. 기타
6. 일기를 남긴 유명인
7. 한국의 일기
8. 일기를 표제어로 한 작품
9. 관련 문서
10. 일기사이트

1. 개요

도장이 심상치 않다.

, Diary, Journal [1]

[명사] 날마다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는 개인의 기록.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을 소재로 가볍게 쓴 글이므로 수필에 속하며, 개인적, 주관적, 감성적, 정서적 특성을 지니므로 수필 중에서 경수필에 속한다.

초등학교 1학년까진 보통 그림일기나 충효일기[2] [3]를 쓰고,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로는 줄공책에 일기를 쓰게 된다. 성인이 돼서는 디지털 기기(노트북, 휴대폰, 태블릿 등)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2. 숙제

방학숙제로 가장 많이 내는 것, 오늘 가족들이랑 수영장에 같따. 참 재밋엇따.

개학 일주일~3일 사이에 벼락치기하듯 하는 것.

초등학교에서는 학교 교칙에 의해 강제 혹은 의무로 일기를 쓰기 때문에 초등학생들을 괴롭게 하는 과제이다. 학기 중에도 일기 쓰기가 숙제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여름방학 숙제로는 그림일기 쓰기가 자주 나오는데, 대체로 마지막 날에 방학 동안 경험했던 일을 모두 기억해 내거나, 경험하지 않았던 일을 경험한 것처럼 날조하는 행위로 변질되기도 한다. 학년과 일기의 양은 반비례한다

대체로 중학교입학한 이후로는 일기를 거의 쓰지 않는다. 그러나 여자들은 남자보단 일기를 쓰는 비중이 높은 편. 입시위주교육 때문에 공부에 신경 쓴다고 안 쓰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남자들은 대체로 안 쓰다가 군대 가서 수양록 때문에 다시 쓰게 되고, 상등병 쯤 되면 다시 안 쓰게 된다. 장교들은 생도 시절에만 쓰고 소위로 임관하면 안 쓴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수양록이 모자라서 추가주문(?)을 할 정도로 성실한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방대한 수양록을 작성하면 보안과장(즉 간부!)이 피곤해진다는 사소한 단점이 있다. 일과를 너무 세세히 적으면 보안 문제로 압수/폐기당할 수도 있다.[4]

초등학생들이 선생님께 제출하기 위한 일기장에는 대개 하루 중 인상 깊었던 일이 적힌다. 이마저도 안 되면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학교에 가 XXX 학교에 가니 XXX 참 재미있었다."[5]가 된다. 이거랑 비슷한 게 하나 있었던 것 같은데 적어도 반 페이지 이상을 채워가야 하니 내용을 지어내기 어렵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입시위주 교육의 특성상 초등학생들도 밤늦게까지 야자를 하거나 학원에서 문제 푸는 기계로 자라며 시간을 보내는데 이런 상황에서 오늘은 XXX을 배웠다. 밖에 더 쓸 것이 있을까?

물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생각으로 일기다운 일기를 쓰는 아이들이 없지는 않다. 학교에서 가끔가다 일기를 쓰는 아이를 볼 수 있다. 일기는 하루의 일을 기록하는 것이지만, 기억이라는 특성상 각색되기 쉬우므로 그때그때 기록하다는 듯하다. 일기를 쓰며 기록에 대한 희열과 쓴 것을 되돌아보는 데에서 오는 우월감마저 느끼는 사람도 있으며, 이는 예전에는 내가 이러한 생각을 했다니 하며 비웃는데에 대한 기쁨이라 한다.

2005년 한 초등학교 교감이 일기장 검사와 이를 통해 시상을 하는 것이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아닌지 국가인권위에 물은 적이 있어서 "과연 교사가 일기를 검사(남이 보는 것)이 인권 침해인가, 교육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었었다. 당시 초·중학교 토론/논술 주제로도 이따금 나온 떡밥.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글(밑에서 언급하듯이 남이 읽으면 수치심이 솟구치는 글)을 과연 교사가 읽을 자격이 있는가?", "오히려 겉으로만 그럴싸한 내용만 일기에 적고 진짜 고민은 적지 않는다.", "결국 글쓰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등등 여러 떡밥이 토론되었다.

