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개음화

1. 설명
2. 사례
2.1. [t], [d]
2.2. [s], [z]
2.3. [t͡s], [d͡z]
2.4. [n], [l]
2.5. [k], [g]
2.6. [q], [ɢ]
2.7. [h]

1. 설명

口蓋音化 / palatalization

음운론에서 경구개음이 아닌 자음이 경구개음으로 변하는 발화 현상을 이른다. 인류의 언어 문화가 에너지 효율을 지향하는 측면으로 발달해 왔음을 알려 주는 지표로, 주로 경구개음 양쪽의 치경음연구개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불규칙한 철자의 주원인이다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전설 고모음이나 이에 준하는 접근음([i], [y], [j], [ɥ])이 필요하다. 그래서 영어, 독어와 같은 일부 서구 제어에서는 비슷한 음가를 지닌 근전설모음([ɪ], [ʏ])으로 구개음화 현상을 피한다.

국제음성기호(IPA)에서는 구개음화된 자음의 뒤에 ʲ를 붙여 나타낸다.

치경구개음치경음, 후치경음의 구개음화 음가가 아예 별도의 카테고리로 분리된 것이다.

본래의 의미의 구개음화는 그저 경구개음이 아닌 자음이 경구개음의 성질을 띠게 되는 것을 뜻하지만, 국어에서의 구개음화는 'ㄷ', 'ㅌ'이 뒤의 'ㅣ'나 반모음 'y[j]'로 시작하는 형식 형태소를 만나서 'ㅈ', 'ㅊ'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상 구개음화의 탈을 쓴 파찰음화. 사실 국어에서의 구개음화는 원래 의미의 구개음화와는 다르다. 본래 의미의 구개음화에서는 'ㄷ', 'ㅌ'이 치경구개음 버전인 [ȶ](무성 치경구개 파열음)으로 변하는 것을 일컬으나, 국어에서의 구개음화는 이 [ȶ]가 또 변이하여 [t͡ɕ](무성 치경구개 파찰음)로 되는 것을 일컫는다. 또한, 본래 의미의 구개음화에서는 'ㄴ'이 'ㅣ'를 만나서 '니'([ȵi])가 되는 것도 구개음화라 하지만, 국어에서의 구개음화는 이건 정의하지 않는다. 이 문서에서는 주로 본래 의미의 구개음화에 대해 다룬다.

국어의 구개음화 현상은 표준 발음으로 인정은 하지만 원형을 밝혀서 ㅈ,ㅊ으로 발음이 나도 ㄷ,ㅌ으로 적는다.

사실 구개음이 경구개음만 있는 건 아니다. 권설음, 치경구개음, 경구개음, 연구개음, 구개수음이 구개음계 자음인데, 권설음화, 연구개음화, 구개수음화는 흔한 현상이 아니고 치경구개음화와 경구개음화만이 흔한 구개음화여서 이 둘만 '구개음화'라고 칭하게 되는 것이다.

함경북도육진 방언에서는 조선을 됴선이라고 한다.

2. 사례

2.1. [t], [d]

