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에라자드

1. 아라비안 나이트히로인

천일야화의 본고장인 페르시아어로는 샤흐르저드(شهرزاد, shahrzâd), 아랍어로는 샤흐라자드(شهرزاد), 터키어로는 셰흐라자트(şehrazat), 영미권에선 셔헤러자드(Scheherazade, /ʃəˌherəˈzɑːd/), 한국에서는 셰헤라자데나 위의 여러 방식의 발음들을 통일성 없이 부르는데 국립국어원에서 제시하는 표기는 '셰에라자드'이다. 어원은 페르시아어로 도시를 뜻하는 'شهر(shahr)'와 태어남을 뜻하는 زاد(zad)'의 합성어이다. 즉, 도시에서 태어난 소녀라는 뜻. 1990년대 초에 우리나라 방송국에서 인형극으로 만들어서 방영했을 때는 세라자데라고 불렀다.

재상의 딸로 아름답고 현명한 처녀이다. 이야기의 도입부에서, 나라의 인 샤흐리야르(شهريار)는 왕비노예들과 불륜을 저지른다는 것의 충격을 받아 둘을 죽이고 폐인처럼 방황하다가, 다른 나라의 왕인 자기 동생도 똑같은 일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함께 방랑을 하던 와중 무시무시한 마신이 꽁꽁 숨겨두고 있는 여인조차 바람을 피는[1] 모습을 목격하고는 '이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여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극심한 여성불신에 빠져 무한한 증오를 안게 되었다. 이 부분에서는 자료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른데, 노예와 왕비의 불륜을 알고 바로 둘을 처형했다는 내용과, 어느정도 묵인하고 있었는데 둘이 같이 야반도주하는 바람에 그 둘을 찾아서 처형했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아예 노예가 한명이 아닌 경우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래저래 왕비와 노예는 반드시 죽는 듯(…)하다.

그래서 온 나라의 처녀란 처녀는 다 불러들여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죽여버리는 일을 반복하게 돼서 나라에 처녀의 씨가 마르는 사태가 벌어졌다. 백성들이 알라에게 제발 술탄 좀 죽여달라고 저주를 한건 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관의 딸이었던 셰라자드는 스스로 자청하여 왕비로 들어간다. 왕과 하룻밤을 보낸 다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하면서 매일 밤 흥미진진한 부분에서 이야기를 끊고 다음날 밤으로 이야기를 넘기는 것을 천일 동안 반복한다.

왕은 다음이 궁금한 나머지 천일 내내 셰라자드를 죽이지 못했고, 성인남녀가 밤에 손잡고 이야기만 할 수도 없으니 뒹굴고 뒹굴고 뒹굴고, 그 동안 애가 생겨서 낳고 낳고 또 낳고 하다보니 결국 원한이고 뭐고 다 까먹고 정상인이 되었다는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분명히 초기설정은 정숙한 처녀인데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왠지 온갖 별의별 음담패설은 다 알고 있으며 산 사람을 뜨거운 기름에 튀겨 죽이는 엄청나게 무서운 이야기까지도 섭렵하고 있다. 뭐 어차피 여기서 말하는 정숙은 육체적인 개념이고 책을 그렇게 많이 읽었으면 별의별 이야기 다 봤을 테니 당연한 건지도.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관현악 모음곡 〈셰헤라자데(Шехерезада)[2]〉나 모리스 라벨의 가곡집과 서곡 〈셰에라자드(Shéhérazade)〉는 바로 셰에라자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특히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셰헤라자데는 김연아가 2008-2009시즌에 피겨 스케이팅 경기곡으로 쓴 적이 있어 국내에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에드거 앨런 포가 지은 단편 1002일째 밤의 이야기에서는 신밧드의 8번째 여행 얘기를 하는데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짜증난 술탄이 다음날 셰라자드를 처형한다(…). 그런데 사실 셰라자드가 술탄에게 해줬던 이야기는 사실은 앨런 포가 살던 시대(19세기)의 얘기를 과거식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증기선을 '연기를 내뿜는 거대한 바다괴물'이라 묘사하는 등. 당대의 과학기술을 과거인들이 본다면 얼마나 충격을 받을 지를, 즉 아서 클라크의 과학 3법칙('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을 잘 드러내주고 있는 소설이다.

또한 이 소설에선 셰에라자드가 지금까지 한 이야기들(즉 천일야화)은 사실 셰라자드가 알고 있는 모든 이야기들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진다. 죽기 전 셰라자드는 술탄이 이 이야기들을 영영 듣지 못하게 된다는 사실에 약간이나마 위안을 가진다.

두냐자드(دنیازاد)라는 동생이 있다. 언니에 비하면 비중이 극히 작은 편. 매일 밤마다 왕과 언니가 침상에 들 때 발치에 앉아 있다가 이야기를 해 달라고 말문을 열어주는 역할이다. 그리고 밤새 같이 이야기를 듣는다.[3] 두냐자드는 왕의 동생과 마음이 맞게 되어 언니와 결혼할 때 같이 왕의 동생과 식을 올렸다고 한다. 언니 따라가서 같이 해피 엔딩을 맞이한 셈.

2. 에로게 인너 팰리스 ~하얀 후궁~의 등장인물

숨겨진 히로인.

모티브는 1번인데 하도 오래 살다보니, 나이빨로 마력을 얻어서 거의 정령급이 된 사람이다. 주인공이 여차저차해서 찾아내면 마누라로 둘 수도 있다. 그런데 찾아냈을 때의 이벤트가 꽤 쇼킹하다(…).

3. 신기동전기 건담 W 프로즌 티어드롭의 등장 모빌슈트

트로와 포보스가 탑승하는 모빌슈트로 국내판에선 '세헤라자데'로 표기되었다. 해당 문서 참조.

4. 문서가 개설된 셰에라자드

5.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제목은 1번에서 따왔다. 잡지 MONKEY에 실렸으며 후에 단행본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되었다. 여자 없는 남자들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문예춘추가 아니라 다른 잡지에 실렸다.

주인공 하바라 노부유키는 사정이 있어서 칩거생활을 하는 중이다. 집을 전업주부인 '셰에라자드'가 가끔씩 찾아와 요리도 해주고 섹스도 한다. 이 여자를 왜 셰에라자드라 칭하냐면 잠자리에서 하나씩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

해당 단편에서는 주로 전생에 칠성장어였던 이야기나 좋아하는 동급생 집을 몰래 드나들었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이 왜 칩거생활을 하는지, 정말로 셰에라자드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는다.


  1. [1] 숨어있는 형제들을 발견하고는 '나랑 안하면 여기 자고있는 마신을 깨워서 너희가 날 덮치려 했다고 고자질 하겠다'고 행위를 강요했다고(...).
  2. [2] 러시아어로는 '셰헤라자다'에 가깝다.
  3. [3] 버턴 경의 번역본에선 언니를 도와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따라갔다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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