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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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화폐의 조건
2.1. 돈과의 차이
3. 발달사
3.1. 상품 화폐
3.2. 금속 화폐
3.2.1. 칭량 화폐
3.2.2. 주화
3.3. 지폐와 금속 태환
3.3.1. 통화 정책
3.4. 신용 화폐
4. 국가별 역사
4.1.1. 기원
4.1.2. 삼국시대
4.1.3. 고려 ~ 조선
4.1.4. 조선 후기
4.2. 일본
5. 재질과 성분
7. 화폐의 소멸
8. 종류
8.1. 긴급 화폐
8.2. 토지 화폐
8.3.1. 매체에서의 대체화폐
8.6. 교환 용도 이외의 화폐
8.6.1. 완구용 화폐
8.6.2. 소품용 화폐
8.6.3. 부적 화폐
8.6.3.1. 지전
8.6.4. 모조 화폐
9. 관련 용어
10. 각국의 화폐단위
11. 돈과 관련된 명언&명대사

1. 개요

貨幣 / Currency

상품의 가치를 나타내어 지불 기능을 가진 교환 수단. 물물교환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하여, 그 대신에 교환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진 것으로 간주되는 물품. 후술하겠지만 이는 그 물품의 실체 가치와는 무관하다. 부의 가치를 측정하는 단위이자 그 가치를 비축할 수 있는 수단이다.

2. 화폐의 조건

화폐가 화폐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

  • 물물교환의 대상이 될 만큼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
  • 시장에서 물물교환의 대상으로써 대중적으로 쓰일 수 있을 만큼 그 수량이 충분할 것.
  • 가치 저장 수단으로써 쓰일 수 있을 만큼 그 가치가 안정적일 것.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세 번째이다. 정부가 재정 부족으로 무작정 돈을 찍어내면 초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 첫 번째 조건은 비록 지금의 화폐가 금태환이 되거나 하지는 않지만 법으로 그 가치를 보장하고 있으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두 번째 문제도 중앙은행이 미치지 않은 이상 화폐가 부족할 일은 없는 만큼 화폐의 가치 유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세 번째 조건이 무너지면 첫 번째 조건도 함께 무너진다.

화폐가 그 가치를 잃게 되면 대안화폐가 등장하거나 심지어는 대체통용화폐가 등장하게 된다.

2.1. 돈과의 차이

화폐와 돈에 대해서 조금 다르게 알아야 할 필요성도 있다. 국어사전을 보면 '돈'이라는 단어는

1.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며, 상품의 교환을 매개하고,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도 사용하는 물건.

2. 물건의 값.

3. 재물이나 재산을 달리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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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

으로 정의되어 있다. 반면 '화폐'는

상품 교환 가치의 척도가 되며 그것의 교환을 매개하는 일반화된 수단. 주화, 지폐, 은행권 따위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

으로 정의되어 있다.

즉 화폐라는 건 가치의 척도를 나타내는 현물 혹은 증서 등 수단을 가르키는 데 비해 돈은 화폐의 개념을 포함하지만 화폐가 나타내는 내재적이고 추상적인 가치 자체를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실생활에서 '돈이 없다'는 표현은 써도 '화폐가 없다'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또 돈이 없다는 표현은 주화나 지폐 같은 매매 수단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충분한 재화 가치를 가지지 못했다는 의미로 쓰인다. 다른 예로, 은행에 돈을 넣어 이자가 나와 돈이 늘었다면 '돈이 돈을 낳았다'고 표현하면 옳지만 '화폐가 화폐를 낳았다'고 표현하면 틀린다. 이자가 붙는 건 화폐가 표현하는 내재적 가치가 자본으로 작용해서 새 가치를 창출한 것이지 수단인 화폐가 혼자 양이 늘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치의 창출 없이 화폐만 늘면 화폐의 가치는 줄어든다. 보통 만악의 근원으로 지목하는 돈은 재화를 대유법으로 표현한 것.

본 문서는 넓은 재화 가치를 의미하는 돈이 아닌, 재화 가치의 척도로 쓰인 현물 혹은 증서 등 수단 자체를 의미하는 화폐에 대해서 다룬다. 나머지는 문서를 참조.

3. 발달사

화폐의 기원은 분업으로 인한 상품의 교환에서부터 시작된다. 사람은 교환에 대한 욕구로 자신의 노동 생산물 중 잉여 부분을 타인의 노동 생산물 중 자신이 필요한 부분과 교환을 통해 욕구를 충족시킨다. 하지만 아무도 자신이 가진 잉여 생산물을 원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이 내가 필요한 충분한 상품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근로로 얻은 특정한 생산물 외에, 자신의 근로 생산물과 반드시 교환될 것이라 생각되는 어떤 상품의 일정량을 항상 소유하고 있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즉, 교환의 매개수단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화폐의 등장은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화폐는 물물교환에서 사용되는 물건들보다 휴대성이 좋다. 때문에 교환의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되었고 시장이 확장되었다. 그러면서 분업화와 전문화가 촉진되고 생산성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주의할 점은, 상품 화폐(commodity money) → 금속 화폐(coinage) → 태환 화폐(hard money) → 태환을 보장하지 않는 신용 화폐[불태환 통화(不兌換通貨), fiat money]의 순서로 화폐의 역사를 설명하지만 이것이 꼭 일직선상으로 발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거대한 상품 화폐를 직접 옮기지 않고 소유권만 이전하는 일종의 신용 화폐로 운용한 경우도 있고, 상인 간의 대규모 거래에서 실물로 결제하지 않고 장부상 결제된 것으로 처리하는 신용 거래는 중세 초기부터 있었다. 한편 반대로 농촌공동체에서 화폐가 아닌 물물교환을 통하여 생필품을 얻거나 쌀이나 못 같은 실물을 거래의 척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20세기 초반까지 있었다. 뭐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얼굴 아는 단골끼리 외상거래 하는 것 역시 일종의 신용화폐거래로 볼 수도 있고.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범지구적인 화폐교환구조가 탄생하기 전까지는 저런 다양한 화폐들이 각 사회의 상황에 따라 공존했다.