원래 이것의 치경구개음 버전인 [ȶ], [ȡ]으로 변해야 하나 몹시 불안정해서 안정적인 [t͡ɕ], [d͡ʑ]로 바뀐다. 예를 들어서 '텬디([ȶʰʌn.ȡi])'라는 단어에서 ㅌ과 ㄷ을 구개음화시켜서 발음하면 '천지'([t͡ɕʰʌn.d͡ʑi])와 비슷한 발음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위 사진은 문경새재에 실제로 세워진 비석인데,[1][2] 이 표석이 언제 세워졌는지는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구개음화가 활발해진 18세기 이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를 의도한 표기가 '됴'라는 자체가 이미 구개음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시기에 이 비석이 세워졌음에 대한 방증. 즉 발음은 [조]로 하면서도 쓸 때에는 "원래 '됴'로 써야 맞는 것이겠거니" 하며 지레짐작을 해 버린 경우이니, 일종의 과잉 수정에 해당한다. 사실 '조심'의 '조(操)'의 중고 중국어 및 현대 표준중국어 발음은 ['''t͡sʰ'''ɑu]로, 초성이 무성 치경 파찰음이기 때문에 'ㄷ'이 올 이유도 접근음 [j]가 올 이유도 없다. 아마 조선 초기에는 '조'가 [t͡so]라고 발음됐던 것이 나중에 [t͡ɕo]라고 읽히게 되었는데[3], 이를 '됴'라고 인식해서일 것이다. 즉 [t͡so]와 [tjo]가 모두 [t͡ɕo]로 뭉개진(…) 상황에서 [t͡ɕo]라는 발음에만 기대어 원음이 [tjo]였을 것이라고 잘못 판단하여 새긴 것.

대표적인 예로 같이([kɐtʰi] → [kɐȶʰi] → [kɐt͡ɕʰi])와 굳이([kudi] → [kuȡi] → [kud͡ʑi])를 많이 꼽는다.

17세기 이후의 근대 국어에서 나타나, 결국에는 ㄷ, ㅌ 뒤에 [i], [j]가 나오는 어떠한 조건에서든 다 적용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ㄷ, ㅌ 뒤에 [i], [j]가 결합한 표기('댜, 디, 듀' 등)가 실제 발음([자, 지, 주] 등)과 괴리를 일으켰다. 결국 20세기 초 한글 맞춤법 통일안 제정 당시 이 같은 표기와 발음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아예 구개음화된 음([자, 지, 주] 등)에 맞추어 표기 자체를 바꾸어 버렸으나('댜, 디, 듀' → '자, 지, 주'), 맞춤법에 분철이 도입되었기 때문에 위 예시의 '같이', '굳이'처럼 문법 형태소(조사, 접미사, 어미)가 결합할 때에 나타나는 ㄷ, ㅌ에 대해서만은 그 표기를 구개음화된 발음에 맞추지 않았다. 즉 '같다', '굳다'라는 어휘의 기본형이 있기에 그 어간 '같-', '굳-'을 밝히어 적어야 하므로, 표기와 발음에 차이가 생기더라도 ㅊ, ㅈ이 아닌 ㅌ, ㄷ으로 표기하는 것.

이것이 현대 한국어 표기에 ㄷ, ㅌ 계열 구개음화가 거의 형식 형태소가 붙었을 때에만 나타나는 이유다. 바꾸어 말하면, 현대 한국어 화자들의 입장에서는 '같이', '굳이'를 보고 표기 그대로 [가티], [구디]로 발음하려면 못할 것도 없으나[* 물론 치경구개음 단계 정도의 구개음화가 일어나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구로디지털단지역을 줄여 굳이 [구'''지'''역\]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과거 구개음화되었던 발음이 현대까지 전해 내려져 왔기에 '같이', '굳이'를 보고도 [가치], [구지]로 발음하는 것.