일기검사를 하던 선생이 학생이 일기를 무성의하게 써오자 반 학생들 앞에서 그 일기를 읽은 케이스나 반에서 서로 싸운 일을 일기에 적었다가 반 전체 앞에서 일기 내용을 읽고 강제로 화해시킨 경우도 있다. 물론 선생은 일기를 성의없이 쓴 학생이나 싸운 학생들을 나무라기 위한 행동일 수도 있겠지만 정녕 그것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겠는가?

그에 대한 대비로 검사용 일기개인용 일기를 쓰는 아이들이 있다.

간혹 교사의 감상문, 댓글 한마디라는 시스템 덕에 교사와 하는 교환일기가 되기도 하고, 자신과 교사만이 본다는 익명성(...) 덕에 학교에 있었던 (좋지 못한)일이 적히는 고발장이 되기도 한다. 선생님의 코멘트에 목숨을 거는 학생들도 은근히 많은데 자기를 위한 글이라기보다는 선생님께 보이는 것을 완전히 전제로 하고 글을 쓰는 아이들이 꽤 있다. 그리고 교사의 코멘트가 성의있을수록 희열을 느낀다.

일부 부모들은 선생님이 일기에 코멘트를 달아준다는 것을 알고 집안의 문제를 알리지 않기 위해 사전 검열에 착수한다. 주로 이런 부류는 부모한테 혼난 경우나 매 맞은 경우를 쓴 경우인데 사실 다투거나 맞은 날의 사건은 크게 없으므로 아이는 주로 그 사건을 일기에작성하게 되고 집안의 일이 외부에 발각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가 있으므로 주로 옆에서 일기를 지켜본다. 주로 일기의 끝에는 나의 반성으로 반 협박에 의거하여 끝맺는데 선생님의 코멘트도 이 일을 알면서도 그래 그랬구나와 같은 영혼 없는 코멘트를 단다. 웹툰 금요일에 이와 같은 상황을 소름끼치게 어레인지해 놓은 에피소드가 있다.

3. 쓰는 법

3.1. 소재 찾기

일기도 '글'이므로 '글감' 즉 '소잿거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하루하루가 쳇바퀴 같아서 쓸 게 도저히 없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 '쳇바퀴'를 일일이 적는 것도 낭비로 느껴질 것이다.

일기는 '하루의 기록'이다. 그날 한 일을 적으면 된다. 학생이라면 수업 시간표가 있을 것이고 직장인이라면 업무 일지가 있을 것이다. 야자 시간에 할 거 없으면 오답 노트를 일기장에 적어도 되고 사무직 직장인이라면 업무지시 들어오는 걸 한 줄 요약해서 써 둘 수 있다. 영업직 직장인조차 신호대기 중에 방금 만난 고객이나 거래처에서 뭔 일을 했는지 적어둘 수 있다. 주부라면 마트 영수증을 갖다 붙여도 된다. 이런 용도로는 가계부가 더 낫지만 가계부에 개인 감상 이를테면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데 또 고기를 잔뜩 샀다" 같은 게 추가되면 그게 일기다.

그리고 일기는 꼭 잠자기 전, 저녁 때 쓰라는 법이 없다. 그냥 학교 출석하자마자 일기장 펴고 매 시간 수업내용 혹은 강의평가(?)를 요약하다가 덮어도 일기다.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붙어사는 사무직 직장인이라면 메모장 켜놓고 매 순간 한 일을 쭉 써놓아도 그게 일기다. 공장 같은 제조업 직장에는 작업일지라는 제목으로 된 표 형식의 문서가 있는데 거기서 형식을 제거하고 개인 감상을 덧붙이면 그게 일기다. 일기의 소재는 '일상'이다. 특별한 걸 찾으려고 하지 마라.

3.2. 개인 일기

형식에는 거의 구애받지 않는다. 하지만 일기의 가장 첫 줄에는 년월일과 요일까지 포함된 전체 날짜를 기록해야 한다. 날짜 말고 날씨 같은 건 부차적인 것이다. 그 날의 기분이 날씨에 영향을 받으므로 적는 게 좋지만 실내에서 주로 일하는 사람이라면 꼭 그렇지도 않기 때문에 생략해도 된다. 하지만 요일까지는 적는 게 좋은데 대부분의 사람이 주 단위로 생활 패턴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주의할 것으로, '년'을 빼먹으면 안 된다. 가급적이면 네 자리 숫자로 된 전체 년도를 적는 게 좋다. 그래야 월/일과 혼동할 여지가 줄어든다.