3.1. 상품 화폐

화폐의 기본이다.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사회적 합의와 신용', "이 물건은 모두가 탐낼 만한 가치가 있다."으로, 쓰려고만 한다면 뭐든지 화폐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물건을 화폐로 사용하는 것을 상품 화폐(commodity money)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별보배조개를 화폐로 사용한 적이 있고, 태평양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조개 껍질이나 돌을 화폐로 쓰는 경우가 흔히 발견된다. 아비시니아에서는 소금이, 인도 연안의 어떤 지방에서는 조개껍데기, 뉴펀들랜드에서는 말린 대구, 버지니아는 담배, 서인도 어떤 지역에서는 설탕, 또 다른 나라에서는 생가죽이 교환의 매개체로 사용되었다고 알려진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기에 의하면, 링컨이 학교에 다녔을 때 등록금을 옥수수로 지급했다고 나온다. 가축이 통용되는 일도 많았다.

미크로네시아 연방에 속하는 야프 (Yap) 섬은 돌 화폐로 유명하다. 가운데에 구멍을 뚫은 둥그런 형태인데 크기는 최대 4m에 이르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그것보다 작다. 이 돌 화폐의 가치는 단순히 크기만 따지는 게 아니고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그리고 얻는 데 얼마나 어려움이 따랐는지에 따라서 달라진다. 1874년에 이곳을 찾아온 아일랜드 선장은 팔라우에서 돌을 캐다가 화폐로 만든 후 원주민들과 물물교환을 했는데, 이때 만들어진 것들은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었기에 가치가 더 낮다고 한다. 이제는 미국 달러가 일상에서 통용되지만, 결혼이나 땅을 사고판다든지 피해를 입은 집단에게 보상을 할 때 돌 화폐가 여전히 쓰인다. 심지어 배로 나르다 물에 빠졌을 경우, 공증인이 있으면 그것도 화폐 취급. 시각에 따라서는 카드와 같은 신용 화폐로 볼 수도 있다.

구성원 내부에서의 거래와는 달리 타 부족이나 국가간의 물물교환에서 화폐의 역할에 가장 근접한 것은 금속(재료)과 식량, 피복(의류)이었다. 이 세 가지 자원은 여러 가지로 일상생활에 쓸 수 있어 범용성이 높았기에 교환의 기준이 된 것이다.

  • 금속 : 도구를 제조하는 데 필요했다. 금속이 있으면 도구를 만들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많은 인간들이 필요로 했다. 한국사가야에서는 을 화폐로 썼다. 금속이 없는 지역에서는 흑요석 등이 무역의 기준으로 쓰였다.
  • 피복 : 가죽, 천 등의 물자로 의류를 제조하는 데 사용했다. 은 보온을 해주고 몸을 보호하였으며,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데 유용했으므로 모든 사람들이 선호했다.
  • 식량 : 먹어야 살 수 있으므로 모두가 다 상시로 필요했다.

3대 상품 화폐 가운데서 금속이 점차 부각된다. 이는 금속의 특성에 기인한다.

  • 오래 보존된다.
    • 부패하지 않음
    • 내구성이 좋다.
  • 밀도가 커서 부피가 적다.
  • 녹여서 분할하거나 결합하는 데 용이하다.

3.2. 금속 화폐

3.2.1. 칭량 화폐

초기의 금속은 적당히 아무렇게나 막대 모양으로 만들었고 무게를 재서 가치를 확인했다.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서 무게를 쟀기 때문에 칭량(秤量) 화폐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칼 모양 쇳덩이인 명도전이나 철정이 있다.

칭량 화폐의 기원은 금속 무기의 사용, 특히 부족이나 마을간의 분쟁을 넘어 대규모 전쟁이 시작되면서부터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 징병령을 내리려면 병사들에게 보수를 줘야 하는데 수송과 보관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보수를 식량으로 주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그 대신 금속을 적절한 크기의 덩어리로 만들어서 징집 기간에 비례해서 나눠줌으로써 금속 화폐의 사용이 본격화되었다는 이론이다.

문제는 식량이나 의복에 비해 금속은 사용가능한 상황이 제한되어 있어 화폐로 사용하도록 촉구하기가 어려웠다. 조선시대에도 이러한 점 때문에 상평통보의 유통에 어려움을 겪었을 정도이다. 이런 류의 문제는 세금을 이러한 금속 조각으로 내도록 요구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었다. 그렇게 금속으로 세금을 받으면 징병할 때에도 세금으로 받은 금속으로 월급을 주면 된다.

한편 이러한 칭량 화폐는 몇 가지 불편함이 있었다.

  • 가치 확인 방법은 무게를 재는 것뿐이었다. 무게를 잰다고 하여 칭량 화폐라 한다.
    • 무게를 하나하나 재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 큰 가치의 화폐를 지니고 있으려면 무겁게 지고 다녀야 했다.
  • 금속의 순도를 측정하기 어렵다.

특히 미세한 양의 차이에도 가치가 크게 달라지는 귀금속의 경우에는 보다 무게를 측정하는 데 더 큰 노력과 시간이 들어갔다. 그러나 주조화폐 제도화 이전에는 사기와 속임수에 노출될 위험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무게측정이 필요했다.[1] 자신들의 물품과 교환할 때도 1파운드 무게의 순은이나 순동이 아니라, 외관은 그러한 금속과 비슷하게 만들어졌지만 불순한 혼합물과 교환할 수도 있다.