현대 국어 용법에서 형식 형태소가 결합한 경우 외의 구개음화 용법은 고유명사에서 종종 발견되는데, 구미호 여우누이뎐이나 신기생뎐 등과 같은 작품 제목이 그것이다. 傳의 본래 한국 한자음은 '뎐'이었으나, 세월이 흐르며 그 발음이 [뎐]에서 구개음화한 [전]으로 바뀌었다. 그러던 것을 1930년대에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제정되면서 표기를 현실 발음 [전]에 따라 '전'으로 바꾼 것이다. 위 작품 제목들은 복고적 느낌을 주기 위해 표기를 '전'이 아닌 '뎐'으로 하고 발음은 [전]으로 하는 것. 표기와 발음이 다르므로 구개음화의 한 예시로 볼 수 있다.[4]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외래어에서도 여기까지의 구개음화가 일어나 '라디오'를 [나지오]로,[5] '센티미터'를 [센치미터]라고 발음하였지만, 오늘날의 현대 국어 체계 하에서는 '듸', '틔' 때문에 겨우 명맥을 유지하던 치경구개음의 적용 범위가 넓어져서 ㄷ, ㅌ 뒤에 'ㅣ', 'y[j]'가 들어가는 새로운 단어에서는 치경구개음까지만 구개음화가 일어난다.[* 사고 실험의 일환으로, 학습에 의한 사전 발음 정보를 배제하기 위해 '됴디뎡'이라는 무의미한 표기를 정해 놓고 이것을 현대 한국어 화자에게 소리내어 읽어 보라고 해 보자. 대부분 표기와 근접하게 [됴디뎡\]([tjo.di.djʌŋ\])이라고 발음할 것이다. 그런데 옛 근대 국어 화자들은 이 단어를 처음 접하였기에 발음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음에도 구개음화를 적용시켜 [조지정\]([ȶo.ȡi.ȡʌŋ\]→[t͡ɕo.d͡ʑi.d͡ʑʌŋ\])으로 읽었을 거라는 얘기.] diorama를 누가 [지오라마]라고 읽겠는가.[* 일부 노년층에서 '라디오'를, 구개음화는 물론 두음 법칙까지 적용하여 [나지오\]로 읽는 경우가 있으나, 이 역시 과거에 굳어진 발음이 전해 내려오는 것일 뿐이다. 일본식 발음과의 상관 관계도 있을 것이다.] 이때 같았으면 듀공(수생 생물의 이름)이 주공(주택공사)이 되어 동음이의어로 취급했겠지만(둘을 구별한다면 듸우공으로 썼을 것이다), 현재는 명백히 다른 단어로 인식된다. 참고로 이는 일본어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발생하였다. 후술.

구개음화가 왕성할 때의 근대 한국에서는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빌딩'을 '삘딍'이라고 표기했는데, 이는 '딩'을 구개음화시켜서 [빌'''징''']이라고 읽는 것을 막기 위해 'ㄷ'과 'ㅣ' 사이에 'ㅡ'를 넣어서 '딍'이라고 표기한 것이다. 지금도 종종 보이는 잔젤 같은 것도 구개음화(각각 잔, 젤이 된다)를 회피하기 위해 고안된 표기이다. 일본어에서는 지금도 ti/di 음을 표현하기 위한 방식으로 음가가 chi/ji로 바뀐 'ち/ぢ'를 대신하여 'ティ(てぃ)/ディ(でぃ)'라고 표기한다.

茶의 발음이 '차 다' ,'차 차' 이렇게 두 가지인데, 중고음 [dɯa˧]의 발음이 구개음화되지 않은 발음이 '다'(반절:宅加切), 구개음화된 발음이 '차'(반절:直加切)이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차'를 고유어로 여겨, 茶盞을 '찻잔'[6]으로, 茶鍾을 '찻종'이라고 쓰도록 하고 있다. 대만어에서도 tê라는 구개음화되지 않은 발음으로 읽으며, 이러한 남방 방언이 영국에 건너가 tea가 되었다.

러시아어의 Д와 Т도 마찬가지다. 각각 [d̪](유성 치파열음)와 [t̪](무성 치파열음)을 내는 글자인데 경구개 접근음([j])인 Й가 뒤에 오면 구개음화가 일어나 [dʲ], [tʲ]로 바뀐다. Й계 이중모음인 Е, Ё, Ю, Я도 동일.

폴란드어에서는 한술 더 떠서 '댜'가 '자'로 발음되고 '디'는 '지'로 발음된다. d, t 뒤에 i가 올 경우 원래는 [dʲ], [tʲ]으로 구개음화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d͡ʑ], [t͡ɕ]로 바뀐다. 이는 표기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kot([kɔt̪ʰ], 고양이)의 호격은 문법 원칙대로면 kotie([ˈkɔtʲe])가 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kocie([ˈkɔʨe])로 표기한다. 러시아어 видеть([ˈvʲidʲɪtʲʰ], 보다)는 폴란드어 widzieć([ˈvid͡ʑet͡ɕʰ], 보다)에 대응된다.