날짜를 적은 다음 나머지는 완벽히 자유다. 나중에 자기가 알아볼 수 있는 형태면 어떤 방식으로 적어도 된다. 일기의 독자는 자기 자신이며 다른 사람이 읽는 건 고려하지 않는다. 사후에 일기가 출판돼서 다른 사람이 읽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출판용 일기는 대부분 편집자가 전면적으로 내용을 손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마찬가지 이유로 비밀스러운 내용도 일기에는 얼마든지 적어도 된다. 일기의 보안은 일기장 자체를 지키는 보안이지 일기의 내용을 검열하는 보안이 아니다. 일기에다 자체검열을 거는 행위는 자기 자신을 속이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일기는 블로그보다도 더욱 자유로운 매체로, 남을 비방하든 욕하든 상관없는 완전한 개인 공간이다. 단, 교환일기같이 자신 외의 다른 독자가 있을 경우에는 조심해야 한다. 사실 교환일기편지와 거의 다를 게 없다.

손으로 쓰는 수기 일기장은 보안성이 취약하기 때문에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일기를 쓸 수도 있다. 사실 21세기 현대에는 이게 더 바람직하다.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된 일기는 검색이 쉽고 백업을 작성하기 용이하고 얼마든지 암호를 걸어 보안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점으로 그림이나 도표 등을 작성하기가 까다로워서 그림을 자주 끄적이는 사람들(학자, 설계사 등)에겐 아직 수기 일기가 낫다.

오디오로그라는 이름으로 일기를 '녹음'해서 기록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매 오디오로그의 처음에는 년월일, 요일 포함한(때로는 시각까지) 전체 날짜를 말하고 나서 나머지 내용을 기록한다. 영화 마션에서 마크와트니가 남긴 영상이 그 일종이라고 보면 된다. 레일슈터 등의 FPS게임을 해 본 사람은 오디오로그가 친숙할텐데 이게 다 그걸 남긴 사람들의 일기다. 디지털 데이터는 녹음 시각이 파일 생성 날짜로 기록되긴 하지만 파일 복사 등의 작업 때문에 날짜가 갱신되는 일이 많으므로 반드시 매 기록시마다 날짜를 남겨야 한다. 실수로 녹음이 끊어져서 이어서 기록할 때도 마찬가지로 지켜야 할 철칙이다. 더 진화된 비디오로그란 것도 있지만 2017년 현재 시점에서는 영상 데이터를 장기간 안전하게 보존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SF 장르 같은데서는 홀로그램 비디오 로그를 남기거나 아예 해당 시점의 본인의 뇌 전체를 스냅샷(!)해서 해당 시점의 자기 자신과 대화까지 하는 비범한 일기도 나온다.

문서 파일로 일기를 남길 때는, 한 파일에 계속 이어붙이는 방법과 날짜별로 파일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둘 모두 장단점이 있는데 만약 백업을 하고 있지 않다면 한 파일에 계속 일기를 이어나가는 건 좋지 않은 생각이다. 빈번하게 파일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파일이 깨질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전에 썼던 일기가 홀랑 날아가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백업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동기화해놓자. 디지털 파일을 최소 몇 년에서 몇십 년 이상 개인 레벨에서 안전하게 보관할 방법이 2017년 현재까지는 그것밖에 없다.

성인이 되면 이제 일기를 슬프거나, 또는 좋은 일이 있거나 하면 수첩을 꺼내 적는 그런 일상이 되게 된다. 마치 안네의 일기처럼 친구처럼 받아들일 정도