3.2.2. 주화

금속 주조술이 발전하면서 교환의 효율성을 촉진하기 위해서 화폐에 일정량의 금속을 함유하도록 공인하고 공적 각인을 새겨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것이 주화(鑄貨, coinage)의 기원이다. 주화의 각인은 양면 모두에 나타나며 때로는 가장자리에까지 새겨져있어 금속의 순도뿐 아니라 중량까지도 확증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무게를 재지 않고도 주화의 개수만으로 거래가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오늘날 '주화'를 뜻하는 영단어 'coin'은 '주조하다'의 뜻도 지니고 있다.[2]

기원전 7세기경 리디아에서 우리가 잘 아는 금화를 처음 만들었다. 중국에서도 기원전 300년대 경부터 구리 주화를 쓰기 시작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쓰고 있는 동전은 주화이다. 여담으로 주조할 때에는 지도자의 얼굴, 신/여신의 얼굴 등이 새겨져서 유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로마 제국 시대의 주화라 하면 대부분 이 계통에 속한다.

주화가 등장한 이후에도 금속 그 자체의 가치에 의존하는 경향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20세기까지 널리 통용되었던 유럽의 두카트 금화도 그 재질(금)의 가치에 상당히 의존하는 성격이 컸다.

하지만 주화에도 한계가 있었다.

  • 금속의 양에 따라 가치가 불안정했다.
    • 화폐의 액면가로 인하여 위변조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 칭량 화폐와는 달리 무게를 재는 것도 소용이 없다.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아예 국가에서 나서서 악화(惡貨)를 주조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 금속의 양이 적은 악화가 통용되면 더 가치 있는 양화(良貨)는 교환에 사용하는 것보다 그냥 보관해두는 것이 더 이득이므로 양화는 점점 금고에 들어가고 악화만 유통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것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 자세한 것은 문서 참조.
  • 휴대하기 불편하다.
  •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었다.

3.3. 지폐와 금속 태환

지폐(紙幣)의 사용은 중국에서 동물 가죽을 화폐로 쓴 것이 제일 이르다. 이후 중국에서 종이가 개발되면서 지폐가 통상적으로 사용되게 되었다. 물론 그 크기는 실제 가치를 조금이라도 반영하기 위해 매우 컸다. 일단 지금의 노트보다 더 큰 형태의 지폐가 있어서, 옆구리에 신문지 끼고 다니듯 지폐를 들고 다녔다.

금속과는 달리 지폐는 실물 가치로서는 교환하는 물건의 가치와 같을 수 없었으므로 이를 화폐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가치를 보장해주는 무언가가 필요했는데 그것은 국가의 신용이다. 지폐 자체는 그냥 종이에 불과하지만 이것을 국가 기관에 가져가면 가치가 있는 무언가로 바꾸어주겠다는 보장이 필요하다. 이른바 태환화폐의 시작이다. 지폐는 이처럼 무언가로 바꾸어주겠다는 보증이 없으면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가의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해야지만 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위의 중국의 지폐 역시 증서에 가까운 것으로 '이것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만한 것을 받을 가치가 있으니 지급하시오'라는 일종의 수표와 같았다. 금본위제도에서 볼 수 있듯이 오랫동안 지폐는 그 발생처에 가면 '액면가의 귀금속' 받을 수 있다는 보증서의 역할을 했다.

역사적으로 지폐에 대응하여 지급되는 것으로 가장 인기있었던 것은 으로, 각각 금본위제도, 은본위제도라고 한다. 이를 둘 다 쓰면 복본위제도라고 한다. 금본위제도의 경우엔 일단 화폐 자체가 '금'이었으므로 현물 경제의 속성을 가지고 있어 급작스러운 살인적 인플레 혹은 디플레가 발생할 확률이 적었다. 물론 전쟁이나 천재지변과 같이 생존에 위기가 닥치는 경우 사람이 금을 먹고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가치가 떨어지기도 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각 문서 참조.

지폐를 사용하게 되면서 화폐의 위조는 더욱 쉬워졌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지폐에는 그 자체의 가치가 별로 없기 때문에 위조 화폐가 유통되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 때문에 위조지폐 제작은 많은 나라에서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있다. 전쟁 중에는 적국에서 위조지폐를 대량으로 제작하여 유포하기도 한다. 유명한 예가 베른하르트 작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영국 경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위조지폐를 뿌린 사건이다. 이에 대항하여 영국은 독일에 위조우표를 유포했다.

3.3.1. 통화 정책

지폐의 가치는 온전히 해당 국가의 신용에 달려있고 각 국가가 통화량을 자유로이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통화 정책을 펼칠 수 있다. 한 나라가 그 나라의 화폐를 가지는 것은 그 나라의 경제 주권을 상징한다. 한 나라에 그 나라의 화폐가 없고 다른 나라의 화폐를 통화로 지정할 경우 통화 정책을 그 다른 나라에 의존하게 되어 사실상 경제 주권은 사라지는 셈이다. 만약 해당 화폐를 발행하는 국가가 호황이라 통화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면 그 화폐를 쓰는 다른 국가도 같이 경기가 위축된다. 당장 미국 달러의 경우 연준의 동향 하나하나에 세계의 주가가 요동친다. 대신 안정된 국가의 화폐를 사용하기에 경제가 안정되는 면도 있다.

자국 통화 대신 미국달러를 사용하는 나라는 동티모르, 팔라우, 에콰도르싱가포르 달러자국통화를 1:1로 페그시킨 브루나이가 있다. 중동의 일부 국가들이나 홍콩은 자국 통화를 미국 달러에 페그시켜놓는데, 이런 거는 자기 마음대로 미국 달러와의 교환비를 조절할 수 있으므로 해당되지 않는다.

국가의 신용이 사라지면서 지폐의 가치가 휴지만도 못하게 된 사례가 종종 나타난다. 유명한 예로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제국 마르크, 헝가리 펭괴, 2000년대 짐바브웨 달러의 가치 하락을 들 수 있다. 모두 초인플레이션 문서에 잘 설명이 되어있다. 이러한 경우 외국 화폐가 사용되는 일이 많다.

