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런틴

1. Quarantine
2. 미국의 게임텍이라는 회사에서 1994년에 발매한 게임
4. 영화 REC의 헐리우드 리메이크작

1. Quarantine

격리, 검역을 뜻하는 영어 단어. 흑사병으로 승객을 40일간 항구에 억류했던 시절의 이탈리아어 '40'에 유래.

2. 미국의 게임텍이라는 회사에서 1994년에 발매한 게임

Freeman's Mind로 유명한 로스 스콧의 리뷰.

한국에는 '둠택시'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택시를 타고 다니며 자기를 공격하는 사람들을 총이나 톱으로 쏴 죽이는 등 상당한 자유도를 자랑한다. 그래서 게임스팟의 어떤 리뷰어는 'GTA의 할아버지뻘'이라는 찬사를 보냈을 정도.

하지만 이 게임의 진짜 목적은 이 게임의 무대가 되는 '케모 시티'(Kemo City)라는 이름의 썩어빠진 도시를 탈출하는 것으로, 중간에 사람들을 만나서 태워 주거나 퀘스트를 수행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패스워드를 받는다. 그리고 그 패스워드를 가지고 탈출구(...)로 가서 입력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진행할 수 있다.

케모 시티의 차량은 타이어가 없는 일종의 호버크래프트로 그래서 주인공의 차량은 제한적인 점프가 가능하고 또 도로에 충전 코일이라도 깔려있는건지 도로를 벗어나면 내장된 배터리가 줄어든다. 내장 배터리가 0이 되면 차량의 내구도가 매초 줄어든다. 다시 도로로 들어가면 재충전된다. 주인공이 차에서 내리는 건 불가능하고 지도상에 표시되는 정비소나 무기점 등에서 차량을 수리하거나 장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당시 그래픽 기술의 한계로[1] 맵에 높이가 구현돼있지 않다.

무기가 없더라도 다른 차량을 들이받아 파괴할 수 있으며 자신의 내구도도 일부 희생하지만 적 차량은 주인공의 택시보다 내구성이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에 오로지 들이받기만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총알값이 수리비보다 싸기 때문에 무기를 사용하는 게 당연히 이득이지만 이게 또 맘놓고 쏴댈 정도로 넉넉하게 들고 다니질 못하는지라 잔챙이 처리할 때는 조금 고민되게 만든다. 차량에 기본 장착된 기관포는 연사력과 위력 모두 후달리지만 총알만은 넉넉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어서 보통 부비트랩 제거용으로 사용한다. 아예 이런 용도로 쓰라고 그런 건지 기관포 발사 버튼과 주무기 발사 버튼은 다른 키에 매핑돼있다. 동시에 사격하는 것도 가능. 위력이 후달린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주무기의 화력을 어느 정도 보강해준다.

주무기는 다양하게 장착할 수 있으며 무기 변경 키를 눌러 전환이 가능하다. 보통 개틀링포를 선호하며 다른 무기는 가성비가 영 좋지 않아서 버려진다. 거의 룩간지용 익스테리어 파츠 취급. 주무기는 한 번에 하나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근접무기따위 들고다녀봤자 써 볼 기회는 거의 없다. 게틀링 말고 그나마 쓸만한 건 로켓 런쳐이지만 로켓 수도 부족하고 명중률도 영 나쁘기 때문에 결국 개틀링이 갑.

내비게이션이 내장돼있긴 하지만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와 방향만 표시되는 원시적인 물건이라 별로 믿을 만하진 않다. 막다른 길이 있어도 우회로를 알려주지 않는다. 다만 맵 크기가 대체로 작은 편이고 도로도 비교적 단순하게 깔려 있기 때문에 화살표만 적당히 따라가면 대체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긴 하다.

영어를 못 읽으면 게임을 클리어할 수가 없다. 대부분의 미션은 손님을 태워서 목적지까지 가는 거지만 가끔 폭파 미션이나 강에 물고기를 풀어달라는 등의 특수 임무가 주어진다. 별다른 설명 없이 승객의 대사만으로 미션을 파악해야 하므로 영어가 필수. 정 영어가 딸리면 뒷좌석에 타고 있는 게 사람인지 물건인지 살펴보고 물건이면 목적지에 가서 던져버리기(Eject 키)를 하면 웬만하면 통과한다.

손님을 제한시간 안에 데리고 가야 제대로 요금을 내고 만약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경우에는 매초 돈이 깎여나가 최종적으로 0이 된다. 손님이 타고 있는 동안에는 다른 손님이 타지 않으므로 손해가 날 것 같으면 던져버리기(Eject)버튼을 눌러서 손님을 사출(!)시켜버리자. 사출당한 손님은 얄짤없이 사망. 다만 이 동네가 원래 이런 동네라 그런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도대체 저 손님들이 어떻게 그 나이까지 살아있을 수 있는지는 미스터리. 다만 자꾸 손님을 던져버릇하면 특수 미션이 잘 안들어오므로 클리어 시간이 지체된다.