미국식 영어에도 흔하지 않지만 사실 있긴 하다. 바로 뒤에 i 계열 발음이 올 경우 /d/, /t/가 각각 /d̠ɹ̠˔/, /t̠ɹ̠̊˔/로 발음되는 현상이 그것이다.[7] 얼핏 들으면 r이 가미된 ㅈ,ㅊ처럼 들리기에 'training'이 '츄리닝(추리닝)'으로 정착되었다. 예를 들어 dream은 /d̠͡ɹ̠˔ʷɪi̯m/으로 발음되며, tree는 /t̠ɹ̠̊˔ʷɪi̯/으로 발음된다. 이는 별개의 두 단어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예를 들어 'Nice to meet you'에서 'meet you' 또한 '미트 유'가 아닌 '미츄(미추)' 정도로 발음된다. 다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인정하지 않는다. Education은 '에듀케이션'이지 '에쥬케이션(에주케이션)'으로 적지는 않는다.

브라질포르투갈어도 d, t가 [i] 앞에 오면 구개음화된다. "Rio de Janeiro"가 히우자네이루([ˈʁi.u '''dʒi''' ʒɐˈnejɾu])로, "Ronaldinho"가 호나우([ʁonawˈ'''dʒĩ'''ɲu])로 발음되는 게 그 예.

2.2. [s], [z]

역시 영어 화자에게서는 이런 현상을 볼 수 없다. 이 경우 [ɕ], [ʑ]로 바뀐다.

1984년식 표기법(매큔-라이샤워 표기법)에서는 위 사항을 반영하여 구개음화시 sh로 표기한다. 다만 현행 로마자 표기법에서는 이를 번거롭게 여겨 그냥 s라고 표기한다.

대표적인 예로 시대([sidɛ] → [ɕidɛ]) 등이 있다. 중세 국어에서는 'ㅿ'가 'ㅣ'를 만나서 [ʑ]라는 음가를 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어에서는 し의 발음이 구개음화되어 헵번식 로마자 표기법shi라고 적는다. 앞에 예로 든 '삘딍'과 비슷하게 구개음화되지 않은 si, zi 음가를 표현하기 위해 シ, ジ 대신 スィ, ズィ라는 표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걸 한국어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하여 표기하자면 싀, ᅀᅴ 정도? 이 표기가 쓰인 예로,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새터민(탈북자) 표준 발음 교실<'싀장'이 아니라 '시장'>을 들 수 있다. 북한 서북 방언[8]에서는 '시'를 구개음화되지 않은 [si] 음가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si]를 '싀'로 표기한 것. 결국 위 링크는 '시'를 [si] 대신, 구개음화된 남한식 [ɕi]로 바꾸어 발음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페이지인 셈이다.

폴란드어에서는 s[s̪], z[z̪] 뒤에 i가 오면 ś[ɕ], ź[ʑ]로 발음이 바뀐다. siekać([ˈɕekät͡ɕʰ], 음식을 다지다), zimny([ˈʑimn̪ɘ̟], 추운) 등.

여담으로, 허구연처럼 ㅅ을 항상 구개음화시켜 발음하는(식사 → 가 단적인 예) 사람도 있다.

2.3. [t͡s], [d͡z]

이 역시 구개음화된다. 앞의 [s] → [ɕ], [z] → [ʑ]와 마찬가지로 [t͡ɕ], [d͡ʑ]로 바뀐다. 맨 앞의 [t], [d]가 구개음화될 때 불안정한 [ȶ], [ȡ] 대신 안정적인 음가로 바뀐다고 서술되어 있는데 그 안정적인 음가가 바로 이 음가이다.