3.4. 신용 화폐

일상적인 지폐로도 교환하기 힘든 거금을 거래하기 위해서, 혹은 이따금 현금을 갖고 있지 않을 때를 대비하기 위하여 수표, 어음 등의 신용 화폐가 등장하였다. 이러한 신용 화폐는 이전 시대에도 종종 나타났지만 자본주의의 등장으로 은행이 속속이 등장하고 대규모 금융 거래가 활발해짐에 따라 사용이 더욱 촉진되었다.

20세기에는 또 다른 큰 변화가 일어났는데 1971년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하면서 금본위제도로서 금을 지급하는 것을 보장하는 화폐가 단 한 개도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늘날의 화폐는 모두 수표나 마찬가지로 신용 화폐가 되었다. 이는 근본적으로 현실 경제가 너무나 거대해진 나머지 이제는 그 어떤 자원도 시장에 필요한 모든 화폐를 공급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었다.

Money is debt and debt is money.
이며 빚은 돈이다.

현재 세계 통화 중 가장 비중이 높은 달러는 미국 정부가 을 지면서 생기며, 따라서 모든 빚을 갚는다고 가정하면 돈은 단 한 푼도 돌지 않기 때문에 나온 말. 현대의 화폐는 본질적으로 해당 화폐를 발행한 주체가 진 빚이다. 따라서 중앙은행의 화폐 발행액은 중앙은행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에서 대변(부채)에 기록된다.] 은행의 발행주체가 주로 국책은행인 것 역시, 은행이라는 데가 원래 돈 빌려서 빌려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4. 국가별 역사

4.1. 대한민국

4.1.1. 기원

한국사에서는 기록상으로는 기자조선 흥평왕때 자모전이라는 돈을 사용했고, 자전은 소액/모전은 거액 화폐라고 하나 이는 18세기 이후 '해동역사' 나 '동국사략'에 나타나는 것이라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한 '해동역사'에 따르면 삼한에서는 덩이쇠라고 불리는 일정한 규격/재질로 만든 쇳덩어리를, 동옥저에서는 무늬가 없는 금/은전이 사용되었다. 이외에 한사군이 설치되면서 한반도 북부에서 오수전이 사용된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이주민들이 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지 실제 한반도 내에서 얼마나 유통되었을지는 미지수다.

삼국지 동이전에서 동옥저국(東沃沮國)의 돈에는 문양(文樣)이 없다거나, 혼인 풍속은 여자의 친정집에서 돈을 요구하는데 신랑 집에서 돈을 다 지불하면 이에 신랑 집으로 돌아온다거나 하는 부분에서 돈으로 여겨지는 물건이 있었다는 기록은 여러 번 나온다. 시대상 실물화폐인 곡식이나 옷감 등을 화폐로 사용했다고 추정되며,[3] 중국의 명도전이 사용된 것은 유물로 증명되기에 확실하다.

4.1.2. 삼국시대

삼국시대에는 기본적으로 쌀과 포목을 화폐로 사용했다. 여기에 중국의 동전을 가져와 사용하거나 가야의 철정, 신라의 경우 자체적으로 금/은으로 만든 무늬가 없는 동전(무문전)을 사용했다고 한다. 동아시아에서도 금과 은이 국가간에 통용되는 귀금속이었음을 알 수 있다.

농업 중심의 당시 경제 체제상 화폐가 전국적으로 널리 쓰이지는 못했고 남은 유물도 부족하다. 그리고 이러한 유물들도 대개 말 그대로 '금덩어리, 은덩어리, 철덩어리' 수준에 그치는 것이지, 본격적인 화폐 경제의 길로 접어드는 데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4.1.3. 고려 ~ 조선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자체 주화를 만들어 사용한 것이 유물로 확실하게 드러나는 시기는 고려시대이다. 성종 15년(996년) 건원중보와 무문전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무문전은 무늬가 없는 동전으로 부장용으로 만들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 외에 1101년 처음 만들어진 조롱박 형태의 고액화폐인 은병과 이를 축소한 소은병 등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은병과 소은병은 위조가 잦아 1408년 유통이 금지된다. 이 외에 칭량화폐로 금이나 은을 일정한 규격과 모양으로 자른 금정/은정(金錠/銀錠, 금편/은편(金片/銀片)이라고도 한다), 은병을 일정하게 자른 쇄은을 사용했다고 한다.

고려시대 사용한 금정(왼쪽)/은정(오른쪽)의 모습. 출처:민속아카이브

고려시대 사용한 여러 화폐들.출처:오마이뉴스

그러나 조선시대 후기 이전까지 화폐는 상류층 내의 소비나 외국과의 무역 등에만 사용되었으며, 일반 민간에서는 대동법의 대중화 전까지는 계속 쌀과 포목을 상품 화폐로 사용하였다. 이렇게 된 이유는 농업 위주의 자급자족식 경제체제에서 일반 백성들이 화폐를 구하기 쉽지 않았으며, 정부에서 발행한 화폐도 재료부족 등의 원인이 있어서 액면가보다 실제가치가 높은 관계로 동전을 쓰기보다는 항아리에 담아서 묻어놓는 것이 더 이득이라 툭하면 전황이 발생하는 등 실제 유통거래에 쓰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말선초 시기 목화농업이 널리 퍼지면서 이전까지는 삼베포를 돈으로 쓰다 면포로 바뀐 정도가 차이점이다. 고려도경에서도 고려인들은 쌀과 포목을 주로 쓰며 약국에서 약을 살 때는 종종 화폐를 사용했다고 나온다.

상품 화폐를 규격화하려는 노력도 있었다. 조선시대에 면포의 경우 일정하게 씨실과 날실이 겹친 정도를 규격화하여 '승'이라는 단위로 나타내 액수를 정하기도 했으며, 너무 성글어 실제로 옷감으로 쓸 수 없고 화폐의 목적으로만 쓰인 거래전용 면포도 출현하였다.[출처]

이렇기 때문에 조선시대 내내 화폐를 보급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었는데, 세종대왕 문서에도 나와 있듯이 조선 초기의 노력은 거하게 실패하고 만다.