그리고 PC판 한정으로 각 레벨을 클리어할 수 있는 패스워드를 승객이 대사문으로 알려주는데 이걸 외우던지 어디 적어둬야 한다. 패스워드를 잊어버리면 영영 그 레벨은 통과 불가. 단 이 패스워드는 고정이기 때문에 전체 레벨의 패스워드를 이미 알고 있는 경우 게임 시작하자마자 Exit로 직행해 패스워드만 입력하면 엔딩까지 빠르게 갈 수 있다. 단 인터넷상에 도는 글의 경우 패스워드가 잘못되어 있다...

PC판 초기 버전에는 버그가 있는데, 돈을 32767달러 이상 쌓아놓고 있으면 오버플로를 일으켜 -32768달러가 돼버린다. 근데 이 버그가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차량 내구도 관리에 신경쓰면서 손님 좀 나르다 보면 금방 그 빚(?)을 청산해버리니 게임을 접어야 할 정도로 치명적인 버그는 아닌 셈. 물론 돈이 음수인 동안에는 차량을 수리할 수 없으니 내구도 관리에 신경써줘야 한다. 근데 솔직히 2스테이지가 아닌 이상은 아무리 얌전히 다니려고 해도 사방에서 적들이 공격을 해대기 때문에 거의 끝났다고 봐야 한다.

2스테이지가 개방형 맵이라 돈벌기가 쉬우니 여기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건 죄다 업그레이드하고 진행하면 나머지 스테이지가 쉬워진다. 손님들이 돈을 몇 천 달러씩이나 주기 때문에 돈버그에 유의해서 플레이할것.

세가 새턴, 3DO,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이식되었으며 일본에는 '하드락 캡'(Hard Rock Cab)/'데스 스로틀'(Death Throtle)이라는 제목으로 발매되었다.

후속작으로 그림체를 툰 스타일로 바꾼 <쿼런틴 2 : 로드 워리어>가 있으나 2편은 1편에 비하면 그리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여담으로 주인공의 이름은 드레이크 엣지워터(Drake Edgewater). 오프닝과 엔딩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인디오 계통으로 보인다.

게임 실행 파일 뒤에 -cheater -invince를 입력하면 무적 상태가 된다. 적들의 인공 지능이 꽤 짜증나기 때문에 총알값과 수리비 절약에 좋다.[2]

3. 그렉 이건하드 SF 소설

국내에서는 행복한 책읽기에서 번역했다. 옮긴이는 김상훈. 양자역학을 메인 테마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부터 머리 아플 조짐이 농후하다. 제목은 1번의 '격리'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드한 사변론적 SF로 유명한 그렉 이건이지만, 국내에 번역된 장편은 쿼런틴이 유일하다. 단편은 몇 개 있지만...전반적으로 굉장히 골치아픈 류의 소설을 쓰기 때문인 걸로 보인다. 사실 쿼런틴은 그렉 이건이 쓴 소설 중에서는 이해하기 쉽다. 머리 아프고 싶으면 Permutation City 같은 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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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2030년대의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현상으로 인해 태양계 전체를 정체불명의 사건의 지평선 같은 장막이 둘러싸는 바람에 태양계가 외부 우주와 격리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밤하늘에서 태양계 외부의 별들이 모두 사라져버리는 사태가 발생하자 전 세계는 혼란에 빠지지만[3] 그 이상의 재앙은 발생하지 않은 채 30년의 세월이 흐르게 된다.

2060년대, 평범한 사립탐정이었던 주인공은 뇌성마비 환자가 보안시설로 중무장된 수용시설을 불가사의하게 탈출한 사건을 조사하던 끝에 이 격리막을 치게 된 원인인즉슨, 인류에게는 어떠한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진화과정에서 중첩된 여러 파동함수를 한 가지로 수축시키는 능력이 있었으며, 그로 인해 인류의 눈길이 닿은 별들이 한 가지로 고정되어 버리는 바람에 외계인들이 "이러다 다 죽겠다 이놈들아!" 라는 생각에 더 이상 인류가 그를 관측하지 못하게끔 막아놓은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앞서의 그 환자를 연구하여 인류에게 중첩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인정하게끔 하는 프로그램이 바이러스 형태로 개발되나, 온갖 가능성들이 중첩된 끝에 하필이면 그 바이러스가 아웃브레이크를 일으키는 사태가 현실로 되어 버린다. 어찌저찌해서 주인공이 머물고 있던 도시 정도에 그 변화는 국한되지만, 서술되는 풍경을 보자면 초현실의 극치......