대표적으로 현대 일본어의 ち가 이 음가를 낸다([t͡si] → [t͡ɕi]). 사실 일본어의 ち(chi)와 つ(tsu)는 た(ta)행의 다른 글자들과 마찬가지로 치경 파열음이었는데 무로마치 시대부터 파찰음화가 진행되면서 지금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つ는 치경 파찰음으로 정착되었고([t͡sɯ]), ち는 뒤의 [i]로 인해 치경구개 파찰음으로 정착된 것.

현대 한국어에서는 ㅈ, ㅉ, ㅊ이 치경 파찰음에서 치경구개 파찰음으로 변했기 때문에 ㅈ, ㅉ, ㅊ 다음에 어떤 모음이 와도 [t͡ɕ], [d͡ʑ]로 바뀐 상태로 발음된다. 그래서 '자'와 '쟈'가 발음상으로 변별되지 않는다. 다만 북한 문화어에서는 아직 ㅈ, ㅉ, ㅊ이 치경음으로 남아 있어 중세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전설 고모음이 뒤에 와야 구개음화가 되기 때문에 '자'와 '쟈'가 발음상으로 변별된다.

폴란드어에서는 c([t̪͡s̪]), dz([d̪͡z̪]) 뒤에 i가 오면 ć([t͡ɕ]), dź([d͡ʑ])로 발음이 바뀐다. rzucić([ˈʐut͡ɕit͡ɕʰ], 던지다의 완료형[9]), niedźwiedzie([ɲed͡ʑ'vʲed͡ʑe], 의 주격 복수형) 등.

근데 t, d 뒤에 i가 와도 [ć], [dź]로 발음이 변한다. 중세 국어의 '댜'와 '쟈'가 모두 '자'로 변한 것처럼.

2.4. [n], [l]

역시 영어 화자에게서는 이런 현상을 볼 수 없다. 이 경우 [ȵ], [ȴ]로 바뀐다.

대표적인 예로 언니([ʌnni] → [ʌȵȵi]), 물리([muɭɭi] → [muȴȴi]) 등이 있다.

다만 '늬'의 경우가 다소 복잡하다. 일단 표준 발음법에서 표기상 선행 자음과 결합한 'ㅢ'는 [ㅣ]로만 발음하게 되어 있으므로 '늬'의 발음은 [니]로 옮긴다. 즉 '늬'를 발음한다고 해도 '느이'를 빨리 발음하듯이 발음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늬'는 비록 [니]로 발음한다고 해도 일반적인 '니'와 달라서, 일반적인 '니'가 위에서 밝혔듯 구개음화되어 [ȵi]로 발음되는 한편, '늬'가 [니]로 발음될 때는 보통의 ㄴ이 붙은 [ni]가 된다. 한글로는 [ȵi]와 [ni]를 구별할 수 없고 똑같이 '니'로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소 혼란스러운 것.

물론 상식적으로 n에 i가 붙자마자 곧바로 구개음화가 되지만, '늬'의 경우에는 모음인 ㅢ의 발음법을 따라 일단 '느'를 발음한 후 'ㅣ'를 덧붙이려 하기 때문에 n과 i가 바로 맞붙지 않으므로 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자면 n과 i 사이에 뭔가가 또 있지만 거의 [ni]처럼 발음된다.

이를테면 '뉴스(news)'의 예전 표기 '늬우스' 등도, 영어에서의 구개음화되지 않은 [nju] 발음을 나타내기 위해 끌어들인 궁여지책 표기. '늬우'는 구개음화되지 않은 [niu]로 발음되기에, news의 [nju]에 근접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표준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자음+반모음+모음'이라는 음절 구조에 더 주목했는지는 몰라도 걍 '뉴스'.

폴란드어에서는 n[n̪] 뒤에 i가 오면 ń[ȵ]로 바뀐다. ani[ˈaȵi](~도 ani고아니고 ~도 ani다아니다) 등.