4.1.4. 조선 후기

이후 조선의 상업적 역량이 성숙한 17세기에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청에서 대만 봉쇄를 위해 실시된 해금정책으로 일본과 중국의 무역은 전적으로 육로인 조선을 경유하여야만 했고 이에 조선은 인삼, 담배, 건어물 등의 수출과 비단의 원료인 생사의 중개 무역으로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었다. 당시 중국이 은본위제를 실시했기 때문에 이러한 무역흑자는 은의 유입을 불러왔는데, 이렇게 벌어들인 은으로 조선은 동(銅)을 대거 수입하여 화폐를 주조하기 시작하였다.[5]

인조 대에 개성이나 평양 등지에서 화폐가 시험적으로 사용되었고, 17세기 중엽 김육의 노력으로 서울 인근에서도 화폐 통용이 시도되었으며, 1678년 상평통보가 법정 통화로 규정되었다. 그러나 청의 해금정책이 해제되고 일본에서는 국산품으로 수입생산품이 대체하게면서 중개무역은 시들해졌고 이에 18세기 들어서면 조선의 무역 수지가 비교적 나빠지다보니 은가가 오르고 동의 수입과 주조도 역시 감소하였다.

더불어 상평통보 도입 이후에도, 서양과 비견될 만한 수준의 화폐 유통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물론 화폐가 전국적으로 보급되면서 장시가 보다 흥성하고 상거래가 일반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화폐가 유통되지 않고 부의 축적 수단으로만 사용되어 디플레이션이 발발하는 전황이 나타나기도 했고, 이 경우 정부는 정책적으로 돈을 풀어 이를 해결하려 했지만 간혹 이로 인해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상평통보의 재료인 동은 늘 부족해서 동광 개발과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이 조선 후기 들어 더욱 활발해졌다. 뭐 이건 동시대 중국이나 일본도 마찬가지로 겪는 문제지만...

이렇듯 화폐 유통이 부진했던 것은 조선의 경제 체제는 자영농의 육성과 안정적인 농업 가정의 구성을 중심으로 한 폐쇄적 농경 사회였기 때문이다. 애초에 유교 이념의 지향점이 이것이었으니 이것은 차라리 당연한 일이었고, 전국의 장시 또한 기본적으로 자급자족적 사회에서 부족한 것을 간단한 상거래를 통해 보충하는 정도의 역할을 했다. 이 수준에서 상평통보 또한 그 역할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예를 들어, 상평통보에는 2문 이상의 가치를 가지는 통화가 통용되지 않았다[6]. 이는 높은 단위의 화폐 거래가 부진했음을 암시한다.

원나라가 망하면서 국제교역, 정부에서 발행한 지폐사용의 위험성을 경험했다. 원말기 교초의 과다발행으로 인한 가치 폭락 또한 원이 망하는 원인 중의 하나이다. 이 때문에 충분히 경험한 명과 조선은 자급자족을 통한 안정된 사회를 추구했고 화폐 경제와 교역에 대해 비우호적이었다.

4.2. 일본

일본의 경우 최초의 화폐로 주조된 것은 700년 경의 화동개칭(和同開珎,와도우카이친)이다. 이후 헤이안시대 동안 12회에 걸쳐 화폐가 주조되었지만, 실제로는 수도 인근에서 간단하게 사용되거나 발해 등의 외국에 선물로서 준 예만이 있을 뿐 실제 통용은 미진했다.

이후 일본에서 본격적인 화폐로서 사용된 것은 중국의 화폐였다. 가마쿠라 막부 직전에 권력을 잡았던 무인 다이라노 기요모리는 송전(宋錢)을 수입하여 유통시킨 바 있었고, 이후 중국과 일본의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15세기까지 송전과 원전(元錢), 명전(明錢) 등이 활발히 유통되었다. 물론 이것은 일본 중앙 정부의 힘이 약했던 상황에 근거한 것이고 정부에서 일본만의 화폐를 찍어내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센고쿠 시대에 들어가면서 각지의 다이묘들이 대두되어 화폐 경제에 단절이 생기게 되고 중국에서도 명이 혼란기를 맞아 해금령을 내리는 등 명전 유입이 곤란해졌다. 이에 질 낮은 화폐가 많이 돌게 되자 처음에는 악전(惡錢)을 감정하는 직업이 생기기도 했지만, 후에 가면 일본 동부에서는 은이, 일본 서부에서는 금이 화폐로 활발히 유통되었다. 하지만 후에는 경제의 성장에 비해 금, 은 생산량에 한계가 있어 쌀이 화폐로 보다 득세하게 되는데, 이것이 후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고쿠다카(石高) 제도로 이어지게 된다.

에도 막부 시대에는 금, 은, 동전, 지전 등이 화폐로 유통되었는데, 금속 화폐에는 지역마다 통용의 정도와 가치에 차이가 있어 이를 바꾸어주는 환전상 등이 성업하였던 한편, 각지에서 은광과 금광의 개발이 활발했다. 그러나 후기에 들어가면 중국 무역에서 적자를 보는 등의 이유로 화폐 유통에서 정체 현상이 일어났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수입 대체용품을 마련하고 화폐 사용을 억제했던 교호 개혁, 혹은 광산의 개발과 수출품의 확보 등을 추진했던 다누마 개혁 등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다만 에도 막부의 화폐 정책도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농업 사회를 구성하기 위한 것이었음은 짚을 필요가 있다. 대외 교역의 성행과 조닌(町人) 계급의 성장 등으로 상업이 확실히 조선보다 성행하기는 했지만, 중앙 정부의 목적은 수출을 통해 경제를 지탱하기보다는 전반적인 농업 사회에 자급자족적 질서를 만족시키고 오히려 지나친 상업의 성행을 억제하는 덕정(德政, 도쿠세이)을 목적으로 했다.

메이지 유신 이후에는 돈을 서구 열강과 같이 지폐로 바꾸었고, 이것이 근현대 화폐사로 이르게 된다.