작중의 사회에서는 뇌의 뉴런에 심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레트로 바이러스의 형태로 널리 판매되고 있는데 작중에서 프로그램 이름은 볼드체로 표현되며 뒤에 가격이 함께 표시된다.

한편, 이 소설의 주요 무대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홍콩의 정치에 간섭하는 것에 저항하던 홍콩인들이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에 망명을 와서 세운 '뉴 홍콩'이라는 도시인데, 이 도시의 건설에 한국이 큰 경제적 지원을 했다고 한다. 한국이 뉴 홍콩을 지원한 이유는 경제발전 덕에 생긴 잉여자산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뛰어난 하드 SF 소설을 꼽을 때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도전의식을 불태우게도 하고 머리 아프게도 하지만 의의가 깊고 한 번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다만 양자역학에 대해서 아는 게 없을 경우에는 '와, 내가 이런 걸 다 읽고 있어' 하는 자기긍정까지 얻을 수 있다. 그래도 어렵기는 어려운지 네이버에 있는 이 책의 리뷰들에는 꼭 양자역학에 관한 설명이 들어가 있다.

다만 이 책만 읽고 양자역학에 대해서 뭔가 알았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잘못된 인상을 받기도 딱 좋은데, 이 책은 묘사 자체는 하드하지만 양자역학에서의 관측의 의미에 대한 혼란을 줄 수도 있고[4], 최근 유행하는 양자신비주의적인 관점과도 맞닿는 면이 있어서 주의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물론 로저 펜로즈같은 유명인사부터 디팩 초프라 같은 유사과학자에 이르기까지 뇌가 양자역학적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은 꽤 오래된 것이며, 심지어 초프라의 경우엔 인간의 마음에 따라 DNA 등이 양자역학적 결정성을 가진다고까지 주장하지만, 주류적 입장은 전혀 아니올시다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인간의 눈에 의한 관찰이 어떤 양자역학적 계의 상호작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황당무계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뇌와 양자역학을 연관시키려는 시도에 대한 반박은 이 링크의 내용을 참고

결정론, 다세계 이론 등 양자역학의 속성에 대한 수많은 형이상학적 해석들 사이에서 사변론적, 휴머니즘적 주제를 끌어오는 작가의 구성력은 훌륭하지만 해당 물리학 이론에 대해서는 아주 간략한 입문서 이상의 기대를 하지는 않는 것이 좋다. 실상 이 작품은 관련 물리학 이론을 접했을 때 생각해볼 수 있는 인과율, 결정론 등의 형이상학과 인간은 기계적인가 아닌가에 대한 이야기 등, 여러 인문학적 질문들을 재구성하는 쪽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는 대부분의 사변론적 SF 소설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4. 영화 REC의 헐리우드 리메이크작

2008년에 개봉하였다. 원작 REC와 거의 똑같아서 정말로 사용 언어만 바꾼 수준으로 비슷하게 진행된다. 물론 조금씩 다른 부분은 있다. 원작에선 왜 아파트를 못 빠져나가고 저러는거야! 하면서 답답하지만 쿼런틴에선 건물 밖으로 도망가는 아파트 주민이 경찰의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이 나오는 식.[5] 참고로 주연배우가 제니퍼 카펜터[6].

2011년엔 쿼런틴 2 : 터미널이란 영화가 나왔다. REC 2와는 상관없고 쿼런틴의 후속작인 느낌으로 나왔는데, 단 1인칭으로 진행되지 않고 좀 저예산티가 난다.


  1. [1] 비슷한 시기에 이 출시되긴 했지만 이드 소프트웨어가 당시 3D그래픽 기술의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2. [2] 다만, 적과 부딪히기 전에 컨트롤키/알트키/F7키를 동시에 눌러야 한다.
  3. [3] 재미있게도 소설의 주인공인 사립탐정은 어린 나이에 별들이 사라지는 상황을 목격했지만, 그의 부모가 철저한 무신론자여서 주인공에게 무신론을 철저히 주입시킨 덕에 혼란에 빠진 나머지 이성을 잃고 사이비 종교 같은 데 빠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4. [4] 최근의 실험에서는, 관측 및 관찰자를 배제한 상태에서도 결풀림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더더욱 한물 간 관점일 수도 있다
  5. [5] 말이 되는 설정이기에 반영되서인진 몰라도, 원작 스토리의 바로 직후-약 1~2시간 뒤로 보인다-를 다루는 후속작인 REC 2에선 창가에 접근하자 경찰 저격수들이 총격을 퍼부어댄다.
  6. [6] 덱스터(드라마)데브라 모건역으로 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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