3.3. 관찰일기

어떤 대상을 관찰한 내용을 적는 일기다. 테마 일기라고 해도 될 것이다. 소재가 '일상'에서 특정 '대상'으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일기와 마찬가지다. 과학자가 장기간에 걸친 실험을 할 때에는 필수로 적는 것으로 대부분 관찰일기보다는 '연구노트'라는 이름으로 작성한다. 과학자의 관찰일기에는 날짜와 시각은 물론이고 해당 일의 온도, 습도, 일조량 등등 실험 대상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환경 요인이 자세히 기록돼있기도 하다. 이것도 평소에 일기를 써 버릇 한 사람만 제대로 쓸 수 있다. 연구노트 자체는 논문이 아니므로 개인 의견을 적어도 상관없는데 왠지 한국의 연구노트에서는 사견을 적는 걸 금기시하는 분위기다. 진짜 일기는 따로 쓰고 연구노트는 숙제용 일기처럼 쓰는 게 한국식 연구문화인 듯 하다. 연구노트를 연구자에게 '배포'하고 매 학기마다 '제출'하게 하는 정책도 그렇고 연구노트가 연구노트의 역할을 순수하게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관찰일기에는 도식(그림)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수기 일기가 선호되는 편이다. 물론 그딴 거 없이 쿨하게 사진을 찍어서 문서파일에 첨부해 넣는 연구자도 있다.

3.4. 교환일기, 숙제용 일기

개인 일기와 다른 건 다 똑같은데 아무래도 타인, 그것도 자신에게 물리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사람이 읽게 되는 일기이기 때문에 블로그를 쓰듯이 써야 한다. 형식은 개인 일기와 마찬가지로 거의 구애받지 않지만 내용은 상당히 순화해서 써야 하며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이나 비밀을 적어서는 안 된다. 숙제를 검사하는 교사의 인성을 시험하려고 들지 말라. 어린이집 보육교사처럼 꾹 참아주는 선생은, 특히 담임교사는 대단히 드물다. 내용에 따라서는 학교폭력 뉴스 헤드라인에 당신의 이름이 실릴 수도 있다. 숙제용 일기는 당신의 개인 공간이 아니다. 유리침실이니까 당신은 당신 스스로를 연출해야 한다.

숙제용 일기는 컴퓨터로 써서 인쇄할 경우 양이 무척이나 빈약해 보이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원고지같이 낭비가 심한 매체에 수기로 적는 게 좋다. 또 한가지 팁은 글을 수정할 때 지우개로 지우지 말고 줄을 그어서 삭제하고 다른 내용을 이어서 적는 것이다. 양이 많아보이는 착시효과를 준다. 물론 초등학교에서는 이러면 혼난다.

시켜서 하는 거라서 매일 적지 않을텐데 날짜와 요일은 달력을 보면 되고 날씨는 기상청 홈페이지에 날씨 이력 정보가 있으니 그걸 참고해서 적으면 된다. 물론 대략적인 날씨를 적어야지 풍향 풍속 기압까지 언급할 정도로 자세히 적으면 대략 난감하다.[6] 대강 '맑음', '흐림', '비/눈'정도만 구분하면 된다. 잘 모르면 '맑음'으로 하면 80%확률로 맞다. 일기 숙제가 나오는 방학기간의 평균 날씨는 '맑음'이 압도적으로 많고 기상청에서는 흐린 날이라고 했더라도 지역에 따라 정오 근처에는 해가 나는 경우가 있어서 그 때의 날씨를 보고 '맑음'이라고 했다고 할 수도 있다. 단, 비가 온 날은 하루종일 해가 안 나므로 그 날만은 체크를 해야 한다. [7][8]

교환일기는 사실상의 편지이므로 채울 내용에 별 고민이 없겠지만 숙제용 일기라면 아무래도 몰아쓰는 것이라서 내용에 뭘 채울지 난감할 것이다. 이때 좋은 방법이 있다. 신문사 홈페이지에 가서 날짜별로 스캔하는 것이다. 그 날의 헤드라인과 사회면, 스포츠면, 연예기사 정도에 댓글달듯이 일기를 쓰면 감쪽같다. 어차피 초중고생이 방학 중에 할 만한 일은(매우 안타깝게도) 별로 없다. 학생 신분에서 일기에 파란만장한 어드벤처 스토리를 기록할 수 없다는 건 교사들도 잘 안다. 오늘은 타임머신을 타고 공룡시대로 날아가봤다

4. 가치

그냥 시체로 전락하지 않고 최소한의 유니크한 루팅거리를 제공해서 주인공에게 관심받는다. 자기 사무실 암호라도 적어두면 공략집에 당신 이름이 올라간다. 'XXX한테서 PDA를 루팅하면 Y시설의 패스워드를 입수할 수 있습니다.'