5. 재질과 성분

지폐 문서 참조.

사람들이 돈 모으기 좋아하는 짠돌이들에게 가끔 '돈독 오른다'는 소리를 한다. 이는 돈이 사람의 욕심을 자극하니까 자제하라는 소리지만 실제로도 돈에 독이 있기는 하다. 실물 주화지폐는 완전히 새것이 아니면 세균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통용되는 미국 달러화의 90% 이상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된다고. 이는 코카인 흡입 빨대로 주로 사용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그런 데에 쓰라고 만든 화폐가 아닐 텐데?

6. 화폐 수집

화폐 수집참고.

우표와 마찬가지로 화폐도 수집대상에 포함되며 세계적으로 상당한 수집가들을 볼 수 있다. 화폐수집의 역사는 고대 로마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 당시에도 율리우스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등 당시 권력가들이 발행한 기념화폐들을 전문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훗날 지폐가 발행되기 시작하자 이 지폐도 수집대상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화폐수집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주화의 경우 희귀성과 발행년도, 보관상태가 있으며 지폐의 경우 일련번호(111111 같이 연속된 일련번호를 가진 돈은 특히 귀하다)와 디자인이 있다. 특히 견양권이나 인쇄당시 문제가 있는 화폐의 경우 희귀종으로 더더욱 큰 가치를 가진다. 화폐수집가들 중에는 자신의 컬렉션을 수집하는 것뿐만 아니라, 당시의 물가나 경제상황, 지폐발행의 배경 등 지식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많다.

가끔 화제의 돈도 나오는데, 그중 한 가지 예를 들자면 1979년에 발행된 북한돈이다. 일련번호가 ㅁㅍ 666666인데, 앞의 ㅁㅍ은 마표(...)의 약자라고 현재 저 돈을 소유하고 있는 화폐수집상의 말에 따르면, 이 돈이 팔린 이후 이걸 산 사람이 "불길한 일이 일어났다."며 다시 되판 게 3번째라고 한다(...)

7. 화폐의 소멸

돈이라고 해서 영원할 수는 없다. 물론 조폐국 같은 곳에서는 범용성을 염두에 두고 화폐의 디자인을 만들지만, 옛날에는 '그냥 옛날하고 다르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기껏 다 만들어서 시민들에게 유통시켰는데 결과가 시원찮아서 도로 회수되거나 심지어 폐기되는 경우도 있다. 혹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화폐가 가치를 잃기도 한다. 여기서는 그러한 사례들에 대해 나열하도록 한다.

  • 프랑스 혁명기에는 토지본위제인 '아시냐'라는 지폐가 유통되고 있었다. 그런데 혁명정부가 너무 많이 찍어낸 탓에, 혁명이 끝나자 전부 긁어모아서 불태웠다.
  • 우리나라에서는 1961년 5월, 지폐 중 일부에 일반인 어머니와 아들이 그려진 도안을 사용한 지폐가 발행됐지만 5.16 군사정변에 이은 동년 6월 10일의 제3차 화폐개혁으로 통용된 지 한 달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비운의 지폐가 있는데, 역시 그 희소성으로 수집가들 사이에선 고가로 거래된다.
  •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라 화폐의 사용빈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스웨덴에서는 일정금액 이상의 현금결제가 금지되었으며 덴마크에서는 중앙은행에서 화폐발행을 중단하게 되었다. 이제 실물 화폐는 역사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 미국에는 1달러 주화가 있다. 그런데 크고, 무겁고, 1달러 주화를 취급하는 자판기가 꽤 드문 편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주화보다 지폐를 선호하게 되어 매우 제한된 용도로만 쓰이고 있다. 받기도 꺼려하고 주기도 꺼려하며, 외화로 환전 시 수수료가 왕창 붙는 아주 귀찮은 존재로 전락해 버린 것. 수정 전 이 문서에 적혀있던 앤소니 코인#이 그중 하나. 요즘에는 아예 1달러만 나오는 동전 교환기도 더러 있어서 그나마 자주보이는 편. 마찬가지로 50센트 주화도 있는데, 이건 1달러 주화보다 취급이 더 좋지 않아 미국 생활을 오래 해도 한 번 구경하기 힘들 정도. 다만 그 희귀성 때문에 콜렉팅에선 꽤 높게 쳐준다.

8. 종류

8.1. 긴급 화폐

말 그대로 긴급한 상황 중에 발행하는 화폐. 일반적인 화폐와 다른 것이 뭐냐면 위급 상황에 급하게 지원품을 마련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는 20세기 중후반까지 이어졌지만[7] 21세기에 들어서는 이렇다할 사례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동전 형태라면 금동상을 녹이거나, 은식기와 은접시를 잘라서 거기에 낙인을 찍어 만드는 등 말 그대로 급조한 것이고, 지폐 형태라면 옷이나 천막을 만들기 위한 질긴 천이나 그냥 종이, 아니면 잡목펄프로 대충 만든 종이에 찍는다. 군표와의 차이점은 대등한 국가 간의 거래에서도 사용되어야 하므로 조악할 망정 실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8.2. 토지 화폐

토지 화폐는 국가 소유의 토지를 담보로 하여 화폐를 발행하는 것이다. 일종의 토지 증권을 화폐로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신용 화폐나 다름없으나 명목상 토지라는 담보를 설정해둔다는 점이 다르다.

프랑스 혁명기의 아시냐 지폐,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렌텐마르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8.3. 대체 화폐

교도소, 군대, 학교 정신병원 등의 흡연자가 많고 폐쇄된 환경에서는 담배가 화폐로서 활약하는 사례도 볼 수 있다. 전방 황금마차가 다니는 곳은 과자 농담이 아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처럼 적국의 위폐발행 등의 이유로 의식주가 모두 힘들었던 시기는 옛날처럼 이나 보리같은 곡물, 음식이나 , 담배화폐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흡연자는 피울지, 돈으로 쓸지 딜레마에 빠진다 북한, 특히 개성공단 관련자들이 초코파이를 대체 화폐로 이용한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사례.