2.5. [k], [g]

주로 동남 방언에서 볼 수 있다. 이 경우 [kʲ]~[c], [gʲ]~[ɟ]로 바뀐다. 그래서 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꽤 있는 편이다. 일부 서남 방언에서도 나타난다.

다른 예로 길([ɡ̊il]) → 질([ɟ̊il])을 들 수 있다. '길들이다'를 [질들이다→질드리다]로 발음한다. 그 외에 경상도 방언 화자가 김치를 짐치로 발음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車를 '수레 거', '수레 차' 두 가지 발음으로 읽을 수 있는데, 구개음화되지 않은 발음 [kiɔ˧]에서 '거(반절:九如切)', 구개음화된 발음 [tɕʰia˧]에서 '차(반절:尺遮切)'로 읽는다.

중국 공산당의 창당 멤버였던 李大釗(리디자오)를 한국 한자음으로 '이대교', '이대소', '이대조' 등으로 읽는데, '교'(반절:古堯切)는 구개음화되지 않은 발음 [keu˧]에서 온 독음이고, '소', '조'(반절:止遙切)는 구개음화된 발음 [tɕiɛu˧]에서 온 독음이다. 한국 한자음에는 '쇠'라는 독음도 있다.

라틴어에서 C는 항상 [k] 발음이지만 구개음화의 영향으로 e, i, y 앞에서는 [s] 혹은 [t͡ʃ]로 변했고, 로망스어군의 각 언어들은 이 현상을 반영해 형성된 언어들이므로 c가 e, i, y 앞에서는 [s](프랑스어, 스페인어, 카탈루냐어, 갈리시아어, 아라곤어, 포르투갈어) 혹은 [t͡ʃ](이탈리아어, 루마니아어)로 변했다. 이런 언어에서는 [ke]와 [ki]를 나타내기 위해 que와 qui(프랑스어, 스페인어, 카탈루냐어, 갈리시아어, 아라곤어, 포르투갈어), che와 chi(이탈리아어, 루마니아어)를 사용한다. 프랑스어, 카탈루냐어, 포르투갈어에서는 a, o, u 앞의 c도 [s]로 발음하고는 하는데 이 때에는 세디유가 붙은 ç를 쓴다.

더불어 라틴어에서 G는 항상 [g] 발음이지만 구개음화의 영향으로 e, i, y 앞에서는 [d͡ʒ](이탈리아어, 루마니아어) 혹은 [ʒ](프랑스어, 카탈루냐어, 포르투갈어), [x](스페인어)[10]로 변했다. 이런 언어에서는 [ge]와 [gi]를 나타내기 위해 gue와 gui(프랑스어, 스페인어, 카탈루냐어, 갈리시아어, 포르투갈어), ghe와 ghi(이탈리아어, 루마니아어)를 사용한다.

로망스어군이 아닌 영어에서도 프랑스어 철자법의 영향을 받아 C를 e, i, y 앞에서 [s]로 읽고, 더러는 G에서도 e, i, y 앞에서 [d͡ʒ]이라고 읽는다.

게르만어파 북게르만어군 언어에서도 볼 수 있다.(덴마크어 제외) 스웨덴어, 노르웨이어에서는 [k\], [g\]가 전설모음을 만나면 [ɕ\](혹은 [c]), [j\]로 발음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래서 köttbullar는 쾨트불라르가 아니고 솃불라르, Göteborg는 괴테베르그가 아니라 예테보리, Norrköping은 노르쾨핑이 아닌 노르셰핑이라고 해야 맞다.

2.6. [q], [ɢ]

앞의 연구개 파열음과 마찬가지로 구개수 파열음도 전설 고모음이나 경구개 접근음을 만나면 경구개음으로 바뀐다. 이 경우도 앞의 예와 같이 [c], [ɟ]로 바뀐다. 먼저 [qa]를 발음하고 그 다음 [qi]를 발음해 보면, 전자는 조음 위치가 구개수로 유지되지만 후자는 뒤의 전설 고모음 [i]으로 인하여 조음 위치가 구개수에서 경구개 쪽으로 옮겨짐을 알 수 있다.