일기의 가치, 일기를 쓰는 것의 가치는 여러 가지이다. 가장 직접적인 가치는 필력이 향상된다이다. 사람이 살면서 글을 쓸 일은 아주 많다. 인생을 그야말로 하루살이처럼 소모하는 부류가 아니라면 살면서 많은 글을 써야 한다. 작게는 결재서류부터 크게는 논문까지. 이런 글들을 쓸 때 필력이 좋다면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

일기 자체 역시 개인에게는 큰 가치가 있다. 사람의 생활 패턴은 주 단위, 월 단위, 년 단위로 반복된다. 아무리 격오지에 외따로 떨어져서 사는 사람이라도, 심지어 조난당한 사람이라도[9]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되면 도시에서 사는 현대인과 똑같이 패턴을 갖게 된다. 이때 날짜 별로 잘 정리된 일기가 있다면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일정 세우는데는 물론이고 여정 중에 챙겨야 할 준비물이나 주의사항까지 그야말로 완벽하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일기 작성자 본인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더라도 일기가 남아 있다면 이것이 유언장을 대신할 수 있다. 산업재해 등 보상이 걸린 분쟁 발생시에도 해당 직장에서 근무한 기간의 일기가 쌓여있다면 피해자측 변호사는 매우 유리하게 재판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

나중에 당신이 유명한 사람이 되면, 당신의 일기는 귀중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위인전을 쓰려는 작가에게 해당 인물의 일기장은 1차 자료이자 가장 중요한 참고문헌이 된다. 굳이 유명한 사람이 안 되어도 후세에 지금의 생활을 알려줄 귀중한 사료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한국의 학생이 일기에다가 야자가 얼마나 끔찍한지(...)에 대해 쓰고 이게 수십~수백년 후에 역사학자들이 발견한다면 과거 한국의 교육이 어땠는지 알 수 있게 되는 식으로. 그리고 이런 일기자료가 과거의 생활상을 아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사료를 가지고 거대 담론이 아닌 실제 민중들의 삶을 연구하는 역사연구를 미시사라 부른다.

개인의 일기장은 당사자에게 소중하겠지만 그 자체의 재화적 가치의 평가는 가늠하기 어려운데, 법원의 판결로 일기의 "재산적 가치"를 구체적으로 인정한 판결이 있다. 수사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한 일기장을 돌려달라고 했는데 잃어버렸는데?분실했다며 돌려주지 않자, 국가를 상대로 손배 소송을 제기하여 법원에서 "개인사적 기록의 상실"을 이유로 5백만원의 배상액 지급을 판결한 바 있다.*

5. 기타

일기를 하루하루 교환해서 쓰는 것으로 교환일기가 있다. 태고 시대의 러브 코미디에서는 자주 나오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개그용으로나 쓰이는 아이템인 듯.간혹 추리물에서 트릭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일기 쓰기를 귀찮아했던 사람이라면 커서 생각하면 도대체 왜 남의 일기를 선생님이 읽는건지 이해가 안가겠지만 교사 입장에서는 일기만큼 아이들 감수성이나 발달사항을 체크하기에 좋은 것도 없다. 흔히 가정통신문에 교사들이 써주는 행동 발달 사항은 교사가 직접 아이들의 행동을 지켜본 결과이기도 하고 일기로 아이들의 내면을 읽어내는 것까지 포함한다. 예를 들어 아이의 상상력이 풍부하다거나 표현력이 좋다거나 자존심이 강하다거나 하는 사항은 전부 일기를 통해 드러난다.

또한 그림일기의 경우는 아이들이 평소 생각하는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이미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예를 들어 매일 부모가 호되게 야단치는 아이의 그림에는 부모가 화난 도깨비 형상으로 묘사되어 있기도 하며(...) 아빠가 주말에 매일 누워서 TV만 본다면 아이가 그리는 아빠의 모습은 늘상 누워 있는 사람의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아이 앞에서 평소 이미지 관리 좀 하자조카가 그린 그림일기에 당신이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는 사람으로 나올 수 있다

참고로 만화가 김수정 씨가 아기공룡 둘리를 그릴 때 가장 큰 밑거름이 되어준 자료는 조카들의 일기장이었다고 한다. 친척들 집에 놀러갈 때마다 몰래 조카들 방에 들어가서 훔쳐보곤 했다고.(...)그래서 둘리성격이 개초딩