한국의 사례로, 지폐사용이 확실히 정착된 60년대에도 미작 농업에 종사하는 농촌 거주자들은 추수한 쌀을 보관해두었다가 돈이 필요해지면 쌀을 들고 시장에 나가서 돈을 사오겠다라며 정말로 돈을 사왔다. 농촌 경제에서는 그만큼 주식곡물인 쌀이 돈과 동등한 가치척도이자 교환수단으로 사용되었고 세금이나 공과금 납부 등 현찰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돈이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는 것. 이 때문에 가끔 돈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돈을 사온다는 개념이 사용된 것이다[8] 이 당시의 농촌 마을에서는 물건을 구입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때 굳이 '맞돈'을 내기보다는 필요한 걸 가져다 쓰다가 한꺼번에 값을 치루는 경우도 많았음을 생각한다면 물물교환 경제, 화폐경제, 신용경제가 마을 단위에서 공존했다는 주장 역시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21세기가 된 현재까지도 협동조합이 발달하지 않은 농촌이나 중심과 일정수준 이상으로 고립된 오지에서 발견된다.

픽션이나 역사적 사건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는 나타난다.

8.3.1. 매체에서의 대체화폐

  • 디아블로 2에서는 너무 가치가 없는 골드를 대신해서 조던링이 대체 화폐로 쓰였다. 하지만 막판에는 조던링도 복사파동 등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바람에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1인벤 2인벤 하는 식으로 거래되기도. 이후 버그링[9], 매참, 독참, 굴 룬(래더) 등 특정 아이템들로 주력 화폐가 자주 대체되었다.
  • 사보추어(게임) 에서는 실효성을 잃은 프랑스 프랑이나 무한정으로 사용함으로써 화폐로써의 의미가 크지 않은 독일 마르크(혹은 군표) 대신 온갖 종류의 밀수품이 화폐로 사용되었다.
  • 메트로 2033에서는 탄환(AK-74용 5.45mm탄)이 실제 기능뿐 아니라 화폐로도 전용된다. 이는 생존주의자들이 '탄환경제Ballistic wampum'[10]라고 부르는 극한상황의 대체화폐구조 중 하나이다. 실제로 유고 내전보스니아 지역에서 실탄이 화폐처럼 사용된 사례가 있다.

  • 넥슨의 카스온라인에서도 작업방 등으로 게임내의 화폐인 포인트의 가치가 심각하게 떨어지자 이후 유저 간의 거래가 가능한 경매 이벤트 때는 단순히 빙고용 점수였던 마일리지가 대체화페로써 쓰였다.
  • 한국전쟁 이후 사실상 미군의 원조경제에 의존해야 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통조림 식품과 같은 것이 화폐 대용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없다'에서 파울 보이머가 점령지의 사람들과 거래할 때 필요했던 것은 담배나 군용 빵, 통조림 등이었다.
  •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서 이반 데니소비치는 노동력이나 작은 도구, 품앗이, 물물교환 등을 대가로 해서 담배, 소시지, 등 이런저런 보상을 얻는다.
  • 폴아웃 시리즈에서는 미국 전역에서 유행 했던 누카콜라 병뚜껑이 캡이라는 이름으로 쓰인다. 한정된 수량에 콜라 생산 공장의 제조기기가 아닌 이상 위조도 힘들어 서부 동부 가릴 거 없이 미국 전역에서 통용되는 모양. 문명화된 NCR에서 NCR 달러를 발행하여 쓰도록 권장했지만 BOS에게 중앙 금고가 통째로 폭파당해 가치가 똥값이 되어 여전히 캡을 선호한다.

8.4. 대안화폐

해당 문서 참조

8.5. 암호화폐

해당 문서 참조

8.6. 교환 용도 이외의 화폐

8.6.1. 완구용 화폐

말 그대로 놀이 용도로 제작된 화폐. 은행놀이 용도로 제작된 일명 '어린이은행' 화폐가 바로 이 화폐이며, 부루마불 화폐도 여기에 속한다. 어린이은행 화폐는 대한민국 원 통용화폐와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지는데 당연히 완전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질 리는 없다. 크기도 작고 어차피 놀이용이기 때문에 재질도 지폐는 그냥 평범한 종이, 주화는 두꺼운 종이 또는 플라스틱. 실제 화폐로서의 사용은 당연히 불가. 어린이은행 주화는 자판기에 넣어도 인식 불가. 그런데, 유희왕 동전이 500원짜리와 크기가 거의 같아서, 간간히 500원짜리와 섞여서 유통되기도 한다. 게시물보기

8.6.2. 소품용 화폐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쓰는 지폐나 주화 등을 말한다. 특히 지폐가 많이 만들어지는데, 돈이 가득 들어 있는 007 가방이나 돈다발이 나오는 장면, 돈 뿌리는 장면같이 지폐가 많이 필요한 장면에 쓰인다. 이 화폐에는 소품용임을 알 수 있는 표시를 해야 하며, 실제 화폐와 크기가 같아서도 안 된다. 또한 외부로 유출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한번 만들어진 화폐는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빌려 쓰기도 한다.