아랍어에서 이게 적용된 예를 들자면, 기타를 의미하는 단어 'قيثارة'([qiːˈθaːra] → [ciːˈθaːra])가 있다.

2.7. [h]

어느 언어에든지 빈번하게 나타난다. 잘 알아두자. 이 경우 [ç]로 바뀐다.[11] h가 유성음으로 변이되는 경우 따라서 [ʝ]로 발음이 된다.

하나의 예가 있다면 힘([him] → [çim])이 있겠다. 근데 구개음화를 거치지 않고 [him]으로 발음하는 사람도 꽤 있다. 뒤에 ㅣ가 아니라 ㅢ가 오면 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는 게 표준 발음이다. 때문에 늬, 희 등은 (적어도 당시에는 니, 히와 발음이 달랐기에) 맞춤법의 ㅢ 숙청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h]가 구개음화된 [ç]는 조음 위치가 같은 [ɕ]와 음가가 비슷하기 때문에, '힘내라', '형님' 등이 각각 '심내라', '셩님'과 비슷하게 들리기도 한다. 아니면 독일어 München[ˈmʏn'''ç'''ən]을 '뮌셴'으로 듣는 경우도 있다. 또한 표준중국어에서도 과거 [h]였던 발음이 일부 'x[ɕ]'로 바뀌는 현상을 보인다. 'xia(夏, 여름 하)'라든지. 아이유가 '무엇인가[무어신가]'를 '무엏인가[무어힌가]'로 잘못 쓴 것 역시 둘의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었던 듯. 에도벤(도쿄 방언)[12]의 경우엔 아예 '히(ひ/ヒ)'와 '시(し/シ)'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고 한다.[13]

동남 방언에서는 [hj]가 [s]와 비슷한 발음으로 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에 대해 일찍이 일제강점기의 조선어 연구학자 고노 로쿠로는 [h]와 [j]가 만나면 구개음화되어 [ç]가 되는 음운 변동이 일어나는데([hj → ç]), 이것이 음운 변화 과정에서 [ɕ]를 거쳐([ç > ɕ]) [s]가 되었기 때문([ɕ > s])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상술했듯이 [ç]와 [ɕ]는 조음 위치가 같으며, [ɕ]가 [s]로 된 것은 국어사에서의 ㅅ 조음 위치 변화 과정과 일치하기 때문.[* 국어사에서는 ㅈ, ㅉ, ㅊ 계열과 마찬가지로([ts > tɕ\]) ㅅ, ㅆ 계열의 자음 역시 치조음에서 경구개음으로의 조음 위치 변화를 겪은 바 있다고 본다([s > ɕ\]). 이로 인해 고유어와 한자어에서 사/샤, 자/쟈, 차/챠 등의 대립이 사라졌고 모두 경구개음으로 합류했다.(이 즈음에 맞춤법에 생기면서, 구분되지도 않는데 뭐하러 다르게 적냐는 의견에 따라 한자음 표기의 샤, 죠, 츄 등이 전부 사, 조, 추 등으로 일괄 변환되었다.) 이 경구개음화된 자음들 중 ㅅ 계열만 다시 치조음으로 변했다는 것인데([s > ɕ > s\]) 이른바 뻘짓 '역구개음화'. 그래서 ㅅ 계열에서는 높임말 '-시-'의 활용형 '-셔-'와 외래어에서의 사/샤 등의 발음상 차이가 다시 생겼지만(사 [sa\], 샤 [ɕa\]), ㅈ, ㅊ은 구개음화된 상태로 정착되었기에 아직도 자/쟈, 차/챠 등이 발음상 차이가 없다. '가지어', '다치어' 등은 '가지다', '다치다'의 어간형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줄여서 '가져', '다쳐'로 쓰지만 이것도 실제 발음은 [가저\], [다처\]이다. 어쩌면 조용기 목사가 ㅅ을 [s\]가 아니라 [ʃ\]~[ɕ\]로 발음하는 것도 한때 구개음화됐던 ㅅ 발음의 잔재일지도 모른다. 반대로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가끔 구개음으로 해야 할 발음을 그냥 치조음 ㅅ으로 발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s\]와 [ʃ\]~[ɕ\]의 미분화를 보여 주는 사례다. ~~너 [[샤이니|'''사'''이니]]랑 아는 '''사'''이니?~~] 동남 방언에서 '형(兄)'이 [셩]도 아닌 [성]으로 발음되는 것은 이와 관련이 깊다([hjʌŋ] → [çʌŋ > ɕʌŋ > sʌŋ]).

