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병

국제질병분류기호
(ICD-10)

E 51.1

진료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관련증상

손발이 저리다, 감각이 없다,
호흡장애, 무감각증, 부종,
근육통, 식욕 부진

관련질병

구루병

1. 개요
2. 원인을 찾기까지
3. 발병 기전
4. 치료
5. 현대
6. 기타
7. 각종 미디어에서의 등장
7.1. 서브컬처계에서의 등장
7.2. 영화에서의 등장

1. 개요

脚氣病 / Beriberi

스리랑카 원주민어로 '할 수 없어. 할 수 없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여러 증상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다리를 쓰지 못 하게 된다. 통곡류(현미, 통밀 등), 맥주효모, 콩류, 감자류, 돼지고기, 간, 삼치, 넙치, 견과류, 아스파라거스 등 비타민B1이 들어있는 식품을 매일 섭취하는 것으로 치료한다. 비타민B1은 거의 몸에 저장되지 않으므로 매일 섭취해야한다. 가공식품에 의존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종합영양제를 먹도록 한다.

비타민 B 복합체중 하나인 티아민(비타민B1)이 결핍되며 나타나는 결핍증으로 19세기 이전에 을 주식으로 삼던 동아시아 지방에서 주로 발병되었다. 비타민B1은 류, 감자, 곡물의 씨눈이나 돼지고기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쌀을 도정해 백미로 만드는 과정에서 이 씨눈이 떨어져 나가므로 도정된 백미만 먹거나, 위절제 수술 등으로 오랜기간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한 경우 비타민 B1이 부족해져 발병하게 된다.

문제는 매 끼니가 쌀밥 1종류인 경우가 대다수며, 경우에 따라서는 돈이 없어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돼지고기 같은 것을 더 먹을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다.[1] 그래서 뭔가 끼니를 때우긴 하는데 몸이 망가지는 무서운 병으로 알려지게 된다.

티아민은 세포 내의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조효소의 구성성분이며, 하루 필요량은 1mg~2mg이다. 근데 이놈은 체내 축적이 별로 안 돼서 매일 꾸준히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주요 증상으로는 무기력증, 수전증, 부종, 신경염 등이 있으며, 치료하지 않을 경우 증세가 악화되다 사망할 수 있다.

2. 원인을 찾기까지

돼지고기감자의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서구권의 경우 동아시아의 경우보다 발병하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한다. 그래도 동아시아 각국의 전통 의학에서는 경험적인 지식에 의해 흰쌀만 먹지 말고 현미메밀 등의 잡곡, 특히 도정되지 않은 곡물을 먹으면 낫는다 카더라 같은 치료법이 전해졌다. 도정되지 않은 곡물의 씨눈은 비타민 B1을 비롯한 각종 비타민과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실제로 각기병에 특효였다. 그래서 부자병이란 말이 있었던 것.[2] 그러나 비타민이 발견되기 전인 19세기 서구 의학에서는 서구권에서는 찾기 힘든 이 질병이 병원균에 의한 것인지 식중독인지 풍토병인지 논쟁이 많았다고 한다. 결론은 셋 다 틀렸다. 비타민 결핍증이 이 병의 정체였으니까....