1990년대 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는 우리의 개초딩 골목대장 박미달이 일기장에 자신의 이야기는 하나도 안 적고 오로지 식구들이 한 일만 잔뜩 적어놓았는데 그것들이 전부 식구들한테 치부가 되는 내용들 뿐이라 식구들이 아예 일기장을 검열하는 에피소드가 있다.[10]

남이 자신의 일기를 본다면 상당한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특히 질풍노도의 중학교, 고등학교앞에서 중학교 때는 일기를 거의 안쓰게 된다는 내용은 무시하자쓴 일기를 보면 손발이 오그라든다. 이런 이유로 간혹 자물쇠가 달린 일기장이 나오기도 한다. 문제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푼다는 거지만.[11]특히 비밀번호식 일기를 쓰는 사람들은 일기장을 어떻게 숨길 것인지 고민하기도 한다. 보통 서랍에 넣고 자물쇠를 채운다든가 드물게는 비밀문자를 만들어서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은 비밀문자로 적는다거나, 일기를 블로그나 컴퓨터에 적고 블로그를 비공개로 돌리거나 컴퓨터 비밀번호를 설정하기도 하고 아예 비밀문자로 일기를 적어버리기도 한다. 자신이 알아보지 못한다면 뻘짓이 되겠지만...일기를 RSA로 암호화 일례로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경은 유년기에 남들이 본인의 일기장을 알보지 못하도록 노트에 '희랍어 연습장'이라고 써놓고 마치 희랍어 예문을 써놓은 연습장으로 위장하여 희랍어로 일기를 썼다... 고 본인의 자서전에 밝혔다. 영국 해군의 아버지라 불리며 해군성 장관을 역임한 17세기의 영국관료 새뮤얼 피프스(Samuel Pepys)는 공무와 사생활을 망라한 상당한 분량의(그리고 사료적 가치가 높은) 일기를 남겼는데, 속기를 응용한 방식[12]으로 적어놓아 사후 번역작업만 3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흠좀무 금기를 어기는 묘한 쾌감 탓인지, 남의 일기를 몰래 읽는 건 꽤나 재밌다. 게다가 정말 마음 속 그대로를 솔직하게 표현한 일기라면 더더욱. 데스노트야가미 라이토는 일기를 미끼로 써서 데스노트를 숨기려는 행동을 의심받지 않도록 했다.

안네 프랑크 또한 자신의 일기에 자신의 성기 모양을 묘사하는 등 심히 사적인 내용을 적기도 했다. 때문에 훗날 그녀의 아버지가 이를 출판하기 전에 이런 부분은 일부러 삭제한 적이 있었다.

학생 신분에서 일기장 숨기기 가장 좋은 방법은 '숲 속에 나무 숨기기' 방법일 것이다. 디지털 매체라면 몰컴/은폐와 탐지를 응용하면 되고 수기 일기라면 교과서나 참고서, 특히 국어 참고서 여백에다 일기를 써 버리면 아무도 모른다. 좀 넓은 공간이 필요하면 오답노트라고 제목을 붙인 공책의 '국어' 섹션에 진짜 모의고사 오답 스크랩과 함께 일기를 써 놓는 방법도 있다. 누가 읽더라도 그 내용이 자기 얘긴지 어디 참고서 수필 내용 베껴놓은건지 구분하기도 어렵고 남의 오답노트 내용이 알 게 뭐란 말인가. 선생 욕을 엄청 써놓고 '출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라고 한 줄 써놓으면 감쪽같다

굳이 후세에 물려줄 생각이 없더라도 자신이 쓴 일기를 나중에 읽으면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좋은 물건이 될 것이다. 특히 시험 기간에 이거 보면 시간 참 잘 간다 자신이 이런 행동을 했구나, 하며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선생님들의 중심 멘트

요즘에는 시대가 바뀌어 블로그나 SNS로 일기를 쓰고 편하게 남의 일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내용은 극히 간단하겠지만. 보통 비밀글 따위로 숨겨 놓아 자신의 이야기를 터놓는다.