일부 서남 방언에서도 나타난다.

'ㅎ'의 경우는 한 술 더 떠서 아예 후설 평순 고모음 ㅡ([ɯ\])나 연구개 접근음 [ɰ\]('ㅢ'의 ㅡ) 앞에서 연구개 마찰음 [x\]로 사람에 따라 발음된다.


  1. [1] 이곳 주변에서는 플래카드도 죄다 비석처럼 표기하는 것이 불문율이다(...). 이를테면 이렇게.
  2. [2] 문화재명은 조령산불됴심표석이며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226호로 지정되어 있다.
  3. [3] 반절이 七刀切이므로 ㅣㄹ+ㄷ=에 가깝다.
  4. [4] '신기생뎐'은 정확히는 '신기ᄉᆡᇰ뎐'이어야 하지만 이건 구개음화와는 상관없으니 논외로 한다.
  5. [5] 이 경우 두음 법칙까지 적용한 셈이다.
  6. [6] 사이시옷의 규정은 '고유어+고유어', '고유어+한자어'의 조합에서 뒤 음절이 된소리로 나거나, ㄴ이 덧날 때 사이시옷을 쓰도록 하고 있다. '한자어+한자어'의 조합에서 예외가 되는 단어 여섯 가지로 庫間(곳간), 車間(찻간), 退間(툇간), 數字(숫자), 回數(횟수), 貰房(셋방)이라고 쓰도록 하고 있는데, '찻잔', '찻종'은 이 목록에 없다.
  7. [7] 이 둘의 정확한 명칭은 유/무성 후치경 비치찰성 파찰음(Voiced/Voiceless postalveolar non-sibilant affricate)이다. 흔히 /tʃ/, /dʒ/으로 표시하지만, 엄밀히는 다르다.
  8. [8] 애초에 근대국어 시기에도 구개음화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9. [9] 어제, 오늘, 내일, 한 시간 전, 1분 전 등 특정 시간을 알리는 단어와 함께 쓰인다.
  10. [10] 본토 기준. 중남미에서는 /h/ 발음을 하기도 한다.
  11. [11]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gne = 녜, sha = 샤처럼 구개음화된 자음 뒤의 모음은 반모음 ㅣ를 합친 형태로 적게 되어있는데, 어째 /ç/만은 히가 아니라 그냥 ㅎ다. 아마 실수로 빠뜨렸을 확률이 매우 높다(...).
  12. [12] 지금이야 일본의 수도가 도쿄이므로 일본 표준 발음의 바탕이 되는 말이지만, 본래 에도 방언에 불과했다. 옛부터 일본어에서 품위 있고 격조 높게 여겨진 말은 '위쪽 말(上方ことば 가미가타코토바)'로도 불리는 교토 방언이다. 교토가 오랜 기간 일본의 수도였기 때문이다.
  13. [13] 당구장에서 쓰는 시네루, 싯까끼 등에서 아주 잘 체현되어 있다. 원래 발음은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히네루, 힛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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