8.6.3. 부적 화폐

한국에는 엽전 말고도 "별전"이라고 하여 특수한 형태의 동전(물론 상품 가치는 없다)이 있었고[11], 고대 중국에는 엽전이 모여 이루어진 동전 칼 부적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유명한 건 역시 "행운의 동전(포츈 코인)". 도박용이든, 전쟁용이든 여러가지 경우에 효험이 있다는 믿음이 있다. 특히 영국에는 성 조지가 그려진 동전을 가지고 있으면 총알을 맞지 않는다는 미신이 있었으며 실제로 어떤 병사는 총알이 그 동전에 맞고 비껴나가 살기도 했다. 지금도 장신구 판매점이나 불교상에서는 이런 용도로 만들어진 엽전/지폐 모양 장식물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8.6.3.1. 지전

사후 노잣돈. 장례를 치를 때 죽은 사람이 저승으로 잘 갈 수 있게끔 시신과 함께 돈을 같이 장례하는 풍습이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과거부터 있다. 하지만 실제 화폐를 훼손하는 것이 아무래도 대가가 큰 관계로 이를 위한 가짜 돈을 불태우거나 같이 매립한다. 페르시아 시대에는 매장된 사람의 입에서 "오볼"이라는 동전이 발견된 적이 있고 중국에서는 글자 그대로의 지옥 은행에서 발행한 "지옥 지폐(Hell Bank Note, 시가 500만 위안(…))"를 같이 태웠다. 보통은 엽전과 비슷하게 만든 누런색/흰색 종이를 태우는데 이는 각각 금전/은전을 상징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이 죽었을 때 입에 쌀 한줌을 넣거나 금반지, 엽전 등을 손에 쥐어주거나 같이 묻었으며, 지역에 따라 돈다발 비슷하게 만든 금전/은전이라는 종이 공예품을 굿할 때 태우기도 한다. 지금도 이런 돈은 쉽게 볼 수 있는데 불교상에 가면 제사용품으로 쓰는 가짜 지폐를 팔고 있다. 보통 겉에 염라대왕이나 지장보살을 그려넣고 "지옥은행(혹은 극락은행) 000관"식으로 씌여 있으며 천도재나 망자해원굿, 예수재 시에 무더기로 사다 태운다.

8.6.4. 모조 화폐

화폐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물건. 넓은 의미로 보면 위조 화폐도 모조 화폐에 속하지만 좁은 의미로 보면 위조 화폐가 아닌 모조 화폐만을 가리키기도 한다. 위조 화폐는 당연히 불법이지만 모조 화폐는 법으로 정한 기준을 지키면 합법이다. 대한민국의 경우[12] 모조 화폐는 교육, 연구, 보도, 재판 등 제한적인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지폐는 면적을 실제 지폐의 50%(75%) 이하 혹은 200%(150%) 이상[13]으로 만들되 가로와 세로의 비율을 실제 지폐와 동일하게 만들어야 하고 동전은 종이·직물·플라스틱 등 금속을 제외한 재질[14]로 실제 주화와 중량을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현행권과 확연히 다른 디자인이면 위 모든 사항을 무시해도 무관하다.[15] 상세안내기사 해외 통화 기준에서는 현행권과 크기가 같아도 견본 마크를 크게 찍거나 한쪽면만 인쇄한 경우 등으로 허용되기도 한다.

9. 관련 용어

10. 각국의 화폐단위

  • 실존, 가공의 화폐를 보시려면 화폐/목록을 이용해 주세요.
  • 전 세계에서 2012년 현재 통용되는 화폐단위는 ISO 4217 문서로.

11. 돈과 관련된 명언&명대사

  • "돈은 가장 좋은 하인이자 가장 나쁜 주인이다."
  • "꼭 필요하진 않지만 많을수록 좋다"
  • "금(돈)은 둘도 없는 보물이다. 금(돈)을 소유한 자는 세상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심지어 영혼들을 천국에 보내는 일도 도와줄 수 있다." -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 "돈이란 바닷물과 같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난다."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 "돈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은 바다와 같아서 양심도 명예도 그것에 빠지고 나면 다시는 떠오르지 않는다." - 벤자민 프랭클린
  • "돈은 영혼이다. 우리가 우리의 혼을 살찌우는 데에 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돈을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우리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 로버트슨 데이비스


  1. [1] 더 값싼 금속을 써서 무게를 맞추는 것도 가능할 수는 있긴 하다. 아르키메데스가 히에론 왕의 왕관이 정말 순금인지 알아내기 위해 밀도를 측정한 유레카 일화가 유명하다.
  2. [2] 애덤스미스 저, 유인호 옮김. (2015). 국부론. 동서문화사 서울. p.36-40
  3. [3] 고조선의 범금8조에 보면 '남을 다치게 한 자는 곡식으로 갚는다', '도둑질을 한 자는 종이 되거나 50만 전을 내야 한다'는 기록이 있어 이를 근거로 학계에서 추정하고 있다.
  4. [출처] 4.1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3권, KBS HD 역사스페셜
  5. [5] 오두환, <한국근대화폐사>
  6. [6] 5문, 10문권은 정부에서 내려보낸 견본품으로만 남아 있다. 2문을 넘는 화폐가 있긴 한데 흥선 대원군 시절의 당백전... 이후 고종 때는 당오전이 통용되었지만, 실제 가치는 상평통보의 2배 정도에 불과했다고 한다.
  7. [7] 가장 최근 사례는 2001년경 이라크 전쟁 당시의 이라크인데 당국에선 이것도 일단 통화로 취급했기에 베트남 전쟁때의 것을 사례로 든다.
  8. [8] 이 영향으로 도시에서도 곡식에 대해서는 '사다'와 '팔다'란 단어를 반대로 사용하는 어른들도 있다.
  9. [9] 1.09버전에는 건재하다가 1.10패치와 함께 러스트스톰 이후 서버 통틀어 전체 다 사라졌다
  10. [10] 왐펌은 원래 다른 의미의 단어였으나 현재는 물물교환 경제를 이르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11. [11] 이 경우 기념화폐의 셩격도 갖고 있다.
  12. [12] 라고 해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적용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13. [13] 괄호안은 인쇄물에 올릴 경우. 그러니 가로와 세로의 길이는 √0.5배(약 0.7배) 이하 또는 √2배(약 1.4배) 이상으로 하면 된다.
  14. [14] 금속으로 유사/모조동전를 만들 경우엔 한국은행으로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한다. 단, 현행동전과 유사하지 않은 기념메달(액면이 표기되지 않은 동전류) 같은 경우는 해당사항이 없다.
  15. [15] 대표적으로 마술연습용 지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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