1인칭 시점의 창작물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서술자가 직접 대면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인물의 뒷이야기를 알아내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당신이 이 글을 읽을 때 쯤이면...'이나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같은 식으로, 대놓고 일기장을 통해 읽는 이에게 말을 거는 경우도 있다. 개인의 내면을 상세히 담아내는 글이라는 점에서 판타지물의 아이템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작성자의 정신이 진짜로 담겨 있다든가 아예 과거나 이세계로 통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조선왕조실록연산군광해군 시기의 기록을 따로 연산군일기, 광해군일기[13] 라고 칭하기도 한다. 이유는 다른 실록들과는 달리, 연산군과 광해군은 정식적인 왕으로 치지 않기 때문. 단종 또한 복위 전에 노산군일적에는 일기라고 표현했다가 숙종때 다시 왕으로 인정받았다.

6. 일기를 남긴 유명인

7. 한국의 일기

누가 기록덕후의 나라 아니랄까봐 정말 엄청난 양의 기록물이 남아 있다. 전쟁이나 사변 등으로 수많은 기록이 소실되었는데도 남아 있는 게 이만큼이다. 문화대혁명의 여파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사료의 가치를 인정받는 일기의 수는 저 인구대국 중국을 제칠 정도이고 유럽과도 맞먹는다.

대단한 것은 이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일기와 서초가 발견되었고, 이보다 더 많은 자료들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채로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는 점이다. 누가 문인의 나라 아니랄까봐...

8. 일기를 표제어로 한 작품

9. 관련 문서


  1. [1] Journal은 은근히 일기라는 뜻으로 많이 사용된다. 문화권에 따라 전자는 좀 더 여성스러운 단어로 받아들이기도 하였다.
  2. [2] 충효일기는 부산에만 있다고 한다.
  3. [3] 2010년에까지 통영에 있었다. 지금도 있는지는 불명
  4. [4] 보안과장이 부당하게 일기를 압수한다고 생각하면 군종장교에게 도움을 청해보자.
  5. [5] 가끔 가다 다치거나 물건을 잃어버리는 등 안 좋은 일을 겪었는데도 "즐거웠다."나 '재미있었다."로 끝나는 웃지 못할 전개가 나오기도 한다.
  6. [6] 정 쓸 거 없으면 일기예보 받아쓰기 같은 일기를 써도 성의를 봐서 혼내진 않을 듯
  7. [7] 한가지만 더 말하자면, 어떤 선생님들은 날씨 란에 맑음 이라고 써오지 말라고 하신다. '바람이 좀 불고 해가 따스함' 이런 식으로 쓰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듯. 근데 이게 단순히 밀려쓰는 거를 방지하기 위함인지, 뭔가 교육적 효과를 노린건진 미지수.
  8. [8] 이걸 쓰고 있는 위키니트의 초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의 경우, 날씨를 시적으로 써 오라고 하셨다. 예를 들면 슬픈 일이 있었던 날 비가 오면, '하늘도 울고 나도 울었다.' 같은 식.
  9. [9] 조난시에는 일기 작성은 생존이 달린 문제가 된다. 일기는 미래를 통계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해 주는 수단이고 미래 예측은 생존 확률과 정비례한다.
  10. [10] 자신의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오직 어른들이 이러했다 저러했다는 내용만 적혀 있는데 예를 들자면 아빠 영규가 술에 취해서 외할머니 용녀와 엄마 미선을 껴안고 술주정하고 미달이도 안으려다 고꾸라져서 다친 이야기, 아빠 영규와 외할아버지 지명이 바둑내기 하다 1,000원 안 준 것 가지고 싸운 이야기, 막내이모 혜교가 매일 귀가시간이 늦어서 혼나는 이야기, 식구들이 화투치다가 지명에게 걸려서 싸운 이야기 등등이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 앞에선 찬물도 못 마신다는 내용을 다룬 에피소드 같다.
  11. [11] 자물쇠식 중에선 심지어 손톱을 넣고 돌려도 열리는 경우가 있다!
  12. [12] 당대에 유행하던 여러 속기방식 중 하나였다고 하며, 이런 방식을 쓴 것은 물론 사생활 보호를 위해. 그러나 그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사후 친구에게 해독되어 책으로 "출판"되는 바람에 몰래 바람 핀 얘기 등 거시기한 사생활을 모두가 알게 되어...
  13. [13] 병자호란 등 청의 침략의 영향으로 정식 실록이 아닌 증초본 형태로 남았다
  14. [14] 다만 난중잡록은 떠도는 행설이나 소문등을 모아만든 문집에 가깝다. "누구누구의 말에 따르면~ 라더라."를 다모아놓은 일기라고 보면 된다.

10. 일기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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