19세기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군의 경우 많은 각기병 환자를 냈다. 주로 장거리 항해를 나선 일본 해군 함선에서 빈발했고, 일본군이나 일본 정부에서는 이를 치료할 방안을 찾지 못해 고생했다. 전통의학에서 경험적 지식에서 나온 처방인 "잡곡을 먹는다"는 방법은 서구 과학이 아니라고 무시되었다. 안습한 점은 에도 지역에서 백미를 많이 먹다 각기병에 걸리는 일이 많아 에도병이라 불리기도 했는데, 도정되지 않아 각종 비타민이 풍부한 메밀로 만든 소바를 먹으면 각기가 치료된다는 경험적인 처방까지 있었는데 무시했다는 것. 또한, 에도병이라 불리는 데서 알 수 있듯, 당시 기준으로 약간 살만 해서 백미는 그럭저럭 먹는데 반찬류가 부실한 식사를 하는, 재산 수준이 어정쩡하게 많은 집안에서 빈번한 일종의 사치병으로 여겨졌다. 육식금지해놓고는 자기들은 약고기라며 소돼지처먹던 각종 반찬류를 골고루 먹는 상류층은 물론, 돈 없어 싼 잡곡만 먹던 하류층이 되려 이 병에 걸리는 경우가 드물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유학을 다녀온 해군 군의관인 다카기 가네히로가 각기병의 해결을 위해 면밀히 조사한다. 그리고 장교의 경우 발병이 드물고 사병의 경우 발병이 빈번했으며 이 두 집단간의 차이가 식단에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이에 다카기가 영양분 결핍설을 세우고 도입한 식단은 여러 식재료를 고루고루 먹는데다 비타민 B가 풍부한 보리와 잡곡, 육류까지 혼합된 건강식이라 각기병에 특효였다. 사실 이 시기는 비타민의 존재가 발견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다카기는 단백질 등이 모자란 식단이 문제라 판단했고 해군에 서양 요리를 도입하려는 방향으로 나갔다. 소 뒷걸음질치다 쥐 잡는 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양식에서 먹는 육류나 에 비타민 B군이 풍부했으므로 각기병에 특효였다. 그리고 다카기의 설은 일본 해군성에서도 받아들여져 식단과 부식비 지급기준이 개편되었다. 예전에 쌀만 지급하고 반찬 사먹으라고 부식비를 지급하던 방식은 사병의 경우 부식비가 다양한 반찬을 사먹기에 부족했고 그나마도 아껴 다른 데 쓰는 일[3][4]이 많아서 결국 맨 쌀밥만 먹는 경우가 많아 각기병을 유발했으므로, 폐지하고 부식을 전부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이 채택되었다. 그리고 1884년 원양 항해에 나선 연습함 츠쿠바에서 빵과 양식을 포함한 식단 개선 실험을 하고, 이는 장기간의 항해에서도 사망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은 성공적인 결과를 낳아 일본 해군은 식단을 혼분식+양식 체계로 개선하게 된다. 이 식단 개선 과정중에 일본식 카레가 탄생하게 된다. 그리고 1884년 이후로 일본 해군에선 각기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거의 없어지게 된다. 물론 양식과 빵, 보리밥 혼식에 격심한 거부감을 표현하는 경우도 많아서 도입상의 문제는 있었지만 위의 카레, 니쿠쟈가처럼 일본인의 입맛에 맞게 개선된 조리법들이 등장하면서 어느 정도는 해결됐다. 현존하는 많은 서양식과 혼합된 일식 메뉴들은 이렇게 대부분 일본군 특히 해군에서 서양식을 거부감 없이 도입하려는 시도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들로, 육해군 전역자들을 통해 민간에도 퍼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문제가 남았으니, 일본 육군의 경우 일본군 내부의 해군과 육군간 자존심 문제가 있어 육군의 경우 아무리 좋은 거라도 해군놈들 방법 베끼는 것을 싫어했다. 게다가 당시 독일 유학파 출신인 문학가 겸 육군 군의총감이었던 모리 오가이가 각기병은 세균이 원인이라는 설을 지지하는 바람에 육군의 경우 러일전쟁 때까지 식단 개선 그런거 없다. 그로 인해 러일전쟁 당시 수많은 일본 육군 각기병 환자들에게 정로환이 처방되었고 이는 당연히 효과가 없었다. 결국 수만명이 각기병으로 사망하고서야 식단이 개선되었다. 참고로 육군 군의총감이었던 모리 오가이는 학계에서 비타민B1을 발견해 각기병의 원인이 비타민B1 결핍임이 증명되었음에도 죽는 날까지 각기병 세균설을 밀었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 육군은 이 양반이 죽고 나서야 방침을 바꿨다. 이 때문에 모리 오가이의 군의총감 시절 경력은 흑역사.

1910년대 초 일본의 화학자인 스즈키 우메타로와 미국의 화학자인 C. 풍크가 각각 비타민 B1의 추출에 성공하게 되고, 각기병과 비타민을 연구한 네덜란드의 생리학자인 에이크만이 1929년 노벨 의학상을 받게되면서 비타민연구의 시초가 되었다.

3. 발병 기전

  • 인체 내에서 티아민은 TPP(Thiamine Pyrophosphate)의 형태로 존재한다.
    • TPP는 피루브산에서 아세틸 CoA를 만드는 과정과, TCA 회로에서 중요한 조효소로 작용한다.
      TCA 회로는 인체에 필수적인 에너지 통화(Enegry currency)인 ATP를 만드는 회로인데, 이 과정에 필수적인 조효소인 TPP가 티아민의 공급 부족으로 결핍되게 되면 ATP의 생성 또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부족해지며 심장 수축 등에 문제가 생기고, 그 결과로 혈액 순환의 문제, 심부전, 부종 등이 발생하게 된다.
    • TPP는 아세틸콜린 합성조효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TPP가 결핍되면 아세틸콜린의 합성에 문제가 생기고, 아세틸콜린의 합성이 지연됨에 따라 신경계의 여러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4. 치료

고용량의 티아민을 공급한다.

5. 현대

현대에 이르러서는 곡류에 인위적으로 비타민을 첨가해 영양분을 강화하고 있고, 육류 섭취도 늘어서 걸리기 힘든 병이 되었다. 하지만 인스턴트만 계속 먹으면 밸런스 파괴와 같이 이 병에 걸릴 수도 있다. 일본에서 20~30대 독신남녀들이나 직장인[5]들이 갑자기 이 병에 걸린 적도 있었는데 편의점 도시락과 인스턴트로만 3끼를 채운 사람들이었다. 사실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일부러 작정하고 걸리려고 해도 힘든 병이라고 하지만 매일 매일 몇달 몇 년 동안 밥도 안 먹고 술만 먹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생긴다. 뭐 이것도 그렇게 먹다가 각기병에 걸리기 이전에 죄다 간경화나 심장마비나 중풍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알코올 중독이 좀 심한 상태가 아닌 이상은 웬만한 알코올 중독자들 대부분이 이렇게 먹지 않겠지만 심한 진성 알코올 중독자의 경우 안주는 물(...)일 뿐이다. 물이라고 하는 이유도 목이 마르니 마실 뿐 목이 안마르다면 안주없이 오로지 술만 먹는다. 따라서 중독이 심한 사람은 오히려 말랐으며[6], 상술한대로 각기병 위험이 높다.

한국전쟁 이후 1960~70년대에 어린이 비타민 보충과 각기병 예방을 위한 효모정제인 원기소에 비타민 B군이 잔뜩 들어있었다. 1980년대에 회사가 부도났지만 요즘 들어 다시 발매하고 있다.

라면은 각기병 예방을 위해 비타민 B1, B2를 첨가한다. 그래서 라면이라도 제대로 챙겨먹으면 각기병에는 안걸린다. 80~90년대 생물계열 학습만화에서는 각기병을 언급하면서 컵라면을 먹는 어린이 삽화를 종종 볼 수 있었을 정도로, 80년대에는 각기병의 원인으로 라면이 지목된 과거가 있다. 그때는 라면은 편식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고, 밀가루가공품과 식재료에 다 집어넣는 비타민 첨가물은 어찌됐든 간에 성장기 아동에게 한끼 라면 한 봉지는 영양이 부족한 건 사실이니까.

2005년 국민건강 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1인당 하루 권장량의 120% 이상을 섭취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다른 영양분 결핍증세와 마찬가지로 재난상황 등의 물자가 부족한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기아 등에 의해 발생할 수는 있다.

6. 기타

상록수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채영신이 죽기 전에 각기병으로 고생했다. 직접적인 사인은 맹장염이지만...

7. 각종 미디어에서의 등장

7.1. 서브컬처계에서의 등장

단행본 6권 분량에서 리트리아가 각기병에 걸려 마일에 의해 치료받았다.
관련 내용이 언급되었다.
2기 중 금강산 부분에서 아랫마을 사람들이 앓았던 질병으로 보인다.
주인공을 도와 간호 일을 하고 있던 사키의 어머님이 흰 죽만 먹다가 발병한다.
애니메이션 기준 48화에 등장하는 구화마을의 주민들이 전복만 먹어대면서 비타민B1이 결핍되어 발병한 모습을 다루고 있다.

7.2. 영화에서의 등장

문여송 감독의 1977년작 "진짜 진짜 좋아해"의 남자 주인공은 고등학생 마라톤 선수인데 극 중 각기 심장병에 의해 사망하게 된다. 의사의 진단이 각기 심장병이지만, 영어 자막이 각기병에 해당하는 beriberi heart disease이고, 대사에서 비타민 B1 결핍 때문에 발생한다고 명확히 이야기하고 있다.


  1. [1] 이건 케바케인데, 현대의 한국에서는 콩이 흰쌀보다 비싸다. 하지만 과거에는 못사는 집과 교도소(..)에서 콩밥을 주었다. 아래 일본군이야기를 봐도 알겠지만 보리밥 혼식하면 바로 해결되는 걸 "흰쌀밥먹자고 군대왔는데!"하며 불평했다는 것도 좋은 예다.
  2. [2] 아주 부자면 또 편식해도 상관없을 만큼 영양섭취를 하지만
  3. [3] 가난한 하층민 출신들은 돈을 집에 부치거나 저축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아낀 부식비를 상륙시 술값이나 유흥비 등으로 쓰기도 했다.
  4. [4] 일본 해군은 영국해군에게 카레만이 아니라 많은 것을 배워왔는데, 그 영국해군은 기본 식자재를 배급받으면 취사조를 짜서 알아서 해먹는 방식이었다.
  5. [5] 구내 식당과 제대로 된 점심시간이 있는 회사는 절대 그럴 일이 없다. 영양사가 최소한 1주일에 몇 번은 밥에 잡곡을 섞는다. 소위 블랙기업이라고 불리우는 곳에서 발생하기 쉬운데, 사원복지가 형편없는데다 과중한 노동시간 때문에 제대로 된 식사가 거의 불가능해서 그렇다.
  6. [6] 알코올은 1g당 7kcal의 열량을 내는 고칼로리 성분이지만 그 자체가 몸에 축적되지는 않는다. 다만 술을 마시면서 다른 음식을 안주로 먹을 때 그 음식들의 탄수화물이나 지방이 몸에 축적되는 것을 촉진시킨다. 술을 마셔서 살이 찐다고 하는 건 이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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